우크라 기독교인, 갈등과 위험 속 ‘영적 관심’ 고조… 일반인들의 관심에도 도움의 손길 필요

우크라이나 피난민들. 사진: 본지 통신원 제공.

러시아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이 대혼란 상태에 빠져 있지만, 우크라이나 기독교인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이 영적인 삶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이러한 영역에 도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 순교자의소리(VOM) 현숙 폴리 대표는 “전쟁 중에는 사람들이 음식과 피난처를 찾는 것만큼 소망을 찾는다. 우크라이나 성서공회는 지난 주, 우크라이나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영적 관심이 급증함에 따라 가지고 있던 성경이 거의 소진됐다고 발표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정치적 갈등으로 삶이 붕괴된 사람들에게 물질적 도움을 주는 것 못지 않게 영적인 도움을 주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VOM에 따르면,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리아나의 기독교인들이 미사일과 포탄 공격에서 살아남기 위해 실제로 ‘지하교회를 통해 신앙생활을 하는 한편, 폴란드나 몰도바(Mordova) 같은 이웃 국가에 임시로 피난하여 양식과 안전을 구하는 두 부류로 나뉘고 있다. 현재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종교 규제로 인해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종교적 갈망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로 피난을 가서 난민으로 살든 우크라이나에 남아 대피소에서 지내든, 기독교인이든아니든 간에 사람들은 빵과 인터넷 접속 이상의 무언가를 원한다. 그들은 자신들과 함께 기도하고, 울어주고, 모든 죽음과 파괴에 대하여 이해할 사람을 원한다.”며 “현재 한국 VOM이 폴란드 VOM과 동역해, 우크라이나 현지의 수십 개 교회 및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폴란드와 몰도바의 교회들과 함께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VOM은 우크라이나 기독교인들은 물론, 지역 교회를 찾아와 도움을 청하는 일반 시민들에게 인도적, 영적으로 지원해주고 있으며, 지난주에는 우크라이나 현지 교회들이 시급한 필요를 해결하도록 1만 달러를 긴급 지원했고, 향후 헌금이 들어오는 대로 추가 기금을 보낼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해 마련된 난민캠프. 사진: 본지 통신원.

일반 언론에는 보도되지 않는 우크라 국민들의 토론 주제, ‘종교 현황’

이에 현숙 폴리 대표는 국제 언론이 우크라이나 분쟁의 종교적 측면에 관해서는 광범위하게 보도하지 않았지만, 일반 우크라이나 시민들 사이에서는 그것이 열띤 토론 주제가 되고 있다며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하고 친러시아 세력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장악한 이후,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친러시아 병사들이 통일된 정교회 국가, 즉 러시아 정교회가 공식적 종교가 되는 것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하는 소리를 들어왔다.”고 전했다.

폴리 대표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있는 정교회 신자의 수를 모두 합하면 세계에서 가장 많다. 최근 두 나라 정교회의 극심한 분열로 우크라이나 정교회 신자들에 대한 감독권이 다른 나라의 지도자들과 교회 구조 아래에 놓이게 되었다. 한 쪽은 모스크바 정교회에 충성하고 있고, 다른 쪽은 전 세계 대다수 나라에 있는 정교회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에 폴리 대표는 러시아와 친러 세력이 모스크바에 충성하지 않는 독립적인 정교회만 자신들의 적으로 간주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주목하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상대적으로 소수인 개신교 신자들도 점점 더 많은 제약과 난관에 직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친러 세력은 개신교 신자들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본다. 개신교 신자들이 친미, 친서방 성향을 갖고 있고 소위 ‘러시아 정교회 세계‘에 대해 적대적인 외부 세력으로부터 자금과 지시를 받고 있다는 소문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2014년, 친러시아 세력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장악했을 때 반 개신교적 의혹들을 서로 결합하여 반 개신교적 정책과 법률을 제정한 것은 이미 정해진 수순이었고, 그 정책과 법률은 같은 기간 러시아에서 시행된 것들과 유사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기독교인들에게는 지하교회의 삶이 이미 일상의 현실이 되어 있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이미 지하교회가 현실이 된 기독교인들의 삶

폴리 대표는 “소위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인민 공화국의 기독교인들은 이미 8년 동안 지하에서 활동했다.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일부를 장악하고 인민 공화국을 세운 친러시아 세력은 자신들의 정부에 새로 등록해야 합법적 지위를 얻을 수 있다고 개신교 교회들을 강압했지만, 막상 등록을 신청하면 받아주지 않았고, 이는 특히 루한스크 지역에서 심했다.”며 “돈바스의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에서 그들은 개신교 교회 건물을 몰수했고, 이 건물들을 지금도 여전히 친러시아 군대의 막사와 사령부로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인민 공화국의 새 헌법이 개신교에 대한 차별을 합법화하고 있다.”며 “두 나라 헌법 모두 러시아 정교를 각국의 ‘기둥‘으로 규정하고 있고, 어떤 종교가 러시아 정교회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종교적인 선전을 금지하고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역의 개신교 신자들은 돈바스 지역 기독교인들이 직면한 제약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승리할 경우, 자신들도 동일한 제약을 받을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그러나 현숙 폴리 대표는 우크라이나 기독교인들이 돈바스 지역 기독교인들로부터 영감을 받고 있으며, 누가 국가를 통치하든지 계속 교회로 살아가는 법을 보여주는 본보기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돈바스 지역 개신교 교회가 건물과 법적 지위를 상실했기 때문에 심각하게 마비됐을 것으로 단정하거나, 우크라이나 전역의 기독교인들이 돈바스 지역을 주목하면서 국외로 빠져나가는 것만을 유일한 희망으로 여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실수”라고 말했다. 폴리 대표는 “우리는 외면적인 것들, 이를테면 법적 지위, 교회 건물, 목회자, 지역사회에 대한 강력한 영향력 같은 것들이 기독교 성장을 보여주는 요소라고 잘못 추정하지만, 사실, 그런 것들이 기준이면, 신약의 어느 교회도 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대신 성경은 이런 외적 요인들이 아니라 내적 요인들, 즉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히 성숙해지는 성도들, 특히 핍박 가운데서도 온전히 성숙해지는 성도들이 바로 기독교 발전의 정점을 보여준다고 가르친다. 우리는 돈바스에서 그런 기독교인들도 보았다.“고 했다.

폴리 대표는 또 지난해 순교자의 소리가 공동 후원한 성경 배포 사역에 돈바스 지역의 많은 교회가 동참했다며 “지난해, 현지 기독교인들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역의 분쟁 지역 어린이들에게 신약 ‘액션 바이블 Action Bible(어린이용 삽화 성경)’ 4만 권을 배포했다. 이것은 우리 단체가 ‘캐나다 순교자의 소리’, ‘미션 유라시아, ‘벽 없는 학교’를 포함한 여러 사역 단체와 연합해 지원한 사역 프로젝트”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한 텐트. 사진: 본지 통신원.

그러면서 “사람들은 ‘전쟁 중에 성경을 나눠줄 사람이 있을까?’라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현지 기독교인들이 그 답이라고 할 수 있다. 종교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갈급함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베드로전서 3장 15절은 우리가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자에게 항상 대답할 것을 예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항상‘이란 말은 ‘심지어 전쟁 중에도’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순교자의 소리는 러시아어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역의 기독교인 및 인접 국가에서 난민으로 살아가는 기독교인들과 정기적으로 광범위하게 접촉하고 있다.

폴리 대표는 “현지 기독교인 대부분은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다. 떠나는 기독교인들도 가능한 한 빨리 돌아올 계획이라고 말한다.”며 우크라이나 기독교인들이 갈등과 위험 속에서도 자신들의 사명에 계속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례로, 키이브에 거주하는 라일라(Laila)는 한국 순교자의소리에서 주관하고 있는 기독교인 ‘수감자에게 편지 보내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편지를 쓰고 있었으나, 전쟁이 터지자 자신이 그린 그림을 VOM측에 전달, 믿음 때문에 감옥에 갇힌 기독교인 수감자들에게 대신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라일라는 전쟁이 시작되기 전, 북한 지하교인에 관한 책 『믿음의 세대들』을 읽었다면서 “북한 사람들, 특히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배우는 것은 매우 흥미로웠다. 믿기 힘든 어려움이 닥쳐도 인내심을 가지고 담대하게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나는 북한 주민들을 생각하면서 하나님께 찬양을 드렸다. 위기에 처한 기독교인들은 위기에 처한 다른 기독교인들에게 항상 위로를 얻는다. 순교자의소리는 우크라이나에 기독교인들에게 육신의 빵 뿐만 아니라 지하교회라는 영적인 빵도 공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현숙 폴리는 돈바스 지역 지하 기독교인들이 삶으로 보여준 증언이 우크라이나 교회 전체를 준비시키고 담대하게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 성도들은 건물이나 법적 지위가 없어도, 심지어 전쟁 지역 한 가운데 있어도 온전한 교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크라이나의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형제자매들에게 8년 동안 보여주었다.”고 했다.

크리스천 퍼스펙티브

러시아의 침공으로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는 우크라이나 성도들의 믿음을 도우시고, 장차 앞에 있는 생명의 면류관을 바라보며, 끝까지 믿음을 지키는 교회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자. 또한 속히 전쟁을 그쳐주시고, 환난 때, 피난처 되시는 주님께 우크라이나의 모든 영혼들이 돌아와 영원한 안식을 얻을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자.

“너는 장차 받을 고난을 두려워하지 말라 볼지어다 마귀가 장차 너희 가운데에서 몇 사람을 옥에 던져 시험을 받게 하리니 너희가 십 일 동안 환난을 받으리라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관을 네게 주리라” (계2:10)

<UTT(Understanding The Times)제공>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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