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욕이 자꾸만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요”

총체적인 복음을 생명으로 받은 직후 결혼하고 곧바로 선교사의 부르심에 순종하게 됐다. 선교사훈련을 받는 과정 중에 주님은 우리 가정에 생명을 허락해 주셨다. 그렇게 시작된 생명사역은 만 8년이 되어가는 지금까지 현재진행형이다.

네 아이를 선물로 받았고 지금 다섯째를 뱃속에 품고 있다. 그렇게 나의 선교사 삶은 일선에서 사역하는 사역의 자리가 아닌 가정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야엘(소속 선교회에서 전업주부를 일컫는 호칭, 편집자)의 자리로 부르셨다.

결론 같은 고백이지만 주님은 어느 자리에서든 제한받지 않고 그분이 하고자 하시는 일을 내 심령 안에 온전히 이루어 내셨다. 주님은 아이를 기르는 자리에서 나를 더욱 깊이 만나 주셨고 내 중심을 하나하나 다뤄내시며 아버지의 마음을 품게 하셨다.

8살 된 큰 딸아이와 시간을 보내며 하나님은 나의 존재를 보게 하셨고 나로 하여금 더욱 십자가 앞에 서는 시간을 갖게 하셨다. 선교사의 자녀로 복음의 공동체 안에서 보호받고 살지만 여전히 육체와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하는 존재적 죄인 된 딸의 모습을 보며 동시에 나의 믿음 없는 실상을 직면케 하셨다.

어느 날 유치원을 다니는 딸 아이가 다가오더니 “엄마! 욕이 자꾸만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요” 라고 말했다. 존재적 죄인인 것은 알지만 어떻게 욕하는 가정환경에서 자란 것도 아닌데 어린 아이가 욕에 대하여 자유로울 수 없는지 정말 당혹스러웠다. 실제 욕을 하다 걸린 것도 아니고, 생각 때문에 괴로워하는 아이에게 매를 들 수도 없었다.

나는 아이에게 우리의 존재적 죄인 됨에 대하여 나누었다. 반복되는 아이의 죄 고백에 마음으로 아이를 용납하고 이해하기보다는 그런 죄를 짓는 아이를 정죄하고 외면하고자 하는 내가 드러났다. 아이도 아이지만 이런 나의 모습 앞에 더욱 절망스러웠다. 내 배로 낳은 자식조차 마음으로 사랑하는 것이 불가능한 나의 한계…. 주님의 은혜가 필요했다.

그러던 중 알게 된 복음일기를 통해 주님은 매일매일 딸아이에게 복음 앞에 서는 시간을 허락해 주셨다. 죄의 열매를 적으며 내가 어떠한 존재적 죄인인지 보고 그래서 주님과 함께 죽고 산 ‘십자가’를 붙들게 하시는 이 완전한 복음을 여기고, 드리고, 계속해서 신뢰하며 나아갈 수 있도록 주님이 일하셨다. 복음은 능력이다. 그토록 아이를 끈질기게 붙들고 있던 죄의 열매들이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가는 것을 경험하게 하셨다.

열매를 떨어내는 수준이 아닌 매순간 새 생명 가운데 초청하시는 이 복음은 아이를 바꾸기에 충분한 복음이었다. 이런 시간들을 통해 주님은 아이와 동일하게 나를 십자가 앞에 세우셨다. 자격 없는 내가 결론이 아닌 내 안에 주님이 사셔서 그분이면 얼마나 가능한지 보게 하시는 은혜가 부어졌다.

아이 넷을 키우다 보면 나로서는 도저히 이 생명들을 키울 수 있는 자가 아님을 매 순간 보게 하신다. 그래서 더욱 주님만 붙들 수밖에 없는 은혜의 자리임을 고백한다.

“그날 후로는 그 성읍의 이름을 여호와삼마라 하리라”(겔 48:35) 아멘! 하나님이 도저히 임하실 수 없는 부패한 나의 심령 가운데 십자가로 말미암아 임마누엘 하시며 그곳에 나와 함께 하신다. 사역의 현장이 아닌 아이들과 지지고 볶고 하는 것 같은 그곳에도 주님은 함께 하신다. 끊임없이 자아의 원대로 행하려하는 아이들 심령 안에도 십자가로 말미암아 임마누엘의 하나님은 함께 하신다.

맡기신 자녀들을 하나님 나라의 군사요, 다음세대 선교사로 키워내는 자리로 불러주신 영광을 매 순간 믿음으로 누리게 하시는 주님을 찬양한다. 주님이 하십니다. [GNPNEWS]

송은영 선교사
결혼 후 바로 선교사로 헌신하여 남편과 함께 순회선교사훈련팀(MTS)에서 다음세대 선교사인 아이들을 키우며 하나님의 마음을 더욱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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