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잠 4:8)

아들 이삭을 바치라는 하나님의 명령은 부도덕한가

‘기도는 존재의 반응’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내 마음 안에 일어났다. 열방을 향해 기도하는 것은 하나님 나라 백성의 운명이라고 들었다.

날마다 기도하면서도 얼마나 내가 기도를 행위로 인식해 왔는지 모르겠다. 그것은 다름 아닌 생명의 문제였다. 십자가에서 존재가 바뀌었느냐 바뀌지 않았느냐. 그 문제인 것이다.

나는 온통 내 문제, 내 삶에만 관심을 쏟던 자였다. 그런 존재인 내가 하나님 나라를 구하는 생명으로 서게 하시는 유일한 근거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십자가였다. 내가 죽은 자리에서만 하나님 나라와 열방을 위해 기도할 수 있었다. 매순간 십자가였다. 십자가 없는 기도, 그것이 어찌 가능하겠는가!

복음선교관학교에서 들었던 세계 선교현황을 통해 하나님은 이 땅의 교회를 마지막 주자로 부르시고, 그러한 교회의 부르심이 예수 그리스도 그 분의 자격으로 이 땅을 통치하며 기도하는 것임을 배웠다. 머릿속으로 정말 아멘 되었다. 그러나 주님은 머리에서만 아멘 되기까지 일하시는 분이 아니었다. 직접 가르쳐주셨다.

강의 시작 전, 선교사님께서 짧게 나누어 주신 이야기가 계속 머리에 남았다. 세월호 사건을 통해 만나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복음을 전하게 되는 이야기였다.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교훈을 얻게 된 한 아이에게는 ‘넌 죽을 준비는 되었니?’ 하며 복음을 전하고, 책임감에 대해 절실하게 느끼며 교회를 다니는 어린 아이에게는 ‘너 그리스도인의 책임감에 대해 잘 알고 있니?’ 하며 묻고, 한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고 말한 기차에서 만난 한 군인에게는 ‘그래서 당신 한 사람에게 가장 관심 있는 사람이 있다.’며 복음을 전한 이야기를 들으며 ‘정말 주님이 때에 따라 복음을 전하게 하시고 지혜를 주시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게도 이 같은 비슷한 기회가 주어졌다. 대학 친구들과 수업시간에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치는 사건에 대해 토론할 기회가 있었다. 어떤 학생은 신이 없기 때문에 이 사건을 논할 가치가 없다고 했다. 또 자신이 신이라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독자, 그것도 겨우 얻게 된 하나뿐인 아들을 죽이는 것을 요구한 하나님은 부도덕하고 악한 하나님이 아닌가! 믿음을 확인하기 위해 부도덕한 것을 요구하는 신이 정말 존재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 때 주님이 내게 가르쳐 주신 지혜는 ‘그 하나님이 정말 부도덕한가? 하나님은 결국 이삭을 돌려주셨고 온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자기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기꺼이 주셨다. 그리고 우리를 지으시기 전부터 아들을 죽이기로 작정하시고 그 안에서 우리를 지으셨다.

아브라함에게 독자를 죽이라고 하신 명령은 미친 것 같은 요구이다. 그러나 이 명령에 대한 순종은 그 하나님께 대한 믿음밖에 없다. 동일하게 죄로 인해 타락해 버린 사람을 구원하기 위한 하나님의 유일한 방법은 그 예수님을 믿는 믿음뿐이다. 그래서 온전한 100퍼센트의 믿음이 요구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였다.

그러나 나는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아 말을 하지 못했다. 기도도 하지 않았다. 내 마음에 실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도의 자리에서의 승리가 곧 삶에서의 승리이며, 기도의 자리에서의 패배는 삶에서 패배였다.

단 한 순간도 믿음의 삶이 내게 자연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나 자신이 그런 소망 없는 죄인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주님 앞에 무릎 꿇고 기도했다. 전심으로 여호와를 구하게 되었다. 주님은 다른 것 아닌 십자가를 보게 하셨다. 이미 다 이루신 그 십자가를 바라보며 내가 죽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사신 것을 믿음으로 취하게 하셨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주님께서 주신 지혜로 다시 얘기하게 되었다.

기도의 자리가 십자가의 자리이며, 복음을 살아가는 자리임을 ‘야다(알다는 뜻의 히브리어, 편집자)’ 하여 알게 되었다. 기도의 자리는 십자가에서 바뀐 존재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며 하나님의 말씀을 살아가게 하는 유일한 길이었다. 믿음으로 십자가의 자리에서 열방을 향해 기도하는 생명으로 나아갈 때, 비로소 주님이 모든 열방을 구속하시고 이 선교완성을 친히 이루실 것이다. 오늘도 십자가로! 주님이 하셨습니다.

[GNPNEWS]

박지혜 자매(영덕읍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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