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일 칼럼] 이슬람과 지하드

사진: Duncan Kidd on Unsplash

밖에서 보는 이슬람(15)

지하드의 원래 의미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지하드(jihād)를 가리켜, 이슬람교의 신앙을 전파하거나 방어하기 위하여 벌이는 이교도와의 투쟁을 이르는 거룩한 전쟁(성전)으로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이슬람법에 따라 모든 무슬림 성년 남자는 의무적으로 이 지하드에 참가하여야 한다고 쓰여 있다.

하지만, 아랍어에서 지하드의 원래 의미를 살펴보면, 노력 혹은, 분투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는 아래 꾸란 구절에서 보여주고 있듯이, 신의 길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모든 이가 겪게 되는 수많은 영적인 어려움에 대한 자기의 내면적 노력과 분투를 말한다.

“믿는 자들이여 허리 숙여 부복하고 주님을 경배하며 선을 행하라. 하나님의 길에서 성전하라. 그 성전은 그분의 권리라. 그분께서 너희를 선택하사 종교 생활에 어려움이 없도록 했노라. 그러므로 너희의 선조 아브라함의 신앙을 따르라.” (꾸란 22:77~78)

그러므로, 무슬림들의 표현을 빌려서라도 지하드의 원래 뜻은 겉으로 드러나는 물리적 충돌에서의 싸움이 아니라 영적 의미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기에 이를 거룩한 전쟁(성전)이라고 불렀다. 이는 이슬람교를 가리켜 스스로 평화의 종교라는 무슬림들의 주장이 틀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하드는 전쟁에서 사람들을 끔찍하게 살상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천국으로 직행하는 무자헤딘(mujāhidīn)

이슬람교가 태동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주변의 수많은 이교도와의 충돌과정에서 전투가 불가피했다. 이때 전투에 참전하는 무슬림 병사들을 격려하기 위해서 영적인 지하드에서 물리적인 지하드를 파생시켰다. 그리하여, 모든 무슬림 병사에게 당시의 전투를 거룩한 전쟁으로 인식하게 했으며, 이들을 향해 성전에 참여한 전사라는 뜻의 ‘무자헤딘’이라고 불렀다. 이슬람교에서 알라의 전적인 권한이기에 인간들에게는 늘 불확실한 구원과 천국이 지하드에 참전해서 전사한 무자히딘 병사들에게만은 예외 사항으로 만들어졌다. 즉, 아래 꾸란 구절처럼, 지하드에 참전해서 전사한 모든 무자헤딘은 바로 천국으로 직행하며, 천국에서 그들이 받을 상급은 매우 크다는 것으로 고무하고 있다.

“그로 하여금 알라의 길에서 투쟁케 하라. 이들은 현세를 버리고 내세를 구하려 함이거늘 알라의 길에서 투쟁하는 자에게는 살해당하던, 승리를 거두던 알라는 그에게 크나큰 보상을 주리라”(꾸란 4:74)

이런 의미에서 무슬림들은 이슬람의 지하드를 둘로 나누어서 보이지 않는 내면적 투쟁을 의미하는 정신적이고 영적 지하드와 보이는 물리적 전투적 지하드가 되었다. 그래서 전자를 대(大) 지하드, 후자를 소(小) 지하드로 부르기도 한다. 후자의 전투적 지하드는 이슬람과 그 공동체를 수호하고 건설하기 위해 비 무슬림들과의 실제 전투에 참여해서 무력으로 투쟁하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슬람을 평화의 종교라고 말하면서도, 이슬람법 이념에서 전 세계는 이슬람 주권이 확립된 이슬람 세계(dār al-Islām)가 되어야 하며, 아직 그 주권이 확립되지 않은 세계는 전쟁 세계(dār al-harb)로 정의하면서 이슬람의 주권이 확립될 때까지 그곳에서는 지하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무함마드와 지하드

이슬람의 창시자 무함마드는 메카에서 그의 반대자들로부터 위협을 느끼게 되자 메디나로 이주하였다. 그는 메디나에서 어느 정도 그의 세력을 형성하자 메카를 정복하기 위하여 메카 사람들의 무역로를 차단하고 대상들을 습격하는 등 무력을 사용한다. 메카에서 메디나로 이주한 한 지 2년이 되었을 때 ‘바드르’ 전투가 발발하였다. 당시 그 전투에서 삼백의 무슬림이 천명의 메카 사람들을 살해하였다. 꾸란에 따르면, 무함마드가 ‘바드르’ 전투 직전까지 메카의 꾸라이쉬 부족에 대한 무력 공격을 얼마나 철저히 준비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만약 너희가 (전투에서) 불신자를 만나면 그들의 목을 쳐라.”(꾸란 47:4).

무함마드 후계자들의 지하드

무함마드 사후 4명의 정통 칼리프(후계자) 시대가 시작되었다. 그중 첫 번째 칼리프인 아브 바크르만 나이 들어 죽고, 나머지 세 명의 칼리프는 모두 다른 무슬림 정적들에게 암살당했다. 바로 이 암살 행위에 지하드 개념이 덧붙여졌다. 이슬람 공동체 안에서 부패한 지도자나 이슬람법을 어기는 자들도 지하드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슬람의 제4대 정통 칼리프인 알리는 제3대 칼리프인 우스만의 친척이며 시리아 총독인 무아위야로부터 공격받게 된다. 이때 알리를 따르는 무슬림들로부터 시아파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알리에 대항한 무아위야는 움마이야 왕조를 세우고 수니파를 형성한다. 이것이 이슬람의 거대한 두 종파인 수니파와 시아파의 시작이며, 이들은 처음부터 죽고 죽이는 살인을 통해 원한의 깊은 감정의 골을 절대 메울 수 없이 중동에서 불편한 동거가 시작된 것이다

당시 알리의 아들 후세인은 무아위야의 군인들에 의해 ‘카르발라’(지금의 이라크)에서 죽임을 당하는데(A.D. 68), 시아파 무슬림들은 후세인이 수니파 무슬림들에 의해 죽임당한 날을 후세인 순교일로 정하고 매년 추모행사(아슈라)를 가지면서 수니파 무슬림들을 향한 복수심을 불태우고 있다. 이 사건이 바로 오늘날 수니파와 시아파 무슬림들 사이에서의 갈등과 충돌의 시작이다.

카리지파와 지하드

‘이탈자’, ‘탈퇴자’라는 뜻을 지닌 ‘카리지야’라는 말에서 유래된 카리지파는 제4대 칼리프인 알리 진영으로부터 이탈한 자들이다. 카리지파는 시아파를 만든 알리와 수니파를 만든 무아위야 모두를 알라의 적으로 규정하고, 이들에 대한 암살을 단행했다. 하지만, 카리지파는 알리만 암살하고(AD 661년), 무아위야를 물리치지 못하였다. 카리지파가 현대 이슬람 원리주의에 끼친 영향은 정권에 대항한 혁명적 반란과 이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지하드를 관행화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카리지파는 모든 무슬림이 실천해야 하는 다섯 가지 덕목인 오행(五行)에 이슬람의 지하드를 더해 육행(六行)으로 간주하여 이를 의무화했다.

현대 이슬람 지하드

오늘날 이란 이슬람 혁명을 성공시킨 호메이니는 이란·이라크 전쟁에 참여하여 전사한 병사들에게 지하드의 순교자라고 부르며 천국이 그들의 것이라고 소리쳤다. 그 점에 있어서는 당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도 마찬가지였다. 최근,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맞서는 자들에게도 역시 무자헤딘이라고 부르고 있다.

현대 이슬람 지하드의 가장 큰 적은 누가 뭐래도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을 돕고 있는 세력이다. 9·11 테러의 주범으로 알카에다를 이끌던 오사마 빈라덴의 잔인무도한 행위가 이슬람의 지하드가 될 수 없다고 반박하는 무슬림들이 있지만, 오사마 빈라덴 자신은 이슬람의 지하드를 수행하고 있다고 다음과 같이 언급한 바 있다.

“전투원이든 민간인이든 미국인과 그 동맹자들을 죽이는 것은 모든 무슬림의 개인적인 의무다. 이는 예루살렘의 알아끄사 사원을 해방하기 위해, 신성한 메카 사원을 저들의 손아귀에서 해방하고 그들의 군대를 이슬람 땅에서 몰아내기 위해서이다.”

이슬람의 무자히딘과 천국

이슬람 안에는 우리처럼 대속자나 구속자의 개념이 없다. 그래서, 무슬림들은 구원의 확신, 즉, 자기들이 천국에 갈 확신이 없다. 그러나, 꾸란에서 천국에 들어가는 유일한 길을 하나를 확실히 제시하고 있는데 바로 이슬람 지하드에 참여한 무자헤딘이 순교하는 것이다.

꾸란은 지하드에 참전하여 순교하면 바로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반복하여 강조하고 있다. “알라는 믿는 자 가운데서 그들의 영혼과 그들의 재산을 사시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이기 때문이라. 그들은 알라를 위해서 성전하고 투쟁하며 순교하리니.”(꾸란 9:111).

그렇다면, 지하드에 참전한 무자헤딘들에게 보장된 천국은 어떤 곳인가? 꾸란에 소개된 천국은 남자들이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은 술을 마시고, 눈이 크고 예쁘며 남자를 알지 못하는 처녀들로부터 섬김을 받는 곳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알라를 믿고 선행을 하는 자를 천국에 들게 하리니 강이 흐르는 그곳에서 영생케 하리라. 그곳에는 순결한 아내가 있노라. 또한 그들을 온화한 그늘에 들어가게 하리라.”(꾸란 4:57).

“그들은 가장 축복받은 천국에서 … 그것은 머리가 아프지 아니하고 취하지도 않더라. 그들 주위에는 순결한 여성들이 있나니 그녀의 눈은 잘 보호되었고 눈은 크고 아름다우매 마치 잘 보호된 달걀과 같더라.”(꾸란 37:43~49).

꾸란의 천국은 남자들의 욕심, 그곳도 죄악으로 가득 찬 남자들의 욕심이 마음껏 성취될 수 있는 곳이다. 꾸란의 천국은 지극히 남성 중심적이다. 그것도 거룩한 남자도 아니고 죄악 된 남자가 중심이 되고, 그 남자를 위한 술과 여자가 있는 곳으로 묘사하고 있다.

구약 시대에는 분명히 혈과 육의 싸움이 있었다. 예를 들면, 여호수아는 가나안 땅을 정복하고 그 땅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분배하는 과정에서 많은 피를 흘렸다. 그러나, 신약 시대에는 그렇지 않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의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하지 않았다고 말씀하셨다. 또한, 신약성경은 우리의 싸움을 가리켜 결코 혈과 육의 싸움이 아니라고 가르치고 있다.

지금 무슬림들 가운데 성경의 천국이 꾸란의 천국과는 달리 이 땅에서 완전히 죄 사함을 받고 하나님의 의와 거룩함을 덧입은 자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임을 깨달아 그리스도인이 된 사례가 적지 않다. 아무쪼록,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죄 사함을 받고, 의롭게 되어 천국을 보장받는 더욱 많은 회심자가 나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패러다임 변화를 통한 현대판 이슬람 지하드

이슬람은 “한 손에 꾸란, 한 손에 칼”이란 외침을 가지고 우리만큼 포교에 열정적이다. 그러나, 위에서 기술한 수많은 이슬람 지하드의 잔인한 모습을 가지고 포교가 될 수 없음을 그들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지금 폭력적인 지하드에서 비폭력적 지하드로 그 모양과 방법이 바뀌고 있다. 지금 우리가 전혀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비폭력 지하드가 전 세계 안으로 파고들어 가고 있다.

무슬림 유학생들이 대학으로 들어가면서 교육 지하드로, 수많은 이슬람의 문명을 소개하는 출판, 언론, 문화 지하드로, 무슬림 이주를 통한 사회 지하드로, 오일머니를 활용한 경제 지하드로… 전 지구촌에 전혀 지하드처럼 보이지 않는 지하드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슬람 포비아로 여기며 두려워할 것이 아니다. 그들을 향해 우리 하나님께서 허락하시고 우리의 곁으로 보내주신 복음을 받아야 할 전도와 구원의 대상으로 인식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의 문제는 지금 우리 이웃으로 살아가는 적지 않은 무슬림들에게 어떻게 구체적으로 복음을 전할 것인가이다.

마지막으로, 1986년에 개봉한 ‘미션’이라는 영화의 마지막 대사를 소개한다. 18세기 남아메리카에서 선교 활동을 한 예수회 선교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선교사가 외친 이 한마디를 지금도 지하드라는 이름으로 끔찍한 살인과 테러를 자행하는 모든 무자헤딘에게 외친다.

“만약 정의의 이름으로 폭력이 사용된다면, 그리스도의 사랑이 있어야 할 자리는 없다.” [복음기도신문]  

김종일 | 장로회신학대학교 신대원 졸업, 전, 중동선교회(MET) 본부장, 현, 터키어권선교회 대표. 국내 이슬람권 선교사 네트워크(M-NET KOREA) 회장, 저널 ‘전방개척선교(KJFM)’ 편집인, 아신대학교(ACTS) 중동연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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