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막힌 상황에서 중보자로 부름받은 사람

소망이 있습니까(1)

“주께서 유다를 온전히 버리시나이까 주의 심령이 시온을 싫어하시나이까 어찌하여 우리를 치시고 치료하지 아니하시나이까 우리가 평강을 바라도 좋은 것이 없고 치료 받기를 기다리나 두려움만 보나이다 여호와여 우리의 악과 우리 조상의 죄악을 인정하나이다 우리가 주께 범죄하였나이다 주의 이름을 위하여 우리를 미워하지 마옵소서 주의 영광의 보좌를 욕되게 마옵소서 주께서 우리와 세우신 언약을 기억하시고 폐하지 마옵소서(렘 14:19-21)”

전 국민을 슬픔에 빠지게 한 세월호의 일이 아직 충격으로 남아 있다. ‘세월호’라는 배 이름에도 그렇듯, 세월에 떠내려 흘러가고 있는 우리의 삶도 언젠가는 멈춰 설 것이다. 세월호 사건은 그 자체로 우리에게 절망을 안겨주었다.

충격적인 사건과 더불어 사건에 대응하는 사회의 모습들 속에서 무력감과 절망, 안타까움과 분노를 금치 않을 수 없다. 나라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더욱 연합하고 서로를 격려해야 마땅할 터인데, 지금 우리의 모습은 서로를 향해 손가락질을 할 뿐이다.

매스컴은 그것을 선동하며 분노를 부추기고 있으니 드러난 사회의 부끄러운 실존 앞에 절망감이 밀려온다. 결국 사건을 통해 남은 것은 깊은 ‘절망’ 뿐이다. 시민들이 안산의 단원고 학생들에게 남긴 작은 쪽지에 적힌 내용 중에는 이런 말들이 있었다.

‘아무 것도 해 줄 수 없어 미안하다.’ 몇 십분만 빨리 대응했었더라면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었을 텐데, 그 시간을 놓치고 나니 모든 기회가 사라지고 많은 이들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놓친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이러한 우리의 절망과 마찬가지로 시대에 아무런 소망을 찾을 수 없어 하나님 앞에 부르짖는 한 사람이 성경에 등장한다. 바로 예레미야이다. 그는 정욕과 우상숭배에 사로잡힌 이스라엘이 주님 앞에 반역하고, 죄의 탐욕으로 심판을 받아 모든 것이 망해가는 마지막 순간에 선지자로 부르심을 받았다.

“이방인의 우상 가운데 능히 비를 내리게 할 자가 있나이까 하늘이 능히 소나기를 내릴 수 있으리이까 우리 하나님 여호와여 그리하는 자는 주가 아니시니이까(렘 14:22a)”

이 구절은 ‘소망이 어디 있겠습니까?’라고 묻는 질문과 같다. 우리가 어디를 봐야 소망이 있겠습니까? 라는 탄식인 것이다. 아무도, 그 누구도 우리에게 소망을 줄 수 없는 때, 모든 소망의 끈을 놓고 하늘만 쳐다보고 있는 자의 탄식인 것이다. 하나님을 향해 두 손을 들고 주님을 앙망하여 바라볼 수밖에 없는 때이다.

그의 눈에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시대와 조국이 당면한 현실 앞에 여호와 하나님께 부르짖으며 긍휼을 구하는 예레미야. 그래서 그에게 ‘눈물의 선지자’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여호와여 우리의 죄악이 우리에게 대하여 증언할지라도 주는 주의 이름을 위하여 일하소서 우리의 타락함이 많으니이다 우리가 주께 범죄하였나이다(렘 14:7)”

그러나 주님의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이스라엘의 심판이 결정되었다. 악에 익숙한 너희는 소망이 없다. 흑인이 백인이 되고 표범이 반점을 없이 할 수 없을진대 죄악에 빠진 너희에게도 소망이 없다는 선고뿐이었다.

이와 같은 기가 막힌 상황 가운데 중보자로 부름을 받아 나온 우리에게 주님은 무엇을 말씀하고 계실까. 예레미야를 통해 들려온 메시지와 같이 주님이 오늘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회개의 메시지는 어떤 농도의 것일까.

이제 우리가 이 시대, 이 교회 가운데서 두 손을 들어야 할 때이다. 소망의 빛을 찾을 수 없는 현실 가운데 주님께 나아가 간구할 책임이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다. <계속>[GNPNEWS]

<순회선교단 대표>메시지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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