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 대한 존경이 불평으로…

나에게는 넘기 힘든 큰 산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한 몸을 이루어야 할 남편과의 연합이었다.

처음 남편을 보았을 때 그는 이미 헌신한 시니어 선교사로 나의 존경의 대상이었다. 다윗과 같이 하나님 앞에서 찬양하는 모습은 나를 눈물짓게 할만큼 아름다웠다.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질그릇 안에 감추어 두신 보배 되신 예수님을 보는 듯 했다.

그런데 결혼 후 나는 더 이상 남편에게서 그런 모습을 보려 하지 않았다. 여전히 결혼에 대한 세상가치를 가지고 있던 나는 남편의 모든 행동에 불만을 가지기 일쑤였다. 세 살짜리 딸과 싸우고, 친구들을 만나면 수다쟁이 여고생으로 변하며, 10살 많은 남편에게 반말하는 아줌마, 그 이상한 사람이 바로 나였다.

결혼 전, 늘 고백하였던 ‘존경합니다’란 고백은 사랑한다는 말과는 비교할 수 없는 나의 최고의 찬사였다. 하지만 결혼 후에는 그 말이 무색할만큼 말과 마음으로 남편을 무시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복음을 아는 깊이가 더 해질수록 남편이 나의 머리이며 그 머리에 복종해야 함을 알지만 그저 지식으로 받아들일 뿐이었다. 몇 번을 마음으로 그러지 않겠노라 결단하기도 하였지만 작심삼일이었다. 그런데 주님은 몇몇 사건을 통하여 나의 중심을 보게 해주셨다.

우리는 소규모 공동체로 지내고 있었는데 사역의 변동으로 인해 우리 가정만 남아 센터를 관리하며 지키게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나의 모습은 더 적나라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상황과 환경만 허락되면 모든 원망과 불평이 남편을 향해 폭발하였다. 이러면 안되지 하면서도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처럼 멈춰지지 않았다.

남편은 부지중에 천사를 대접한 아브라함과 같이 주위 사람들을 섬기는 사람이다. 나도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함을 알면서도 어떤 때에는 몸이 힘들기도 하고 때로는 지나친 섬김처럼 느껴지기도 하여 볼멘소리를 하기 일쑤였다. 그러다 쌀이 떨어지기 직전인데 손님들의 잦은 방문으로 내 마음은 불편해지기 시작했고 그 모든 탓을 남편에게 돌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말 나를 부끄럽게라도 하듯 쌀이 허락되고, 재정이 허락되면서 모든 상황이 마치 남편이 승리하는 것처럼 흘러갔다. 감사하기도 했지만 항상 남편의 손을 들어주시는 하나님이 야속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후에도 몇몇 사건을 통해 주님은 나의 이런 모든 태도가 남편에 대한 것이 아닌 바로 하나님께 대한 태도임을 알게 해주셨다.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는 것, 나와는 너무나 다르다며 마음 중심으로 남편에게 순종하지 않는 것은 바로 하나님께 대한 불순종이었다. 내가 이해될 때만 순종하려 했던 것이 얼마나 교만한 마음이었는지 보게 되며 마치 내가 타락한 사탄인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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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을 섬기면 갑자기 쌀이 허락되고…
다른 사람은 잘 섬기며 돌아보면서 나에게는 소홀한 것 같은 남편에게 이유를 물었을 때 남편의 대답이 생각난다. “우리는 한 몸이잖아.” 자기를 돌아보기보다 다른 사람을 돌아봐야지…. 그렇다. 완전한 연합을 이루셨던 하나님과 예수님, 그리고 성령님. 아들을 죽이기까지 사랑하신 하나님 아버지, 사랑하되 끝까지 사랑하셔서 고난의 잔을 마신 예수님. 우리에게 예수생명으로 살도록 함께 하시는 성령님. 주님께는 오직 우리만 있을 뿐이다. 나의 부르심 또한 그를 위한 자리로의 부르심인 것이다. 다시 한 번 마음 중심으로 고백한다.

“당신을 존경합니다.”

“그러므로 사람이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그 둘이 한 육체가 될지니 이 비밀이 크도다 나는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하여 말하노라(엡 5:31,32)”

그 비밀, 그리스도와 교회의 연합에 대한 모형과 같은 남편과 아내의 연합. 주님 영광 내 영광! 주님의 거룩 내 거룩! 주님의 지혜 내 지혜! 신부를 데리러 오실 신랑 되신 주님을 부르심의 자리에서 말씀에 순종하며 기쁨으로 기다린다. 마라나타! [GNPNEWS]

이지향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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