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사회, 노골적인 자국민 보호, 외국인 차별정책”

그러나 주님은 사우디와 이슬람 세계를 사랑하십니다.

금융분야에서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법이슬람금융(수쿠크)의 국내 금융시장 도입 논란을 계기로 이슬람 경제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최근 사우디 아라비아와 아랍에미레이트 현장 취재를 통해 이슬람권의 비즈니스 환경과 외국인이 체감하는 경제상황을 중심으로 살펴본다.<편집자>

지난 2월초 어느 날. 오전 11시 무렵. 사우디 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곳곳에 있는 현대식 체인점 자바 타임 커피숍에는 흰색의 아랍 전통복장을 한 남자들이 군데군데 홀로 앉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부분 노트북으로 뭔가를 검색하거나 담배를 피우며 한가롭게 앉아 있다.
그러나 같은 시각. 각종 업소 매장이나 도로나 건물 공사 현장에서는 현지인의 모습보다는 외국계 이주민들이 주로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이 쉽게 눈이 띈다. 식당, 마켓, 노점상, 공사현장 등에는 아랍 전통 복장의 현지인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동남아와 아프리카, 인근 중동 지역 외국인 근로자들로 채워지고 있다.
이곳에서 10여년째 거주하고 있다는 A씨는 “이곳 노동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외국인들”이라며 “이들 제3국 노동자들이 없다면 사우디의 각종 기반 시설이 멈춰설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인들은 주로 공무원과 같은 최소한의 업무에 참여하며 최근 첨단 통신서비스업 등에 눈을 뜬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사우디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체감 노동환경이다. 대신 각종 전통적인 일터는 주로 외국인 노동력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 외국인들은 어떤 조건으로 이곳에서 거주할 수 있나. 사우디 체류 한국인들에 따르면, 외국인은 모두 현지인을 보증인(스폰서)의 보증을 통해 거주할 수 있다. 대신 일정한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체류기간도 최근 3년에서 2년으로 단축됐다고 한다. 체재비용 연장을 위해 드는 비용이 더 소요되는 것이다. 따라서 외국인의 숫자만큼 보증인 수수료로 수입원을 삼는 현지인수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서방국가와 아랍권 국가의 차이점은 바로 이 대목이다. 한국을 포함해 대부분의 국가는 외국인이 자신의 이름으로 현지에서 체류하며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와 종교 및 생활문화가 이슬람으로 통일되다시피한 중동 국가에서는 대부분 모든 외국인이 현지인을 스폰서(보증인)로 내세워 사업하거나 경제활동을 하며, 이들 스폰서에게는 일정 수수료를 지급토록 하는 독특한 경제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이 사우디 거주시 필요한 임시거주증인 이카마 발급 및 갱신, 무역 업무시 필수사항인 신용장(L/C)개설 등에서도 현지인(스폰서)의 보증이 필요하며, 그에 합당한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이곳에 거주하며 각종 경제활동을 하는 외국인은 어느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기업체도 마찬가지다. 대기업은 주로 왕족들이 영역을 구분해 외국인 기업에 자신의 명의를 빌려주고 그 대가로 스폰서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 현재 사우디의 왕족은 7천여명에 이르며, 각종 영역에서 특혜에 가까운 이권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건설업에 참여했다가 걸프전 당시 현지에 시설 및 재고 등을 전량 포기하고 철수해야 했던 P씨는 “왕자들은 건설, 국방, 통신 등 각종 산업영역에 관여할 수 있도록 묵계로 권력을 분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사우디에서 사업을 하려면 로열티로 총 공사대금의 10-15%를 지급하거나 이윤에서 현지인들에게 스폰서 수수료로 3% 정도를 지급해야했다.”고 말했다.
금융거래 및 환전 역시 외국인은 자신의 신분증으로는 할 수 없다. 공항 등 일부 제한된 구역에서만 환전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사우디에서 외국인으로서 자신의 명의로 할 수 있는 경제행위는 오직 최종 소비자 역할 외에는 없다. 철저하게 현지인의 이름으로 이슬람 문화가 허용하는 방식으로만 이뤄질 뿐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이 이곳에서 사업하려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곤 한다.
리야드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B씨는 “많은 외국인이 현지인 스폰서와 계약 조건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자신 역시 “현지인에게 두번 정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던 기업체를 송두리째 빼앗긴 경험이 있다”며 “법적으로 호소해도 현지인을 유리하게 판결해 합리적 사고가 통용되기 어려운 사회라는 것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레이트(UAE)의 두바이에서 만난 C씨는 “아랍권에서는 외국인이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가기는 쉽지 않다”며 “이는 정치와 종교가 일체화된 이슬람 문화의 특성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C씨는 또 “이슬람금융이 이자를 받지 않는다고 하지만, 사실상 선 이자를 제하는 방식으로 철저하게 이윤을 챙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두바이의 경우, 스위스가 각국 정부의 독재자나 범죄단체의 불법자금에 대해서는 지불중지 및 계좌공개 등으로 정책을 변환하면서 불법자금이 두바이로 유입되고 있는 얘기를 전해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슬람사회가 외형적으로는 이슬람의 율법적인 전통을 내세우며 관용과 평화 등을 주장하지만, 그 이면에는 극도의 자국민 중심주의적인 제도와 외국인 차별주의 등으로 유지되는 사회임을 실감케 한다.
이같은 모습이 이슬람의 본산인 사우디 아라비아의 현실이다. 그러나 방문기간 중 이곳 사회 곳곳에서 율법적인 사회체제에 대해 몸부림치며, 새로운 자유를 갈구하는 움직임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슬람 선교의 문제는 그들의 강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막연한 두려움으로 대했던 우리의 태도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주님은 여전히 사우디와 이슬람 세계를 사랑하시며 우리의 기도로 돌이키게 하실 것을 믿는다.

<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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