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하나님 나라의 부흥을 소망하며 순종하고 싶어요”

아름다운 덕을 드러낼 원유리 집사

1910년부터 35년간 한국은 일본의 식민통치를 받았다. 이때 많은 한국 사람들이 일본으로 강제 이주했으며 100년이 지난 지금, 그 후예들이 일본에 살고 있다. 가슴 아픈 민족의 한 역사로 기억되는 일제강점기였지만 그렇게 심겨진 재일교포 가운데 성도들은 하나님의 아름다운 은혜의 덕을 드러낼 통로로 서고 있다. 한국인으로 일본에서 나고 자라 일본의 부흥을 꿈꾸며 기도하고 있는 재일교포 3세 원유리 집사(인천온누리교회)의 삶을 들어본다.

– 한국말을 잘하시네요?

“네.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세살 때 한국에 와서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살았어요. 그 이후 일본에 있는 한인 교회에 다니면서 한국말을 꾸준히 사용한 덕인 것 같아요. 저는 3대째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어요. 조부모님은 한국에서 신학공부까지 하셨어요. 그러나 일제시대 때 일본으로 건너가셨어요. 물론 일본에서는 정말 힘든 세월을 보내셨다고 해요. 감옥에 갇히기도 하고 생활이 너무 어려워 욕을 얻어먹으면서 거리에서 김치도 파셨고요. 나중에 김치공장을 하시면서 일본에서 자리를 잡으셨어요.”

원집사는 할머니가 자신과 오빠에게 항상 목사가 되라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그녀의 가정환경이 좋지 않아 안쓰러운 마음에서 였다고 했다. 그녀의 어린 시절은 불우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의사가 되기 위해 한국으로 유학을 오게 되어 어머니를 만났다. 하지만 곧 파경을 맞는다. 세 살 어린 나이에 다섯 살 터울의 오빠와 함께 친모의 친정에 맡겨졌다. 하지만 그곳에서 폭력에 시달렸다. 결국 지금의 새엄마를 만난 아버지와의 재회로 그들은 다시 일본에서 새 삶을 시작한다. 하지만 그마저도 아버지의 외도로 파경을 맞고 그녀는 방황하게 된다.

새엄마의 믿음으로 하나님을 만나다

– 인생의 방황기를 어떻게 극복했어요?
“저는 결국 집을 나왔어요. 제가 하고 싶은 대로 살며 수많은 죄들을 지었어요. 그러나 행복하지 않았고 너무 힘들었어요. 그러다 새엄마를 찾게 됐어요. 새엄마의 상황도 너무 어려웠죠. 그도 그럴 것이 일본말도 잘 모르는데 남편 하나 믿고 따라왔다가 결국 혼자 아이 둘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아버지는 양육비도 주지 않았죠.

새엄마는 너무 어려워 쇼크 상태가 되었고 결국 정신병에 걸리게 되었어요.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어느 날 자신이 아무 이유도 없이 막 웃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되었죠. 어느 날 목사님이 오셔서 기도를 해주셨는데 그날 밤 정신병이 치료가 되었고 기적적으로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어요. 그 얘기를 들으면서 저도 하나님이 살아계신 것을 믿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새엄마와 계속 같이 살면서 하나님을 알아갔어요.”

– 어려운 시간을 주님이 놀랍게 회복해주셨네요.

“네. 성경을 읽고 전도도 하며 주님을 점점 알아갔지만 결국 제 맘대로 살고 싶어 하나님을 떠나는 일이 반복 됐어요.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는 점점 하나님과 멀어져갔고 결국 엄마도 떠나게 됐죠. 그리고 저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됐어요. 제 운명이라고 생각했죠. 그러나 가정이 있는 사람이었어요. 저도 양심상 이것은 아니란 걸 알았어요. 관계를 정리하려고 했지만 아이를 임신하게 되면서 그때부터 같이 살게 됐어요.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가정의 모습이었지만 실상은 어둠이었어요. 예수님의 복음을 만나기 전까지는요.”

– 복음을 만난 다음에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그동안 아빠를 원망하며 살았어요. 그런데 저도 똑같은 삶을 살게 됐죠. 다시 교회에 나가게 됐지만 이런 삶을 계속 숨겨야 했어요. 죄책감이 깊어지니까 더욱 교회생활을 열심히 했어요. 둘째 아이의 이름을 이사야로 지을 정도로 주님께 전부를 드리는 삶인 것 같았지만 제 영혼의 고통은 떠나질 않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동생이 자신을 변화시킨 복음에 대해 울면서 이야기 해줬어요.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왜냐면 제가 생각하는 동생은 너무 바르고 착한 아이었거든요. 그런데 죄인인 자기에게 예수님의 십자가가 어떻게 기쁜 소식이 되었는지 말하는 얘기를 들으며 제 영혼이 요동쳤어요. 그리고 저도 그 복음을 들을 수 있는 곳에 가게 되었어요.”

– 복음을 들으며 내면의 반응이 어떠했는지 궁금하네요.

“복음은 죄인 된 나를 대신해 주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셨다는 얘기였어요. 얼마나 충격이 되던지요. 내가 죄인이라는 인식이 없었어요. 그것을 깨닫는 순간부터 어려워지기 시작했어요. 남들은 과거에 지은 죄를 회개하면 되지만 저의 죄는 여전히 진행 중인 것이잖아요. 도저히 주님 앞에 설 수 없을 것 같았어요. 하지만 놀랍게도 죄를 지을 수밖에 없는 제가 주님이 죽으신 십자가에 함께 죽었다는 것을 믿음으로 참예할 수 있도록 은혜를 베풀어 주셨어요. 너무 기쁜 마음으로 일본으로 돌아갔어요.”

– 복음을 듣고 나서 삶의 변화가 있었나요?

“복음을 만나고 제 삶이 변했는데요, 결정적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되었을 때 모든 것을 정리할 수 있었어요. 어느 날 주일 설교에서 로마서 5장 8절 말씀이 제 영혼에 들려왔어요. 죄인인 저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을 십자가에서 확증하셨다는 거예요. 계속해서 예전의 삶을 살고 있다면 하나님이 저와 함께 할 수 없다는 선고가 내려졌어요. 너무 절박했어요. 제발 부스러기 은혜라도 달라고 울며 기도했어요.

그때 이 로마서 말씀을 듣게 하신 거예요. 지금 주님이 저를 사랑하신다는 확증이 없어서 이러고 있는데 제가 울며 회개하기 전부터 확증된 사랑이었다는 거예요. 제가 회개해서가 아니라 이미 저를 사랑하셔서 2000년 전에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것이었어요. 주님이 그때 저를 만나주시고 이 복음이 저에게 실제가 되었어요.”

말씀 앞에 서며 옛 삶을 정리하다

– 복음이 실제되기까지 많은 과정을 거치셨군요.

“네. 실제가 되고 나니 드디어 100평 정도 되는 집과 모든 돈, 그리고 잘못된 관계를 깨끗이 정리할 수 있었어요. 이제 복음을 받은 제가 선교사 외에는 다른 삶을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선교사가 되기 위한 훈련들을 받기 위해 한국에 오게 됐어요. 일 년 반 동안 쉬지 않고 훈련을 받았어요. 그러나 훈련을 받을수록 선교사로서 점점 갖추어져 가는 것이 아니라 제가 얼마나 믿음이 없는지, 얼마나 선교사로서 자격이 없는지 보게 되었어요.”

–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하루는 한 선교단체에서 주관하는 선교관학교에서 진행하는 기도모임에서 기도지원군으로 섬겨달라는 연락을 받았어요. 기도회가 진행될 때 적극적으로 기도하는 역할이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사람들 앞에서 기도를 한다는 것이 너무 부담이 되는 거예요. 그러면서 제가 사람들을 너무 의식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사실 저는 기도아웃리치를 다녀오면서 기도의 용사가 된 줄 알았어요. 이제는 내가 선교사로서 뭔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았죠. 하지만 그렇게 했던 모든 동기가 사람들의 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님께 너무 죄송했어요. 이렇게 주님은 저를 주님이 아니면 소망이 없는 선교사로 훈련시켜나가셨던 것 같아요.”

▶ 기도아웃리치 중에 아제르바이잔에서 현지 성도들과 함께
▶ 기도아웃리치 중에 아제르바이잔에서현지 성도들과 함께

진짜 선교사로 준비
오직 주님만 바라보도록,
완벽한 자가 아니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로

주님이 직접 훈련시켜
집에서 기도모임을 진행하며
주님의 음성 앞에 깨지기 시작
주님께 온전히 순종하길 소망

– 오직 주님만 바라보게 하는 훈련을 받으셨군요.

“아웃리치 현장에서 한 선교사님을 보게 됐어요. 그분은 정말 히브리서 11장 1절의 믿음은 바라는 것의 실상임을 실제로 믿고 계셨어요. 그분의 삶은 보이지 않는 것을 믿고 사는 삶이었어요. 그분은 하나님을 믿었고 기도했어요. 그리고 그분의 삶이 그가 하나님만 믿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었어요. 이것이 선교적 삶이라는 것을 보게 되었고 저도 훈련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가서 이렇게 살겠다고 결심했어요. 믿음과 기도만 있다면, 하나님의 선교역사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죠. 일본은 한국보다 수백 년 먼저 복음을 받았지만 현재 복음화율이 2%도 채 되지 않아요.”

– 그럼 이후에 일본으로 떠났나요?

“저도 바로 떠날 줄 알았지만 아직은 한국에 있어요. 주님은 이 땅에서 그동안 훈련받았던 대로 살아보라는 마음을 주셨어요. 그동안 주님이면 충분하다고 말했고 주님만 바라보겠다고 했는데 막상 살아보니 쉽지 않았어요. 예배를 드리지만 주님만이 저의 소망이 되지 않았어요. 그동안 훈련받은 것들이 모두 허사가 되는 것 같았어요. 너무 낙심이 되어 주님 앞에 앉아있는데 주님이 제 마음을 바꿔주시더군요.

지금까지 지내 온 것이 모두 주님의 은혜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제가 하는 것은 다 실패였고 실수였는데 주님이 지금의 제가 될 수 있도록 인도하셨던 거죠. 그러면서 주님이 이 시간을 통해 저에게 무엇을 원하시는지 깨닫게 하시기 시작했어요.”

– 주님의 계획은 어떤 것이었나요?

“무엇을 잘하는 것이 주님이 원하시는 것이 아니었어요. 주님은 제가 주님 앞에 나아오기를 기다리셨어요. 골방의 자리였죠. 이 시간이 실제가 되는 훈련을 계속 해나가셨어요. 그동안 예배는 드렸지만 주님은 바라보지 않았어요. 무엇인가 해낸 것으로 주님과의 관계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했던 것이었죠. 하나님에 대해 배운 것이 많으니 하나님을 많이 안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정작 주님과는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완벽하게 나를 갖추어서 주님께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주님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저를 보여주셨죠. 그리고 바로 그 곳에서 진짜 선교사로 준비시켜 주셨어요.”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며 선교사로 준비되다

– 진짜 선교사가 되는 준비라니요?

“저에게 골방에서 성경보고 기도만 하면 된다고 말씀하셨어요. ‘내가 마련한 상에 앉기만 해. 그러면 나머지는 내가 할게. 기도가 능숙하지 않아도 돼.’ 주님의 말씀 앞에서 제가 순종할 것은 딱 한가지였어요. 주님이 마련해주신 자리에 앉는 것이었죠. 양이 목자의 음성을 알아듣는 것처럼 주님의 음성을 알아듣게 하셨어요. 이것이 하나님의 은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주님은 저를 실제적인 훈련의 자리로 옮기셨어요.”

– 또 다른 훈련을 받으셨나요?

“아니요. 이제는 주님이 직접 삶에서 매일 훈련을 시켜주세요. 저희 집에서는 기도모임이 몇 개 진행되는데요. 하루는 기도모임에 참석하시는 분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오셨어요. 준비도 안 된 상황에서 갑자기 아이들의 방 하나를 마련했어요. ‘별일은 없겠지?’ 생각하며 염려가 됐지만 주님께 맡기고 기도모임을 했어요.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모임을 마치고 정리를 하는데 방바닥에 매직으로 낙서가 되어 있는 거예요. 낙서를 지우면서 화가 났어요. 계속 이런 식이라면 우리 집에서 모임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주님이 제 내면에 질문하셨어요. ‘너 속상하니? 나는 너의 무엇을 지워줬어?’ 주님의 잔잔한 음성 앞에 깨지기 시작했어요. 주님이 저의 무엇을 지워주셨는지 제가 알잖아요. 그러면서 제가 소자 한 명에게 얼마나 소홀히 대했는지 말씀하셨어요.

그 소자가 주님이었는데 제가 주님께 너무 소홀히 대했더라고요. 그때 주님이 작은 일에도 충성하라고 말씀하시며 하나님의 연합에 참여시켜주신다 약속해 주셨어요. 이렇게 저의 삶 전부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최고의 훈련의 장이 되었어요. 그리고 이곳에서 선교사로 준비시켜 주고 계세요.”

– 아쉽지만 마지막으로 기도제목 말씀해주세요.

“한가지뿐이에요. 한국에 있게 하신 이 기간 동안에 하나님이 전부가 된 사람으로 주님께 온전히 순종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그래서 부름 받은 일본 땅에서 하나님 나라의 부흥을 소망하며 다시 오실 주님을 뵐 수 있도록요.” [GNPNEWS]

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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