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이 세상 문화와 관계하는가? ’

하나님의 영원한 문화사역, 십자가(갈6:14) 1

‘기독교 문화관’을 공부해보면, 소 위 그리스도인이 이 세상 문화에 대해, 세 가지 입장과 태도를 취하 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거룩한 삶을 위해 이 세상 문화와 철저히 분리 (separation) 혹은 단절된 삶을 살 아야한다는 입장. 세상의 소금과 빛 이 되기 위해 이 세상 문화와 일치 (identification) 혹은 동일한 삶을 살아야한다는 입장.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기 위해 이 세상 문화를 개혁 (reformation)해야 한다는 입장 등 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세 가지 입장 들은 그 논리의 근거를 똑같이 성육 신하신 예수 그리스도에게 두고 있 다. 예수님이 바리새인, 사두개인, 제 사장들과는 완전히 분리된 입장을 취하셨다는 것. 예수님이 유대인 남 자로 태어나 할례를 받고 아람어를 사용했으며 심지어 유대교의 명절 도 다 지킴으로 그들과 동일하게 사 셨다는 것. 예수님이 세리, 창기들과 식탁교제를 나누고 성전을 정화시키 는 등 늘 개혁적인 삶을 사셨다고 그 들은 각자 주장한다.

나름 일리가 있는 세 가지 주장 뒤 에 나타날 주장은 충분히 예견 가능 하다. 바로 통합적 입장이다. 예수님 의 성육신(incarnation)에는 그 세 가지 요소가 매우 균형 있고 적절하 게 들어있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 들은 그래서 세상 문화를 어떤 면에 서는 분리하고 어떤 면에서는 받아 들이고 어떤 면에서는 고쳐가야 한 다는 것이다.   십자가에서 자아생명이 죽고 예수 생명으로 살아난 지금, 얼굴이 화끈 거릴 정도로 부끄러운 사실을 이제 고백한다. 기독교 문화사역에 대한 강의를 한다고 돌아다니던 그 시절, 통합적 입장을 진리인 양, 복음인 양 떠들었다. 그러나 지금 나는 분명히 알고 있다.
‘그리스도인의 세상문화와 관계설 정에 앞서 반드시 먼저 던져야할 물 음이 있다는 것을! 세상문화에 대해 균형 있고 깔끔한 논리를 갖는다고 올바른 그리스도인이 되는가?’라는 점이다.  결코 그럴 리 없다! 완벽한 논리와 치밀한 구조를 세웠다고 해서 생명 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스도인 이 되는 길은 단 하나, 거듭나야만 한다. 위로부터 즉 하나님으로부터 다시 태어나야만 한다. 그러려면 아 래로부터 즉 마귀로부터 시작된 나 의 옛 자아생명과, 그 병들고 죄 된 자아가 근거하고 누려왔던 모든 문 화들이 죽어야만 한다. 광야에서 장 대에 높이 걸려 미동조차 불가능한 놋 뱀이 돼야만 한다.

그런데 그 일은 본질상 진노의 자 식인 나로서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나를 대신하 여 죽으셨다. 이 엄청난 사실을 믿음 으로 받아들여 예수님의 죽음이 나 의 죽음이 되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생명이 내 생명이 될 때 나는 거듭난 다. 그렇게 거듭난 자는 예수님의 사 명이셨던 하나님 나라의 부흥과 선 교완성이 그의 사명이 된다.   그 때가 되면 그는 자연스럽게 깨 닫는다. 세상 문화 속에서 무엇과 분 리하고 무엇과 일치되며 무엇을 개 혁해야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그가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는 단 한 가지이기 때문이다. 오직 십자 가를 자랑하는 것이다. 세상 문화에 대한 판단 기준 역시, ‘과연 이 선택 이 십자가를 드러낼 것인가?’, ‘복음 을 영화롭게 할 것인가?’이다. 이 질 문 앞에 혼란스러울 것은 없다. 오직 십자가 복음만을 위해 살아가는 자 들은 세상 쪽에서 보면 시체나 다를 바 없다.  이렇듯 세상과 세상의 문화로부터 완전히 죽은 자만이, 즉 그리스도인만이 세상 문화와 관계할 수 있는 진 정한 자격을 얻는 것이다.

세상의 모 든 문화로부터 완전히 죽어본 적이 없다면 ‘나는 그리스도인인가?’ 진지 하게 물어봐야만 한다.  오늘날 기독교가 맞이한 모든 혼란 의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거듭나 지도 않은 교인들에게 제자훈련 시 키고, 신학교육 시키고, 결국 자신이 그리스도인인줄로, 제자이고 사역자 인줄 굳게 믿도록 만든 것이다.   결국 ‘그날’에 그들이 듣게 될 것은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물러 가라’는 말씀뿐이다(마7:23). ‘예수 생명’이 아닌 그들이 모래위에 지은 집은, 견고하고 치밀할수록 그 무너 짐이 심할 수밖에 없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들은 자신 들의 견고한 집이 아까워서 그 기초 가 모래였음이 드러나도 그 집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두지만 그들이 행한 모든 것들은 ‘내 안에 사시는 주님이 행한 것(반석 위 에 지은 집)’이 아니라 ‘자기들이 주 님의 이름을 도용해 행한 것(모래 위 에 지은 집)’이다. 그들이 최선을 다 해 이루어낸 눈물겹고 감동적인 이 야기 모두가 여지없이 폐기처분될 것이다. 심지어 그 이야기의 제목이 ‘하나님 나라의 부흥과 선교완성’이 라 할지라도!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이 세상 문 화와 관계하는가?’  오직 십자가로만 관계한다. 나는 죽고 예수님이 사신 그 십자가로만 관계한다.    “그런데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 스도의 십자가 밖에는, 자랑할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리스도로 말 미암아, 내 쪽에서 보면 세상이 죽었 고, 세상 쪽에서 보면 내가 죽었습니 다.”(갈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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