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방의 고통을 체휼케 하신 30시간의 진통

얼마전 첫 아이를 출산하는 그 3일 간의 시간은 지금의 나에게 마치 꿈처럼 느껴진다.

진통이 계속되는데 아침이 되고 다시 밤이 되어도 태문(胎門)이 1센티미터도 열리지 않아 아기가 나올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죽을 것 같은 진통이 계속되었다.

의사 선생님은 유도분만을 권했지만 남편과 나는 기도하며 더 기다려 볼 것을 믿음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 상황을 알고 있는 지체들의 기도 또한 계속되었다.

긴 밤을 지새우며 진통이 잠시 가라앉을 때마다 나는 주님께 기도를 올려드렸다. “주님. 태의 문을 여시는 분은 주님이십니다. 혹시 저에게 무엇을 원하시나요?”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얘야. 이 일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생명 받은 자의 강청하는 기도란다.”

그러자 이 순간에도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아무리 둘러봐도 이 고통을 끝내줄 이가 없어 신음하며 울부짖고 있는 열방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내 앞에 지나갔다. 그동안 얼마나 이 실제를 무시하고, 방관하며, 간절함이 없이, 사람을 의식하여 세련되게 기도했었는지. 누군가 지금 이렇게 고통스러워하는 나를 보며 적당히 위로하고 돌아선다면 얼마나 원망스러울까. 주님 앞에 그동안 나의 기도의 삶이 부끄럽고, 너무 죄송했다. 그리고 열방의 영혼들에게, 핍박받는 나와 한 몸 된 교회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워 울고 또 울었다.

그리고는 진통이 올 때마다 간구하기 시작했다. 너무 아파 소리가 안 나올 땐 이를 물고 신음으로 구했다. “열방에 생명의 문을 열 자들을 세워 주세요. 강청하는 기도로 기나긴 고통의 역사를 끝낼 자들을 군대로 일으켜 주세요. 산도에 끼어있는 아이를 건져내듯 목숨 걸고 간구하는 교회로 회복시켜 주세요.” 강청하고 또 강청했다. 어느 때보다, 아니 처음으로, ‘강청’이 무엇인지 비로소 실제가 되는 시간이었다. “이런 거였군요. 주님. 이런 거였군요. 이제 정말 기도하겠습니다. 주님.”

자정이 한참 지난 시간. 한창 진통하는 중에 한 선교사님이 보내주신 문자메시지를 봤다. 그 메시지는 신음하고 있는 나에게 하나님의 마음을 다시 확인시켜 주었다.

‘긴 밤 지나고 새벽이 동터오듯, 흑암의 세월 지나 주님이 다시 오시듯, 해산의 수고 후에 소망이의 우렁찬 찬송 소리 들리겠네! 지금 이 순간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주님 없이 신음할까! 주님은 지금도 쉬거나 잠드셔서는 안 된다고 강청할 중보자를 얼마나 절실히 찾으실까! 지금도 복음화의 전진을 급속도로 이루시고 계속 복음을 열방 구석구석 계시하시는 부흥을 애간장 녹이며 강청하는 주님의 마음 닮은 기도자들이 일어나길 얼마나 바라실까!

모두가 잠든 이 밤에도 신음과 고통으로 두려워하는 무수한 영혼들이 있겠지! 열방을 체휼하며 보내는 이 밤이 지나면 해산의 기쁨으로 가득한 아침이 다가오겠지! 열방을 잉태하고 산고를 겪는 중보자들을 통해 물이 바다를 덮음같이 여호와의 영광이 온 땅에 충만한 그날을 우리 세대 가운데 낳으실 주님이 더욱 사모되네! 여호와 닛시!’

결국 아이는 30시간의 진통 끝에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나오게 되었다. 누군가는 아이를 낳으며 가장 불행한 케이스라고 말할법한 바로 그런 상황이었다. 처음부터 수술을 했으면 쉽게 출산할 수 있었을 텐데, 진통은 진통대로 다하고 결국 출산은 수술을 통해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나에겐 결코 없어서는 안 될 30시간이었다. 주님은 이 시간을 통해 사랑하는 소망이를 만난 것 이상의 기쁨과 영광스러운 선물을 주셨다.

이제 소망이를 안고 주님 다시 오실 그날을 하루하루 더욱 강청하며 사는 진정 기도하는 선교사의 삶으로 이끄실 주님을 기대한다. [GNPNEWS]

김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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