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폐한 광야를 보며 내가 광야 같은 존재임을 깨달았다”

[145호 / 믿음의 삶]

선교훈련을 받으며 마지막 과정으로 2주 동안 아웃리치를 가게 되었다. 주님이 나를 부르신 땅은 바로 이스라엘이었다. 하지만 내가 소망하는 나라는 다른 곳이었기에 왜 이스라엘에 가야 하는지 궁금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의 뜻, 나의 생각을 버리고 순종하는 것이 하나님이 내게 주신 약속의 말씀을 이루시는 시작이었다. ‘네 발에 신을 벗으라.’ 모세에게 하셨던 말씀이 내게 하시는 말씀으로 마음에 새겨졌다.

준비하는 시간들이 길게 느껴졌는데, 어느새 출정하는 날이 되었다. 모스크바를 경유해 이스라엘 도착까지 약 14시간. 우리 팀원들 각자에게 주신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주님을 기대하며 아웃리치가 시작됐다.

훈련을 시작하면서부터 아웃리치는 성지순례가 아니라는 소리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그래서 하루 동안 한 곳만 보아도 그저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신실하신 하나님은 정말 많은 곳을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육체의 한계에 다다르면서 상황과 조건만 허락되면 끊임없이 솟구쳐 나오는 나의 옛 자아의 모습들로 주님뿐 아니라 팀원들과 연합하지 못하는 순간들이 찾아왔다. 그럴수록 죄인일 수밖에 없는 우리는 더욱 말씀과 기도를 붙들게 되었다. 다시 한 번 아웃리치가 영적전쟁터임을 실감하는 시간이었다.

육체의 한계 앞에서 기도로 나아가다

며칠 후 이스라엘의 광야를 밟게 되었다. 결코 인간 홀로 살 수 없는 광야.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고 부르짖어야만 나아갈 수 있는 광야. 그 광야에서 나를 온전히 내려놓고 주님만 바라보는 시간이 되기를 기도했다. 그때 깨닫게 되었다. 황폐한 광야가 결국 나인 것을 말이다. 광야 끝에서 아웃리치 나라가 발표될 때 주님이 주셨던 말씀이 떠올랐다. ‘이 땅의 회복을 보리라.’ 내가 회복되어 이 땅의 회복을 보게 될 것이라는 은혜의 약속이었다.

유대인들은 자신 스스로를 선인장으로 표현한다고 한다. 광야의 어떤 악조건에서도 살아남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강인함과 억척스러움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온 몸에 가시를 세워 방어함은 결국 서로를 찌르게 된다. 선인장을 통해 우리의 가시, 상처, 아픔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찌를 뿐 아니라 나 자신도 찌르고 있지는 않은지 묵상하게 되었다.

우리의 모든 것을 아시는 주님께서 가시 같은 우리에게 찾아오셔서 우리를 회복시키시고, 변함없이 사랑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주님 사랑이면 충분하다. 내 가시에 집중하다 보면 주님의 사랑을 놓치기 쉽다. 그래서 더욱 주님만 바라보며 주의 사랑이 이스라엘 땅에 넘쳐 흐르기를, 온 열방에 넘쳐흐르기를 기도했다.

각자의 연약함과 못난 모습이 드러날수록 십자가에서 이미 연합된 생명인 것을 누리도록 주님이 이끌어주셨다. 각자의 직임을 감당하고 자신이 죽은 그 자리에서 순종하는 팀원들을 통해 연합이 무엇인지 보고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눅 9:23) 자기 십자가를 어떻게 지는 것일까? 정답을 알면서도 지고 싶어하지 않는 나의 모습을 직면하게 되었다. 복음은 반드시 고난이 동반되는 것이었다. 내가 죽고, 예수 그리스도가 사는 삶이 실제 돼야만 진정한 연합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제부터가 진짜 아웃리치라고 말해 주신 선교사님의 말씀이 마음에 새겨졌다. 이스라엘로 나를 부르셔서 복음의 증인들을 보게 하시고, 주님의 사랑을 확증하시고 우리를 다시 복음의 증인으로 세워주신 주님. 디베랴 호수에서 예수님이 베드로의 지위를 회복시켜 주신 것처럼 우리를 복음으로 다시 회복시키시고 ‘내 양을 먹이라’는 이 사명을 동일하게 주셨다. 주님의 사랑을 기억하며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자로 살겠다. 주님이 하셨습니다. [GNPNEWS]

정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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