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열방이 주님 오시는 그 날을 꿈꾸었으면 좋겠어요”

예수님 당시 유대의 결혼식은 저녁 무렵에 열렸다. 주님은 이런 결혼식을 비유로 누가복음에 “너희는 마치 그 주인이 혼인집에서 돌아와 문을 두드리면 곧 열어주려고 기다리는 사람과 같이 되라”(눅12:36)고 말씀하셨다. 주인이 한밤중에 와도 한결같이 깨어 맞이하는 종처럼 열방 어디에서든 주님을 기다리며 오늘 하루를 살기로 한 이현삼, 손미숙 선교사 부부. 태국으로 떠나기 전 선교사로 헌신하기까지의 삶의 여정을 청취했다.

– 어떻게 주님을 만나셨나요?

이현삼(이하 이): “중2 때 친구를 따라 처음 교회에 갔지만, 정말 하나님을 경험한 것은 대학3학년 때였어요. 저는 대학시절까지 교회 안에서 모범생이었어요. 성가대, 교사, 임원 등 청년부 일을 많이 맡았죠. 하지만 조건과 상황이 허락되자 음란함에 빠지는 존재적으로 죄인인 저의 모습을 보게됐어요.

너무 괴로워 도망치듯 한 선교단체의 훈련에 들어갔어요. 접도라는 섬으로 아웃리치를 갔는데 사고가 나서 차가 몇 바퀴를 굴렀어요. 순간 본능적으로 주님을 부르고 정신을 잃었어요. 커브 길만 돌면 바로 저수지였는데 기적적으로 살아났어요. 그때 선교헌신을 결단했어요. 그러나 훈련과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이후 다시 일상에 복귀했어요. 대학은 졸업해야 한다는 부모님의 말씀을 핑계로 다시 학교를 다니고, 졸업을 하니 군대와 결혼, 생활인이 되어간 거죠.”

손미숙(이하 손): “저는 대청도라는 섬에서 태어나 자랐는데, 아빠가 술을 많이 드셨어요. 부부싸움을 하실 때마다 교회에 숨으면서 ‘나는 누구지? 뭘 하며 살아야 하지?’ 해결할 수 없는 고민들이 많았어요. 그러다 고등학교 졸업 후 인천으로 나와 직장에 다니면서 언니들과 함께 다니게 된 교회에서 남편을 만났어요.

처음으로 수련회에 가고, 청년부 전도도 따라다니면서 이 사람에게 하나님에 대해 많이 들었어요. ‘저 형제가 만난 하나님은 어떤 하나님이지?’ 궁금했어요. ‘선교’라는 것도 이 사람한테 처음 들었어요. 그냥 내가 옆에서 기도해주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건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나중에 선교사로 헌신을 할 때도 주님께서 그 약속을 기억나게 해주셨어요. 그렇게 군대 가기 4개월 전 교회에서 만나 군복무 중 결혼했어요.”

– 수십 년의 삶을 아주 짧게 정리해주셨네요. 그런데 이제 선교지로 떠나는 것을 보면, 그때 선교사로 헌신을 바로 하지 않으셨나봐요.

이: “저는 그때 경건의 삶을 살아내려고 나름대로 치열했어요. 전능하시고 거룩하신 하나님을 알게 되면서 피 흘리기까지 싸워 내가 거룩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군대에서 술을 마시게 됐어요. 군대 전역 후 회사에 입사하면서 자연스레 술은 생활의 일부가 됐어요. 아내에게는 들킬까봐 피하고 거짓말하고, 회사에서는 세상을 따라가고, 교회에선 거룩한 이중생활을 했어요. 그런 결혼생활이 계속 이어지면서 이혼까지 생각했죠.”

경건을 꿈꿨지만 현실 앞에서 무너지고

– 많이 힘드셨겠네요. 위기를 어떻게 넘기셨나요?

손: “가정적이고 화를 잘 안내던 남편이 점점 변해갔어요. 부부싸움이 잦아졌고, 남편은 사회생활을 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했죠. 혼자 육아를 감당하면서 늘 남편과 아이들에게 짜증을 냈어요. 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사, 성가대까지 했지만 목마름이 깊어졌어요. 나는 왜 살지? 어떻게 살아야하지? 또다시 옛날의 그 질문으로 돌아갔어요. 그때 남동생이 한 신앙 훈련과정을 소개했어요. 저는 이미 알고 있는 복음을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누나, 그렇게 갈급하다면서 일생 중 일주일을 주님께 못 드려?’ 제 마음의 갈급함을 깨닫게 해줬어요. 그래서 두말없이 가게 됐어요. 주님이 저를 초대해 주신 거죠.”

– 어떤 은혜가 있으셨나요?

손: “저는 애쓰고 힘써야만 인정받고 칭찬을 듣는 줄 알았어요. 구원도 내가 힘써야만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주님은 내가 죄인 되었을 때 찾아와 주셨다는 거예요. 너무 충격이었어요. 집에 와서 아이에게 무릎 꿇고 사과했어요. 아이를 감정대로 대하고 내 기준으로 살인한 자였으니까요. 남편의 부재 때문이긴 했지만 외롭고 고독해서 남편 대신 TV를 통해 만족하는 간음한 여자였어요. 그 후 로마서, 에베소서를 50번씩 읽으면서 성령께서 죄를 깨닫게 하시고, 복음을 살게 하시는 새로운 세계가 열렸어요. 그런데 삶은 여전히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래서 복음이 실제 되게 해달라는 기도를 많이 했어요.”

– 그런 아내를 보는 마음이 어떠셨나요?

이: “정말로 아내가 달라졌어요. 그런 변화가 일주일이겠지 했는데 오래갔어요. 목사인 처남이 어느 날 제게 죄를 안 짓고 살 수 있다고 했어요. 놀랐죠. 전 안됐거든요. 2012년 초에 저도 그 훈련학교에 가게 됐어요. 그곳에서 내가 하나님에게서 도망쳐 20여 년간 세상에서 잠수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아내에게도 그동안의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구했어요.”

아내의 변화를 보고 복음 앞에 서다

– 남편의 변화를 보는 마음은 어떠셨나요?

손: “남편을 믿었고 이 사람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처음에는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그런 저의 마음을 복음의 진리 앞에 비추어보게 됐어요. 이런 상황을 겪고 보니 저 역시 변하지 않았다는 것과 존재 안에 뿌리박혀 있는 죄 된 실체를 보게됐어요. 나는 정말 소망이 없구나 하는 제 마음의 사형선고를 받는 시간이었어요. 그런데 우리에게 한 번 더 큰 사건이 있었어요.”

– 어떤 사건이었나요?

이: “십자가 복음의 감격과 함께 선교훈련을 받고 있을 때였어요. 아이와 함께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아내가 TV를 보지 못하게 아이를 끌고 가더라구요. 그만하라는 내 말에도 순종하지 않는 아내에게 화가 치밀었어요. 결국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식탁 위에 있던 칼을 집어드는 저를 보게 된 것이죠.”

– 정말 놀랐겠군요.

이: “내가 정말 사탄의 앞잡이구나, 죄인이구나…. 저에게도 충격이었어요. 그런데 하나님을 믿는다는 게 뭔지 부딪히는 사건이 또 있었어요. 2014년 겨울에 다음세대 아이들을 인솔해서 러시아로 아웃리치를 갔어요. 하루는 숙소 문이 잠겨 들어가지 못한 날이 있었어요. 영하 40도까지 떨어진 날씨였어요. 그 상태에서 밖에서 10분 이상 있으면 호흡은 물론 뇌가 얼어버린다고 들었어요. 전화도 안 되고,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어요.

살아계신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 밖에요. 아이들과 기도를 시작한지 2, 3분도 안돼서 한 여자 분이 문을 열어줬어요. 저는 그때까지 대기업에서 전략, 인사기획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세상의 가치가 여전히 저의 삶에 실제였어요. 믿음의 삶과 저의 일상의 삶이 충돌 되면서 현실에서 하나님만을 믿으며 산다는 것이 두려웠어요.”

– 어떤 두려움이었나요?

이: “재정문제가 가장 컸어요. 내 시간과 모든 것을 드려 하나님께 나아가고 싶은 것도 사실인데, 현실을 생각하면 그럴 수 없는 거예요. 기도로만 재정을 구해 살아야 하는 선교사는 못하겠고, 목회를 하면 낫지 않을까 고민했죠. 그렇게 2015년 3월에 사직서를 쓰고, 6개월간 강원도 안흥에 있는 한 선교단체의 합숙훈련소로 들어갔어요. 살아계신 하나님께 주님의 뜻을 듣고 싶었어요. 미심쩍은 영역을 둔 상태로 갈 순 없으니까요.”

회사를 사직하고 선교훈련 받다

– 어떤 응답을 들으셨나요?

이: “먼저는 훈련기간 중 철저하게 저의 존재에 대해 절망하는 시간이 있었어요. 그 끝에서 나를 얼마나 사랑하셔서 아들을 내어주셨는지 그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됐어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하신 것은 주님이 다시 오신다는 거였어요. 나는 직업을 구하고 있었는데 하나님은 하나님 나라가 얼마나 큰지 보여주시고, 하나님 마음과 꿈을 보여주셨어요. 요한계시록 마지막 22장에서 ‘진실로 속히 오리라’고 네 번이나 말씀하시며, 한 영혼을 구하는 기도와 울부짖음이 없는 것에 대해 애통해 하시고, ‘나 정말 오고 싶다’ 하시는 주님의 마음이 알아졌어요. 내 존재의 절망은 똑같지만 주님이 다시 오신다는 것은 분명해졌어요. 그 하나님의 꿈, 그 영광을 보았어요.”

– 남편의 변화를 아내 입장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셨나요?

손: “남편이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지 한 달 후 저도 동일한 6개월 훈련과정에 참여했어요. 그런데 그곳에서 남편이 집을 처분하고 다른 가정과 함께 빈집에 들어가 공동체 생활을 시작했다는 것을 들었어요. 전세보증금은 어딘가에 흘려보내고요. 그 소식을 듣고 내 마음과 결단이 주체할 수 없이 흔들렸어요. 계속 기도실에서 ‘주님 저 좀 만나주세요, 저 좀 살려 주세요.’ 기도했어요. 빌립보서 말씀기도를 하는데 은혜는 받고 싶지만 고난은 받고 싶지 않은 저를 보게해주셨어요. 주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기꺼이 드리는 이것이 진짜 자기부인이고 십자가의 죽음인 것을 알게 하셨어요. 그리고 남편과 동일하게 우리세대에 그날의 영광을 볼 꿈과 약속을 주셨어요.”

이: “주님 말씀에 순종할 때 저도 어려웠지만, 어려움을 넘어서는 기쁨이 있었어요. 하나님 나라가 실제이고. 이 꿈도 실제였으니까요. 그 순종의 기쁨은 맛 본 사람만 알게 돼요.”

re_145_6_3_interv2– 선교완성의 그 날을 기다리는 믿음이 더욱 실제되는 계기가 있으셨나요?

이: “사실 ‘그 날의 영광과 세계복음화’가 계속 기도로 외쳐지지는 않았어요. 눈에 보이는 삶을 사니까요. 그런데 공동체 안에 사건이 있었어요. 공동체로 함께 사는 가정의 자녀가 아웃리치에서 몇몇 아이들을 가르친다며 때린 일이 있었어요. 우리 둘째도 거기 있었구요.

아이가 아웃리치를 마치고 집에 왔는데 그 형을 보면 두려워하고 도망갔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화가 치밀어 오르고 용서가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울부짖었어요. 그때는 몰랐어요.

지체의 아이를 위해 기도하고는 있었지만 행동이 바뀌기만을 구했지 정말 그 안에 하나님 나라가 임하기까지 구하지 않았다는 것을요. 그것을 구하지 않았을 때 내 아이가 죽는 걸 본 거예요. 결국 마지막 한 영혼에게까지, 내 옆의 지체에게까지 이 싸움이 끝나지 않으면 내 자녀가, 우리 모두가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됐죠.”

손: “‘선교완성이 정말 가능할까? 마지막 때가 온다는 말은 들었는데 다들 못 보고 죽었잖아? 언젠가는 그렇게 되겠지….’라고 생각해 왔어요. ‘그렇다면 나는 아직 죄 짓고 싶어, 이곳이 더 좋아, 예수님은 아직 오시면 안 된다.’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결국 주님으로 충분하다는 나의 고백은 거짓이라고 결론이 났어요.

하지만 생명이 변화된 자는 주님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걸 믿음으로 취하면서 기도의 자리에 나아갔어요. 주님 다시 오시는 이 꿈을 꾸어야 하는 교회를 향해 내가 했던 기도들이 다시 되돌아와 제 귀에 들렸어요. 그때 알게됐어요. 내 굳은 마음도 이렇게 변화시키셨다면 열방에도 이 일을 하시고 기도의 부흥이 일어나겠다는 비전이 믿어졌어요.”

– 곧 태국으로 나가시는데, 기도제목을 나눠주세요.

이: “그곳에서도 우리 가정에 은혜로 이루신 것처럼 우리 세대에 다시 오실 주님을 본다는 이 꿈을 함께 꾸게 하시길 원해요. 기름을 준비 못한 다섯 처녀처럼 주님이 더디 오신다 생각하지 않고 매일이 그날인 것처럼 살길 바라고요. 우리에게 소망은 그것밖에 없어요. 상대방이 누구든, 초신자든, 불신자든, 사역자든, 모두에게 이제 정말 다른 것을 얘기할 수 없어요. 매일매일 이 꿈이 선명해지길 기도해주세요.”

손: “오늘을 허락해 주신 이 한 날을 사는 삶이 저에겐 전부에요. 그날의 영광이 나의 생명이 되어 날이 가면 갈수록 예수 그리스도께 미쳐가고 싶어요. 그것이면 충분해요.” [GNPNEWS]

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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