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과 기도가 우리 가정을 회복시켰어요”

한 영혼이 복음을 만나는 일은 하나님의 신적인 개입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 하나님을 만난 이후의 삶은 오직 말씀과 기도로 살게 된다. 주님이 말씀하시면 그 자리에 엎드리고 순종하며 하나님을 알아가는 정혜정 전도사. 주님께는 순종하는 한 사람이 필요할 뿐이라고 고백하는 그녀를 만났다.

– 어렸을 때 환경은 어떠셨나요?

“불신가정에서 태어나 신앙과는 아무런 관련 없이 자랐어요. 고등학교 때 친한 친구가 목사님 딸이어서 교회에 놀러 가기도 했지만, 그뿐이었어요. 나중에 복음을 깨닫고 나니 참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싶어요. 주님을 만날 기회였는데 말이에요.

그러다 점수에 맞춰 대학진학을 했는데 그곳은 기독학교였어요. 덕분에 난생 처음 예배에도 참여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요. 그렇게 졸업이 다가오고 다른 친구들은 취업준비에 바쁜데 제 마음은 항상 허전했어요. 가정 형편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고생을 한 것도 아닌데, 무언가 잡히지 않는 답답함과 공허함에 시달렸어요. 비구니가 되어볼까 싶어 절에도 가보고, 수녀가 돼볼까 싶어 성당에도 가봤어요. 20대가 그랬어요.”

– 그러면 언제부터 본격적인 신앙생활을 시작하셨나요?

“결혼을 하고, 믿음도 없이 습관적으로 교회를 다녔어요. 돈에 전전긍긍하며 세상 가치로 살았죠. 어떤 계기로 전북 익산으로 이사하면서 가게를 하게 됐어요. 어느 날 공허함에 성경을 읽고 있는데 그때 찾아온 한 여자 손님의 인도로 그분이 다니는 교회를 가게 됐어요. 목사님을 만났을 때 마치 영적인 아버지를 만난 듯했어요. 목사님의 모든 말에 순종했죠. 심방 가자고 하시면 가게 문 닫고 아기도 업고 바로 나갈 정도였으니까요. 자석에 끌리듯 이전과는 다른 믿음생활이 시작되었고, 어느 날 새벽예배 때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났어요. 그 시간을 지금도 잊을 수 없어요. 그 후 새벽예배를 놓치지 않고 사모함으로 다녔어요. 오로지 새벽예배에 다니고 싶어 운전도 배웠어요.”

가게 손님의 인도로 교회 출석

– 우연한 만남이 은혜의 씨앗이 됐네요.

“그렇게 신앙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5년 정도 지날 무렵 신학공부를 하게 됐어요. 공무원인 남편이 전주로 발령을 받아 또 이사를 하게 됐어요. 신학 과정을 마치고 사역자로 생활하면서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그 무렵 한 어린이 선교단체를 만나 훈련받고 전도하면서 다음세대를 위해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내 힘으로 하려니 쉽지 않았어요. 나이 먹으면서 전임사역자가 되어버렸고, 내 열심으로 달려온 것 앞에 지쳤죠. 영적인 갈증은 채워지지 않았어요.”

– 그 갈급함을 어떻게 해소하셨나요?

“예전에 친분이 있던 분들이 소개해주셨던 한 선교단체의 훈련과정이 생각났어요. 몇 년이 지나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고, 강사님의 메시지도 검색해 듣게 됐어요. 정말 듣고 싶었던 복음적인 메시지였어요. 한 1년 정도 그분 말씀을 계속 찾아 들었어요. 그러다 그 단체의 선교훈련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등록했어요. 2015년 3월부터 시작된 훈련과정이 한 달이 지나면서 훈련에 집중하려고 사역을 내려놓았어요. 하지만 쉽지 않았어요. 제가 알고 있던 생각과 관점들이 강의시간에 계속 충돌했어요. 내면에서 전쟁이 끊이지 않았죠. 하지만 뭔지 모르게 끌려갔어요. 한번 끝까지 달려가 보고 싶었어요.”

– 어떤 내용들이 받기 어려우셨나요?

“그때까지 저는 선교를 재정과 그 사람의 능력으로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 학교에서는 ‘복음, 믿음, 기도’를 우리가 붙잡아야할 것이라고 했어요. 자기 능력은 다 제쳐놓고 말씀만 보고 기도만 하라는 것이었어요. 감 떨어지길 기다리는 것처럼 오직 주님만 바라보라고 했어요. 어떻게 보면 바보 같은 사람들이 하는 게 선교라고 느껴진 것이죠. 용어와 의미도 달랐어요. 내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가는 것이 아닌, 나로부터 주님께 나아가는 것이 선교라는 거죠. 그런 인식전환이 제게는 쉽지 않았어요.”

– 그런 시간을 어떻게 통과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선교훈련은 마치기 전에 해외로 2주 정도 아웃리치를 떠나는 과정이 있어요. 그 일정을 앞둔 어느 날, 저는 제 신발 끈에 걸려 넘어졌어요. 그 사고로 얼굴을 심하게 다쳐 입원까지 하게 됐어요. 검진을 위해 50분 동안 기계에 들어가 MRI 촬영을 하는데 마치 관에 들어간 기분이었어요. 그렇게 몸과 마음이 가난한 상태에서 일주일 동안 진행되는 복음 훈련과정에 참여하게 됐어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진 훈련과정이 쉽지 않았어요. 약을 먹으니 졸리고 정신을 차릴 수 없었어요. 사흘쯤 지났을 때 결단하고 약을 끊고 훈련과정에 집중하기로 했어요. 그때 주님이 일하셨어요. 내가 어떻게 예수님을 등에 업고 자아를 추구했는지 깨닫게 해주셨어요. 부끄럽고 창피하고 땅을 파고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그리고 주님이 회개를 하게 하셨어요.”

– 특별히 결단하신 내용이 있으셨나요?

“주님은 ‘십자가 앞에, 내 앞에 서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때 주님은 제 내면의 근본적인 문제로 미움과 증오의 뿌리를 비춰주셨어요. 엄마와의 관계였어요. 엄마에 대한 어려운 마음이 있었는데, 해결이 안되니 아예 외면하고 형식적인 관계를 가지며 어려움이 없는 것처럼 살아왔던 거죠. 주님이 그런 저의 악함을 깨닫게 해주셔서 회개하고 돌이키는 시간을 가졌어요. 또 그 이후 아웃리치 기간에도 주님은 팀원과 관계에서 어려워하는 저를 보게 하시면서 ‘내가 얼마나 강퍅한 자’인지 깨닫고 돌이키게 하시는 은혜를 허락하셨어요.”

아웃리치 통해 깨닫게 된 나의 실존

– 그 이후 삶에서 많은 변화가 나타났을 것 같군요.

“훈련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이후 남편과 말씀을 의지하며 구하는 말씀기도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주님이 말씀 가운데 깨닫게 하셔서 남편에게 용서를 구하는 시간이 있었어요. 그동안 남편에게 믿음이 없다며 가르치려 하고 마음속으로 무시해 왔던 것과, 내 안에 묻어두었던 깊은 상처들을 고백했어요.

결혼하고 처음으로 남편 앞에 무릎을 꿇었어요. 남편도 저도 같이 울었어요. 함께 살면서 남편은 별로 불평을 한 적이 없었지만 실은 마음에 상처가 있었던 거죠. 이후 남편도 동일한 복음훈련에 참여하게 됐어요.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남편이 기뻐하며 말했어요. “내가 이제 예수님을 믿게 됐다.” 그때부터 저희 가정은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 남편 박종진 집사와 함께

– 복음으로 가정이 회복되는 경험을 하셨군요.

“저희 부부는 7년을 연애하고 결혼했는데도 자주 신앙문제로 다퉜어요. 서로 자기주장이 강했고, 자기 것이 관철되지 않으면 참을 수 없어 했죠. 그런데 십자가 복음을 만난 후 남편과 한 번도 안 싸웠어요. 변화되지 않던 남편이었는데 주님이 인도하시는 대로 순종하는 거예요. 이제는 남편이 저보다 먼저 아침에 일어나 깨우면서 말씀기도의 자리에 나아가요. 부부가 자기 허물을 내놓고 회개하고 기도하는 일, 이전에는 상상도 못했어요. 그걸 주님이 가정 안에 이루어 주셨죠.

– 놀라운 변화네요. 또 다른 일도 있을 것 같네요.

“2015년 10월 우리 가정에서 교회를 시작하게 하셨어요. 이전에 사역할 때도 항상 주변에서 개척하라는 권유를 들었지만 제 마음에 감동이 일어나지 않았어요. 그런데 24시간 열방을 위해 기도하는 ‘느헤미야52기도’라는 기도모임에 참여하면서 교회에 대한 마음이 일어났어요. 기도시간이 너무 은혜였고, 이 기도만 하면 누가 오고 안 오고 상관없이 ‘일평생 주님 오시는 날까지 기도자로 살아가면 되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주님께 교회 이름을 구했는데, 제 이름 안에 있는 은혜 혜(惠), 우물 정(井). 은혜샘 교회를 하락해주셨어요. 말씀도 주셨어요. 요한복음 4장 14절.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더 이상 물러날 수 없었어요. 아멘하고 순종했어요. 2015년 10월 18일. 교제하던 선교사님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교회를 개척하게 하셨어요. 그리고 아침마다 주님이 집안에 교회로 허락하신 공간에서 남편과 함께 말씀기도를 하고 있어요.”

말씀 앞에 엎드리고 오직 기도하며 순종

– 정말 주님이 많을 일들을 허락하셨네요.

“은혜죠. 주님은 먼저 믿음으로 살아가는 증인들을 보여주셨어요. 그리고 그분들이 제게 해주시는 이야기를 그냥 흘려버리지 않고 기도했어요. 주님은 기도 가운데 제 심령에 많은 일들을 허락하셨어요. 사춘기 시절 형성된 제 마음의 원망, 불평, 불만, 미움, 분노 같은 뿌리의 근원들도 말씀기도중에 박살났어요. 누가 나에게 조금만 상처를 줘도 파르르 했던 것들이 말씀 기도할 때 빛 앞에 드러났고, 말씀에 부딪혀 전심으로 회개하는 그 순간에 내 의지로도 안 되던 것들을 성령께서 친히 일해 주셨어요.

복음훈련을 받은 후 6개월 동안은 열방을 위해 기도하는 기도24·365라는 기도도 거의 안 빼먹고 했고, 말씀기도도 놓치지 않았어요. 집에서도 아침마다 기도했어요. 말씀을 보고 주님이 주신 것을 붙들고 그 말씀으로 기도할 때 이전에 했던 막연한 기도와는 달랐어요. 지금도 무엇을 하든 말씀부터 구해요. 말씀을 주시고, 그 말씀을 받아들이기로 하며 순종해요.”

“순종만 하면 주님이 하세요”

– 전주지역에서 청소년을 위한 사역을 하신다고 들었어요.

“아이들이 교회에 열심히 잘 다녔는데도, 제가 복음 앞에 서니 아이들의 죄 된 실체가 보였어요. 무슨 일이 발생하면, 예전에는 옳고 그름을 따지며 혼을 냈겠죠. 그러나 이제는 눈물로 기도할 수밖에 없어요. 이런 마음으로 전주지역에 있는 동역자들과 함께 청소년들을 위한 복음캠프를 진행하고 있어요.

이 캠프를 섬기면서 다음세대 안에 표면적인 것이 아닌 영적인 문제를 보게 됐어요.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속으로는 교회 다니지 않는 아이들과 별반 다를 것 없이 썩어가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내 아이 같아서 눈물이 나요. 얼마 전에는 캠프에서 한 아이가 “하나님 믿기 싫은데 왜 이러세요!”라고 소리치는데, 그냥 아이를 끌어안고 막 울었어요. 내 아이 같아서요. 그러나 하나님이 이 아이들을 택하셨다는 것을 생각하면 실망이 안돼요. 결국 주님이 하실 것을 알기 때문이죠.”

– 말씀과 기도면 정말 충분한 것 같네요. 끝으로 바람이 있으실텐데 나눠주세요.

“아이들이 정말 복음 앞에서 자신의 죄인 된 실존을 직면할 수 있기를 바라고 기도하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 다섯 식구가 복음 앞에 일어나서 함께 느헤미야52기도를 하고 싶어요.

작년까지는 하루 12시간씩 한 달에 이틀을 정해서 기도해왔지만, 올해는 매달 삼 일을 결단하고 드리고 있어요. 기도의 자리에서 사탄의 공격도 정말 많았지만, 언제나 주님이 승리하셨어요. 주님을 자랑 안 하려야 안 할 수 없어요. 저는 어떤 계획도 없어요. 머리가 백지에요(웃음).

순종만 하면 주님이 하시는 것. 그것을 보고 가고 있어요. 지금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혼자 싸울 때는 지치고 원망되었지만 지금은 남편과 같이 달려가니 너무 좋아요. 함께 이 길을 가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이전에 주위사람들에게서 들었던 ‘붙어만 있으면 산다.’라는 말이 뭔지 몰랐는데, 이제는 그 말이 어떤 단체나 사람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께 붙어있는 것이란 걸 알게 됐어요.” [GNPNEWS]

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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