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100여 명의 성도, 성경퀴즈대회에서 ‘低비용 高감동’ 국수뷔페까지

주일 오전 11시 30분에 시작된 예배를 마친 후, 환우를 위한 예배까지 드렸다. 현지교회 사역자가 오후에 심방 가야 할 곳이 있다고 내게 동행을 요청했다. 얼른 집에 돌아와 식사를 하고 기다렸다.

차량봉사로 섬기는 한 성도가 오토바이를 타고 와서 집 밖에서 경적을 ‘빵빵’ 울려가며 나오라고 부른다. 의료시설이 부족한 이곳은 아픈 환우들을 위한 심방이 활발하다. 덕분에 환자를 위해 기도하던 중 주님이 고쳐주셔서 믿음을 갖게 된 이들도 간혹 있다.

약속대로 오토바이 뒷자리에 앉아 덜커덩거리는 비포장도로를 달려 교회에 도착했다. 몇몇 교우들은 모임을 늦게 마쳤는지 이제야 늦은 점심식사 중이다. 찹쌀밥을 손으로 말아 생야채나 나무 잎사귀로 쌈을 싸 소금간장에 찍어먹는 식사는 이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한국에서는 국그릇에 함께 숟가락을 오가며 친분을 확인하지만, 여기서는 때 묻은 손가락으로 먹던 쌈밥을 같은 장에 찍어 먹으며 공동체를 확인하는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한국산 낡은 승합차에 16명을 태워 출발했다. 도착한 곳에는 어린이까지 포함한 100여 명의 성도가 모여 있었다. 성경암송퀴즈대회가 있다고 한다. 내게는 미리 얘기하지 않은 일정이다. S시의 핵심교인들이 다 모인 것 같다. 나를 목양실로 인도해 특별히 커피를 한 잔 대접한다.

이 지역 사방 25km 정도 떨어져 있는 4개 교회 성도들이 이날 한 자리에 모두 모인 듯 했다. 청년들은 별로 보이지 않지만, 중년의 남녀 성도들이 한 가족처럼 협력하여 대회에 참여하는 모습이 보는 이를 흐뭇하게 한다. 어린아이들은 어른들 틈에 끼어 성경을 암송하고 있다. 퀴즈대회는 두어 시간 동안 진행됐다. 대회가 끝나자 간단한 선물과 상품을 나눠주고 준비한 국수를 함께 먹었다. 매운 고추기름과 설탕, 야채 등 식성에 따라 다양하게 먹는다. 저비용 고감동(低費用 高感動) 국수 뷔페에 부담이 없다. 그저 함께 모이고 나누는 따뜻한 분위기에 감동이 무르익는다.

아쉬운 마음으로 헤어져 승합차를 보유한 성도의 섬김으로 교회 성도들과 한 환우 가정에 모였다. 이곳 성도들은 크고 작은 문제가 있으면 차량이 있는 성도들의 자발적인 봉사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모든 모임에 대부분 참여한다. 성도들의 모임에서 삶은 고구마나 타피오카 같은 간단한 음식이라도 나누며 다함께 모여 예배드리고 기도한다. 내게 기도를 요청해 환우를 위해 기도한 후 인사말을 나눴다.

성도들의 차량 봉사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동행

“나는 물질로는 여러분을 섬길 수 없는 선교사입니다. 그럼에도 여러분과 함께하며 많은 사랑을 받아 너무 행복합니다. 난 여러분의 삶을 한국의 동역자들에게 알렸고 그들은 이곳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십니다. 세상에서 매이면 하늘에서도 매입니다. 태어나고 병들고 죽는 것은 항상 있는 일이겠지만, 고난이 있을 때 함께 찾아가 사랑하고 나누는 여러분의 모습으로 인해 하나님이 기뻐하실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사랑의 기도에 하나님이 응답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 기도 모임에도 역사하실 것입니다.”

잔잔한 감동과 은혜로운 분위기에서 모임이 끝나며 여러 대의 차로 분산해서 각자 집으로 돌아간다. 나를 오토바이에 태워준 성도는 기쁨의 마음을 찬양으로 고백하며 집에까지 또 기쁘게 바래다준다. 자유롭게 전도할 수 없는 곳이지만, 풍성한 성도들의 교제와 나눔을 통해 이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어 가고 있다. [복음기도신문]

L국=L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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