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을 가진 교회가 역사의 유일한 해답이다

일러스트=임이랑

루터가 종교개혁의 횃불을 높이 든 이후 100여 년이 지났을 때 유럽의 교회는 생명력을 잃어버리고 교리만 남은 모습이었다. 교인들은 명목상 교인들이 되어 버렸고, 강단은 교리 논쟁만 일삼았으며, 신학교는 생명력을 잃어갔다. 그때 슈페너 목사의 심령 안에 경건의 열망이 일어났다. 잠자고 있던 사람들의 심령을 건드렸다. 그러자 경건의 모임들이 일어났고 사람들은 버려두었던 성경을 다시 손에 들기 시작했다. 거듭나 본적 없었고, 실제가 안 된 종교적 삶에 회의를 느끼던 프랑케라는 젊은 교수가 주님을 만나 거듭나게 되었다. 그리고 바울처럼 자신이 추구하던 지식을 똥처럼 여기고, 하나님을 떠난 지성과 기독교적 활동들에 반기를 들었다.

이 두 사람, 슈페너와 프랑케가 중심이 되어 1694년에 설립된 할레대학은 제2의 종교개혁이라 불리는 경건주의의 요람이 되었다. 소망 없던 도시, 술과 폭력으로 찌든 저주의 땅에 불과했던 할레에 생명으로 거듭난 자들이 모여들었다. 철저한 중생, 변화된 삶, 거룩한 삶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고 진리에 그들은 순종하기 시작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사용하셨음은 물론이다. 하나님은 결코 일꾼을 놓치시지 않는다. 언제나 그랬듯이 주님의 교회는 룻, 보아스, 라합처럼 진정으로 주님을 만난 사람들에 의해 지금도 생명력 있게, 힘 있게 전진해가고 있다. 하나님이 쓰시는 사람들은 대단한 영웅이 아니었다. 룻과 같은 증인들이었다.

기독교가 염불같은 주문인가? 결코 아니다. 죽은 신학 교리는 더더욱 아니다. 기독교는 ‘생명’ 자체다. 예수 그리스도는 관념의 신이 아닌 살아계신 하나님이시다. 그러므로 갈라디아서 2장 20절을 생명으로 고백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한 치도 물러섬 없이, 헛된 자아에 속아 살아왔던 옛 생명의 너울을 벗어 버려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죽은 십자가의 명백한 실제를 붙들고, 새 생명의 삶으로 초대하신 주 예수 그리스도께 온전한 순종을 드려야 한다.

할 수 있다, 없다를 말하지 말라. 오직 ‘내’안에 살아계시고 참되신 하나님께 모든 시선을 드릴 때 ‘나’의 삶은 역사가 된다. 룻이 그랬다. 그녀는 자신에게서 눈을 들어 살아계신 하나님께로 시선을 돌렸다. 그래서 그녀의 비극적인 삶은 더 이상 자기 연민의 도구가 될 수 없었다. 오히려 하나님의 역사가 되었다.

우리가 할 일은 오직 하나, 순종의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슈페너와 프랑케, 그들의 순종을 통해 헨델, 조지 뮬러, 귀츨라프, 진젠도르프 백작 등 수많은 하나님의 사람들이 할레대학을 통해 배출되었다. 특히 진젠도르프 백작을 통해 태어난 모라비안 공동체는 감리교 운동의 창시자가 된 요한 웨슬레의 삶에 감화를 주었고, 그로 인해 영국교회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또한 캠퍼스는 부흥되었고, 영적 대각성 운동이 일어났다. 실로 작은 씨앗 하나를 통해 하나님은 위대한 세기를 이루셨다. 이 놀라운 축복들 때문에 우리나라 ‘조선’은 130여 년 전 복음을 받을 수 있었고, 지금의 한국교회는 그 씨앗이 맺은 놀라운 열매이다.

부끄럽고 연약하다고 해도 복음을 가진 교회는 역사의 유일한 해답을 가지고 있다. 하나님은 놀랍게도 모든 인류를 살릴 마지막 키(key)를 우리처럼 부끄럽고 연약한 ‘교회’에게 주셨다. 그러므로 교회는 기도해야 하고, 순종해야 한다. 결코 ‘나는 작다.’고 말하지 말라. 주님은 일찍이 스스로를 작게 여기던 기드온을 향해 ‘큰 용사’라고 선언하셨다. 기드온, 그를 큰 용사되게 하는 것이 주님께 달렸기 때문이다.

사사시대와 너무 흡사해 보이는 이때, 제2의 종교개혁과 같은 진정한 개혁이 너무도 절실하다. 제2의 할레대학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제 우리의 작은 순종이 필요하다. 혼자서는 못한다. 함께 손을 잡아야 한다! ‘우리 세대에 그 날의 영광을’ 보기 원하는 증인들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 보아스가 룻을 위해 쉬지 않고 속히 일했던 것처럼, 속히 오시겠다고 약속하셨던 주님은 지금 달려오고 계신다. 그러므로 우리도 태도를 분명히 하고 복음에 합당하게 살고 죽자.(2016.4 메시지 정리). <끝> [GNPNEWS]

김용의 선교사
(순회선교사.LOG미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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