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보다 더욱 중요한 복음의 능력을 심다”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믿고 선교사로 헌신했지만, 예수님을 진정 구주로 믿고, 그분을 진정한 왕으로 섬기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이는 숫자일 뿐, 처음 예수님을 영접했을 때와 같이 지금도 어린 아이처럼 주를 향한 갈망이 크다는 선교영어훈련학교(Good News Friends; GNF)의 김인화 선교사를 만났다.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1956년에 태어났어요. 적지 않은 나이죠? 어머니 쪽으로는 4대째, 아버지 쪽으로는 3대째 기 독교 가정에서 3남7녀 중 막내로 공주 대접을 받으며 자랐어요. 하나님을 알고 기도하는 삶은 일상이었고, 초등학교 때 선교사가 되기로 결심했어요. 그런데 부모님은 신학교를 바로 가기보다는 일반대학에 지원할 것을 권하셨어요. 그런데 제가 대학입시에 실패한 거예요.

‘실패’라는 단어가 엄청난 충격이었어요. 원하는 것을 얻지 못 한 적이 그때가 처음이었거든요. 그래서 연세의료원에서 운영하는 학교에서 2년간 치위생 공부를 하게 됐어요. 누군가를 섬겨보는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죠. 수료 후, 온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됐어요. 새로운 삶을 기대하며 생물학 공부를 하게 됐어요.”

실패의 충격

– 새로운 삶이 펼쳐졌나요?

“네. 처음에는 한 교회가 운영하는 기숙사에서 살았어요. 입학한 학교 기숙사의 정원이 초과됐기 때문이죠. 그곳은 여러 나라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죠. 어느 날 인도에서 온 학생과 대화를 나누는데 ‘자신만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는 예수님은 너무 독선적이라 하더군요. 그런데 그 말에 제가 시원하게 반박할 말이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 후, 기숙사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질문지를 받게 됐어요. ‘당신은 그리스도인입니까?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에 대해 정의해 보세요.’라는 질문지였어요. 한국에서는 보통 ‘교회 다니세요?’라고 묻잖아요. 제가 그 질문 앞에서 망설이자 한 친구는 제가 영어가 서툴러서 답을 못 적는 줄 알고 ‘예수 그리스도를 주인으로 영접하고, 그분을 따르는 자’라는 짤막한 자신의 답을 보여줬어요. 사실은 정말 답을 몰랐는데 말이죠.”

– 무척 당혹스런 경험이셨겠네요.

“네, 그게 끝은 아니었어요. 어느 교회에서 주관하는 성경공부 모임에 참여해 한 친구를 사귀게 됐어 요. 나눔 중에 언제 그리스도인이 되었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당연히 ‘나는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났 어.’라고 대답했어요. 답이 충분치 않았던지 그 친구가 두 번을 더 묻더군요. ‘When did you become a christian?(언제 그리스도인이 되었니?), How(어떻게)…’ 화가 났어요. 그리고 그 이후로 성경공부 모임에 나가지 않았어요. 오로지 공부에만 몰두하고 살았죠.

어느 늦은 밤, 공부를 마치고 집에 왔는데 도무지 잠이 안 오더군요. 그때 또렷하게 ‘너 예수님을 너의 주인으로 믿느냐?’라는 질문이 내면에서 들렸어요. 대답을 전혀 못 하겠더군요. 문득 1년 전, 큰 언니가 병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을 때, 저의 인생의 끝은 어딘지 확신이 없었던 게 생각났어요.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지는 영생의 축복을 왜 너의 것으로 생각하느냐?’ 라는 질문에 저는 그날 밤 성경을 막 뒤지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사람들을 모아 성경공부를 시작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내 아버지의 뜻은 아들을 보고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는 이것이니…’라는 요한복음 6장 40 절 말씀이 제 마음에 강하게 부딪혔어요. 정말 놀라웠어요. 주님이 주셨던 질문의 답을 찾은 것이죠.”

– 그리고 삶이 달라졌나요?

“성경이 그저 윤리 도덕적 책이 아니라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어지면서 곧 생명이 되기 시작했어요. 교회를 다니고, 선교사가 되겠다고 고백했지만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지 않는 저와 같은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았어요. 그때부터 전도하기 시작했어요. ‘모든 나라를 우리 세대에’라는 모토로 삼은 한 복음주의 교회에서 제자훈련을 받으며 많은 사람들을 주님께로 인도했어요. 제가 학생인지, 전도자인지 모를 정도로요.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는 의사가 되려고 했지만, 영혼이 떠나가면 모든 것이 허사인 것을 알게 되면서 사람들 몸을 치료하는 일보다 존재가 치료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10년간 교회를 섬기던 중, 주님이 신학 공부를 할 것을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그때 아버지가 관계되어 있던 한 단체의 국제대회가 한국에서 열렸는데 저에게 통역 요청이 왔어요. 1년간 한국에서 돕기로 하고 평신도 선교사로 비자를 신청했는데, 93년 그때는 비자발급이 쉽지 않았어요. 발급이 되면 주님의 뜻인 줄 알고 순종하겠다고 했죠. 그런데 비자가 나온거죠. 그때부터 한국에서 무려 10년이나 머물게 됐어요.”

– 한국에서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주님 주신 비전이 선교사니까 공부하라는 말씀이라고 생각했어요. 교회에서 사역을 하면서 신학교에 다녔는데, 졸업할 즈음에 목사 안수를 받으라고 하더군요. 안수를 받으려고 신학을 한 것은 아니어서 조금 머뭇거렸어요. 안수를 받는 것이 합당한지 주님께 묻던 중, 90세된 은퇴 여전도사님 댁에 저희 어머니와 심방을 가게 됐어요. ‘복의 근원 강림하사’라는 찬송을 부르기 원하셨어요. ‘주의 은혜 사슬 되사 나를 주께 매소서’라는 가사가 좋기 때문이라고 하셨어요. 그 말이 제게 계속 남았어요. 내가 주님께 은혜의 사슬로 매이는 일을 하길 원하신다면 순종하겠다고 했죠.

그렇게 안수를 받은 후, 아무 연고도 없는 스칸디나비아 땅으로 가라는 마음을 주셨어요. 그 중에서도 유럽연합(EU)에 속하지 않은 노르웨이가 제가 갈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됐죠. 저의 삶을 1년간 정리하고 노르웨이로 가기 위해 다시 미국으로 가게 됐어요.”

선교사로 삶을 드리다

– 선교지에 갈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원래 살던 곳 보다는 기도할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고 생각해 한 선교단체를 소개받아 들어가게 됐어요. 부르심은 분명한데 별다른 말씀을 듣지 못해 또 8년간 있게 됐어요(웃음). 매일 설교하고 준비하던 사역자의 삶을 살던 사람이 5년간 모든 후원도, 조그만 자리도 섬기지 못하게 되자 ‘금단현상’ 이 오는 것 같았어요. 제 마음이 아주 가난해졌어요.

그때 복음이 선포되는 어느 자리든 저를 초대해 달라고 주님께 강청했어요. 그러다 2004년에 LA에서 열리는 복음훈련 과정에 한 주 동안 참여하게 됐어요. 많은 훈련도 받고, 훈련도 시켜봤지만 이렇게 단시간에 복음으로 사람이 변화되는 것을 보면서 복음의 능력을 더욱 깨닫게 됐죠. 총체적인 진리 앞에 서면서 저 자신은 정말 죽어야하는 죄인임을 알게 하셨고, 예수님의 십자가 복음이 아니면 나에겐 소망이 없다는 마음의 사형선고가 내려졌어요.”

– 그 후, 노르웨이로 가게 되신 건가요?

“네, 2010년 우연히 예수전도단 노르웨이 기도본부에서 같이 사역 할 사람을 찾는다는 포스터를 보 고 연락을 하게 됐어요. 주님이 명확하게 말씀해주실 것을 기다리며 지인들에게 기도요청을 해두었죠. 다음해 6월, 노르웨이 기도본부에서 노르웨이에 와 달라는 재요청이 이메일로 왔어요. 약 한 달 후,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테러사건이 일어났다는 뉴스를 보고 주님의 부르심으로 확증하고 가게됐죠.

그리고 2014년 어느 날, 유럽의 몇몇 지역을 순회하던 선교사들을 만나 그들이 속한 단체에서 운영하는 복음사관학교 아웃리치 팀을 받을 것을 요청 받았어요. 이전에 제가 이 훈련학교에 가고 싶어서 훈련소를 방문했던 기억이 나면서 마치 제가 훈련생이 된 듯 했어요. 약 4년간의 사역이 마쳐질 때쯤, 주님이 복음사관학교 훈련생으로 갈 마음을 주셨어요.”

–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리셨네요.

“이제 사역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셨어요. 약 6개월의 시간 동안 ‘그리스도만 남는 학교, 그리스도만 전부가 되는 학교’라는 그 훈련의 모토처럼 정말 말씀만 남는 시간이었어요. 이제껏 들어온 진리가 실제 되는 은혜의 시간을 보냈어요. 훈련을 마칠 무렵, 주님의 부르심을 기다리며 한국에 남게 됐어요.”

– 그리고 지금 사역으로 이어지신 건가요?

“네, 선교사들을 위해 영어를 가르치면 어떻겠냐며 한 선교사님이 권유해 주셨어요. 영어권 나라에 살았다는 경험밖에 없는 제게 이 일은 전혀 매력적이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주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든 ‘O.K.’하기로 했기 때문에 순종하기로 했어요.

주님은 또 이사야 62장 10절 말씀을 통해서 지금 복음이 열방 가운데 나아가야 하는 때라고 하셨어요. 영어를 구사할 줄 알면, 영어권이 아닌 열방 어디를 가도 한 번의 통역으로 누구에게나 복음이 쉽게 전해질 수 있어요.

일평생 자기만을 사랑하는 옛 자아와 씨름하며 살던 제게 이제는 만민을 위해 기치를 드는 일을 하기 원하신다는 하나님의 마음이 부어졌어요. 그래서 복음 전하는 일에 영어가 필요하다면 영어가 마땅히 쓰임을 받을 수 있도록 순종해야겠더군요. 그렇게 두 학기를 지나고 보니, 제가 복음을 섬긴 게 아니라 주님이 저를 섬기시고 새롭게하시는 시간이었어요.”

말씀에 순종한 영어교육 사역

– 어떻게 새롭게 하셨나요?

“주님을 사랑하듯 이웃도 사랑하라고 하셨죠. 그런 사랑이 없는 저 자신을 보게 됐어요. 마음의 사형 선고가 내려졌고, 주님께 믿음의 파산신청을 했어요. 미국에 있는 8년 동안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 언젠가 무너져야 할 영역이었죠. 여전히 땅을 깊이 파야하는데도 저는 계속 저만의 견고한 집을 짓고 싶었어요. 안간힘을 쓸 때, 주님은 ‘너, 그 집 금방 무너질걸?’이라고 하셨죠. 남은 인생의 시간 동안 집을 세우지 못해도 진정한 반석을 만날 때까지 계속 땅을 파겠다고 고백했죠.

주님은 이 고백을 정말 기뻐하셨던 것 같아요. 이곳에서 제 힘으로 지체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하시는 것을 봤어요. 주님의 사랑은 모든 것을 뛰어넘을 수 있는데, 믿지 않고 내 힘으로 하면 쉽게 좌절하게 되더군요. 사랑의 영역을 통해 사실 모든 영역이 주의 은혜로만 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어요.

교만함은 절대 은혜를 구하지 않더군요. 주님은 당신의 일을 신실하게 하시는데, 저의 동의가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시죠. 왜 주님이 우리를 사랑하는 신랑과 신부의 관계로 말씀하신지 알 것 같아요. 적나라하게 드러날수록 주님과 저의 관계는 더욱 두터워지죠.”

믿음은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에 순종하는 것

– 주님의 사람으로 세우는 일이 쉽지 않으시죠?

“하나님 편에 선 우리 아군도 서로 참 많이 달라요. 어느 날, 개인적인 일에 집중하다 보면 정말 싸워야 할 싸움을 놓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안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나라 없이, 열방 없이 되는 일이 아니잖아요. 정신이 번뜩 들었어요. 주님 다시 오시는 영광스러운 일에 나의 일과 열방 의 일,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죠. 그래서 더욱 기도하며 살고 있어요.”

– 요즘은 어떻게 순종의 삶을 드리고 계시나요?

“지금까지 어느 것 하나 제가 계획해서 시작한 일이 없어요. 만유의 왕이신 주님 앞에 지금 우리가 서 있다고 믿는다면, 우리는 주님 말씀에 수동적으로 반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하나님은 나쁜 군주가 아니시니 정말 안전해요. 우리에게 당신을 섬길 마음을 주시고,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이 기뻐하실 일을 자발적으로 할 수 있잖아요. 이것이 믿음이라고 생각해요.”

– 마지막으로 기도 제목이 있으 시다면요?

“주님의 말씀을 액면 그대로 믿고 싶어요.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이 세워지는 걸 보고 싶고, 함께 살고 싶어요. 제가 주님께 드릴 것은 단지 한 평짜리 땅, 바로 제 심령인 에덴동산인데, 주님 언제든 편안히 찾아오셔야죠. 정말 주님 빨리 오셨으면 좋겠어요.” [GNPNEWS]

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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