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여전히 남아 있는 사울의 잔재를 보라

오직 은혜의 복음(3)

사무엘이 살아 있는 동안 이스라엘은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부흥을 누리고 있었다. 사사를 통한 하나님의 통치는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나이 든 사무엘을 이어 그의 두 아들이 사사로 세워지자 이스라엘은 왕을 구했다. 이스라엘은 더 이상 하나님을 원하지 않았다.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백성이 네게 한 말을 다 들으라 이는 그들이 너를 버림이 아니요 나를 버려 자기들의 왕이 되지 못하게 함이니라 내가 그들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낸 날부터 오늘까지 그들이 모든 행사로 나를 버리고 다른 신들을 섬김 같이 네게도 그리하는도다”(삼상 8:7~8) 왕을 구하는 이스라엘의 죄악으로 인해 근심하며 기도하던 사무엘에게 하신 말씀이다. 주님은 이스라엘의 동기를 정확히 알고 계셨다.

이스라엘은 태생적으로 특별한 하나님의 백성이었다.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너는 이 말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전할지니라”(출 19:5~6) 하나님의 소유, 제사장 나라, 거룩한 백성. 역사상 그 어떤 나라가 이런 소명(召命)을 받았던가? 그러나 이스라엘은 그들의 부르심을 외면한 채 반역의 길을 택하고 말았다. 이들의 죄가 사울이라는 왕을 낳았다.

이스라엘 백성의 죄가 낳은 사울

사울의 일생은 이스라엘의 반역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왕위에 오른 그는 끊임없이 하나님을 반역했다. 놀랍게도 그의 실패한 인생 이야기는 성경의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 왜일까? 따지고 보면 우리가 짓고 있는 죄와 사울의 인생에서 드러난 반역이 별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왕이신 하나님을 밀어내고 자신이 왕이 되고 싶었던 사울의 반역성은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드러났다. 사무엘이 약속대로 나타나지 않자 그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제사장에게만 허락되었던 번제 드릴 권한을 가로채고 폐위 당했다. 왕위는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사람 다윗에게 넘어갔다(삼상 13:14).

아말렉을 진멸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사울은 또다시 불순종한다. 가장 좋은 것은 남기고 하찮은 것만 진멸했던 것이다. 그래놓고 자기를 위하여 기념비까지 세웠다. 뿐만 아니라 책망하는 사무엘 앞에서 오히려 변명하고 둘러대기에 급급했다. 그리고 끝까지 자기 체면 유지를 위해 자신의 왕권을 이용했다(삼상 15:30). 사울, 그도 처음엔 겸손했다. 하지만 폐위 당한 후 끝까지 왕의 자리를 내놓지 않은 채, 오히려 미쳐 날뛰며 하나님이 세우신 왕 다윗을 집어 삼키려 했다.

복음 앞에 서면서도 자아를 끔찍이 사랑하는 우리의 모습이 사울의 모습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나지 않는가? 처음엔 겸손했지만 결국엔 마지막에 이빨을 드러냈던 사울, 결국 그의 삶은 그가 한 번도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았던 자였음을 증거하고 말았다. 2천 년 전 갈보리 십자가 위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안에 뱀처럼 똬리를 틀고 앉아 왕권을 행사하려는 이 무섭고도 끔찍한 사울의 잔재는 다시 복음 앞에 서야 할 우리의 모습인 것이다. (2016.5 메시지 정리) <계속> [GNPNEWS]

김용의 선교사(순회선교사.LOG미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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