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는 은혜의 시간

일러스트= 이수진

[170호 / 믿음의 삶]

나는 매일 하루 동안 4가지 믿음의 순종을 주님께 올려드린다. 그중에 하나가 한 명 이상에게 복음기도신문이나 전도지를 주며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아내와 여섯 살, 세 살 난 두 딸과 집에서 가까운 마트를 향해 가면서 복음을 전하던 어느 날이었다.

전도하다 만난 아저씨의 반응

마트에 다다라 입구 쪽에 6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아저씨에게 신문을 전해주었다. 순간, 귀찮은 듯 거부했다. 그래서 “예수 믿으세요!” 외마디라도 외친 다음 마트에 잠깐 들어갔다. 나온 후에도 계속 그 자리에 서 있던 아저씨. 서로 눈이 마주치는 순간, 불쑥 다시 한번 더 복음을 전했다.

그런데 갑자기 아저씨가 격렬하게 반응을 했다. “내가 그렇게 맹하게 보이냐? 나 불교 신자야! 당신은 이스라엘 역사만 알지, 한국 역사는 알아?” 이러저러한 말로 고함을 지르며 나에게 폭력을 가하려고 했다. 이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아내와 아이들은 어찌할 바 몰랐다.

아저씨는 계속 “나 S대 나왔어! ㅇㅇㅇ 교수 알아? 영어 할 줄 알아? 역사를 알아야지! 청일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 알아?” 등등 거침없이 말을 이어갔다. 인격적인 대화는커녕 이러다 맞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저씨가 손과 발을 들어 구타하려고 시늉할 때는 순간적으로 몸과 마음이 놀랐다.

시간이 좀 지나자 아저씨는 조금 진정이 되었고, 나 또한 주님이 마음을 지켜주셔서 특별한 사고 없이 그 자리를 떠나오게 되었다.

하지만 그 장면을 보았던 첫째 딸은 모든 사건이 끝나고 그제야 울음을 터뜨렸다. 아빠인 내가 고함치는 아저씨에게 핍박을 당하는 모습이 아이에게는 무척 무서웠을 것 같았다. 많이 무서웠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대답하는 딸. 그래서 딸에게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복음을 전하면 환영 받을 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싫어해서 심지어는 어려움을 당할 수도 있어.” 옆에 있던 아내도 딸에게 알아듣도록 더 설명해 주었다.

핍박받을 준비가 아직은 안 되었는지 열방에서 들려오는 소식처럼 매 맞고, 구타당함을 허락하시지는 않았다. 그러나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는 은혜의 시간이 허락된 순간이었다.

지켜보던 딸은 끝내 울음 터뜨려

그러나 며칠 뒤, 나는 그곳에 다시 가기 두려웠다. 주님의 은혜 없이는 한없이 연약한 존재임을 보게 되었다. 이전에 아프리카로 간 아웃리치에서 한 교회를 방문하며 들었던 선교사님의 나눔이 생각났다.

현지인에게 피습을 당하여 머리, 얼굴, 가슴, 팔 등 어디 하나 성한 곳 없이 다쳐 한국에 나와 대수술을 하셔야 했었던 목사님. 다시 선교지로 가는 문제로 하나님 앞에서 씨름을 할 때, 그곳의 주일학교 아이들을 기억에서 지울 수 없어 다시 선교지로 오게 되었다는 나눔이었다.

이번 전도를 통해 겪었던 일과 그 나눔이 생각나면서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을 각오가 되어 있다면, 전도현장에서 더욱 돌파가 일어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복음과 함께 운명을 같이한다는 말이 무엇인지 몸으로 배웠던 이 시간을 통해 복음과 한 운명된 것을 평생 마음에 새기며 살고 싶다. 주님이 하실 것이다. [복음기도신문]

이준동 선교사(복음기도신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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