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어도 주님 때문에 행복해요”

주님 안에서 행복한 김영목 장로·김경숙 집사 부부(열매교회)

하나님은 지금도 세상의 수많은 인생들을 선하게 돌보고 계신다. 우리로서는 한치 앞의 미래도 알 수 없고,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만나지만 언제나 하나님은 사랑하는 자녀들을 가장 완전한 곳으로 이끌어 가신다. 그렇게 하나님의 일하심이 삶에 녹여진 증인들을 만나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여기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다. 예수 그리스도면 충분하게 된 한 부부의 인생을 통해 세월을 관통하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본다.

– 신앙생활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김영목(이하 목) : “저는 30대 초반에 교회를 처음 나갔어요. 그런데 40대 초반에 장로가 되었죠. 교회 내에서 단기간에 재정부, 건축, 선교 할 것 없이 중요한 일을 많이 맡았어요. 그러다보니 내가 최고인줄 알았고, 교회 안에서 권력을 휘두르게 되었죠. 나중에는 제 결재가 없으면 아무 일도 안 되는 상황이 되어 버렸어요.

제 자신이 그렇게 교회에 열심이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성도들에게는 열심이 없다며 정죄를 많이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몰라도 너무 모르는 짓을 많이 했어요. 누군가 선교를 해야 한다고 말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해외에 나가서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왜 달러를 허비하느냐?’고 막 나무랐어요.

국내에서 선교사역을 하는 것은 이해했지만 해외에서 하는 건 정말 이해를 못 했어요. 성경을 아예 몰랐던 거죠. 그런 상태였는데도 거룩한척 하면서 살았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예수를 잘 믿는다는 말을 듣기도 했어요. 하지만 실제 제 삶에서는 죄가 떠나지 않았죠.”

김경숙(이하 숙) : “저희는 예수님을 믿으면 세상에서 잘 된다는 식의 설교를 많이 들었고, 정말 그렇게만 믿고 살았어요. 교회를 처음 나갈 때부터 새벽기도에 빠지지 않고 다닐 만큼 정말 열심이었는데요. 이상하게도 그렇게 신앙생활을 하면서 진짜 세상적인 복을 많이 받았어요.

큰 애가 4살, 작은 애가 2살 때 교회를 나가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정말 모든 게 잘되기만 했었어요. 그러다 보니 저희가 잘 되는 것을 보면서 나중에는 아버지, 어머니, 형님네, 동생네 할 것 없이 친척들까지 모두 다 교회에 나오게 되었죠.”

– 마음 가운데 하나님을 향한 갈급함은 없으셨나요?

목 : “그런 상태였는데도 이상하게 저는 주님을 향한 갈급함이 전혀 없었어요. 모든 것이 너무 잘 되었으니까요. 하나님께서 저에게 복을 쏟아부으시는 것만 같아 마냥 좋았죠. 사실 저는 예수님을 그저 외국 배우 알듯이 그렇게만 알고 있었던 자였는데도 말이죠. 지금 생각해보면 앞뒤가 안 맞는 그런 일들이 한동안 계속되었어요.

그런데 제 영혼을 바라보고 계셨던 하나님께서는 제가 회개하고 돌이키지 않으니까 내버려 두실 수 없으셨던 것 같아요. 그러던 중 98년도에 심각한 재정적인 어려움이 왔고, 너무 잘 되던 사업체에 받아놓았던 어음들이 줄줄이 부도가 나면서 하루아침에 완전히 망하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당시 돈으로 약 3억 원 정도의 큰 빚까지 지게 되었죠.”

하루 아침에 망하다

숙 : “집이 너무 어렵게 되자 생계를 위해 저는 일본에 가서 얼마동안 돈을 벌었어요. 당시 한 달에 200만 원 정도를 벌어서 집에 계속 보냈어요. 그런데도 사정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어려워졌어요. 그래서 곧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죠.”

– 감당하기 힘든 시기였겠네요.

숙 : “빚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도대체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어요. 그저 어떻게 해서든 아이들 학교를 보내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아요. 엄마는 강하니까요. 아이들만큼은 잘 키워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손에 잡히는 대로 뭐라도 해야 했었죠. 길거리로 나갔고, 파지와 빈 병을 줍는 일부터 시작하게 되었어요. 누군가에게 소개를 받은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모른 채 이런 일을 하다 보니 얼마 동안은 주운 물건들을 파는 법도 몰라서 150원에 팔아도 되는 것들을 70원에 한참 동안 팔기도 했어요.”

목 : “그런 일을 하는 게 처음에는 ‘잘 살다가 이게 무슨 꼴인가?’ 하며 너무 부끄럽기도 했어요. 하나님을 원망하는 마음도 잠시 들었죠. 그런데도 참 이상한 것은 교회에 계속해서 나갔다는 거예요. 여러 곳을 이사하면서 다녔는데 가는 곳마다 교회를 나갔어요. 신기하죠. 그 정도가 되면 방탕으로 빠질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주님의 은혜였죠.”

숙 : “그때는 정말 열심히 살았어요. 밤 11시에 집에 들어가서 새벽 4시에 일어나 일을 하러 나갔죠. 주위 사람들은 그래도 자기 살 것 먼저 준비해놓고 빚을 갚아나가야 한다고 했는데, 저희는 라면 끓여먹으면서 빚부터 갚자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갚아 나가다 보니 20년이 지난 지금은 빚을 다 갚았어요. 주님이 하셨죠.

사람들은 저희가 계속 일을 했다니까 부자인 줄 아는 사람들도 있는데 지금 전세 100만 원 걸 돈도 없어요. 그래도 주님 때문에 행복해요. 복음을 만나고 저희 부부에게 있었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재정을 비축해 두지 말고 필요한 곳에 흘려보내자는 것인데요. 지금도 꼭 필요한 것 외에는 주위에 다 흘려보내고 있는 중이에요.”

목 : “요즘은 섬유공장에서 옷을 만들고 남은 폐섬유를 받아와 다시 재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파는 일을 하고 있어요. 병과 파지를 줍고 다니다가 이곳저곳에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그분들의 소개로 하게 된 일이죠. 기계를 사서 하는 방법도, 어디에 어떻게 팔면 되는지 다 그분들을 통해 배운 것들이었어요. 주님이 붙여주신 좋은 사람들이죠.”

재정을 모으지 않고 흘려 보내

– 그 시간 동안 신앙생활에는 어떤 변화가 있으셨나요?

목 : “돌이켜보면 제 삶에 모든 과정이 복음으로 나아오기 원하셨던 하나님의 손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돼요. 자녀들을 통해 한 선교단체에서 훈련을 받으면서 결국 저는 복음을 만나게 되었어요.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하나님을 향한 아무런 갈급함이 없던 저에게 복음은 오히려 저를 진정으로 믿게 하였고, 하나님을 향한 참된 갈급함을 가지게 해 주었어요. 십자가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내가 죽었다는 사실, 이것이 확실히 믿어지니까 정말 아무것도 더 필요하지가 않더라고요. 지금도 제 진짜 생일은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산 그날로 생각이 돼요.

그래서 예전에 화려한 삶을 살았을 때보다 세상적으로는 망한 것 같은 지금 훨씬 더 큰 행복을 느껴요. 생활은 분명히 어렵고 세상적으로 누리지 못하는 것도 있는 게 사실이지만 지금은 정말 복음으로 마음껏 자유하니까 훨씬 기쁘죠.”

숙 : “망한 게 너무 은혜에요. 망하지 않았다면 주님을 못 만났을테니까요. 몇십 년을 정말 교회 마당만 밟고 다녔거든요. 그러나 지금은 살아계신 주님과 정말 동행하는 삶을 살고 있어요. 가진 것이 없어도 주님 때문에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세상 것들은 저에게 정말 아무런 가치가 없어요. 부자 될 필요도 없고, 하루하루 일용할 양식을 주신 것도 감사하고, 혹 안 주셔도 감사해요. 저희 때문에 교회에 나오게 되었던 그 친척들이 이제는 저희를 보고 제 정신이 아니라고 할 때도 있는데요. 그래도 믿음 안에 산다는 것이 너무 좋아요.”

– 그 과정을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목 : “복음을 진정으로 믿게 된 후 저는 하나님을 향한 갈급함 때문에 그냥 살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계속해서 선교훈련을 받고 또 섬기게 되었어요. 하나님을 더 알고 싶어 늦은 나이에 젊은 사람들도 하기 힘든 별의별 훈련을 다 받았어요. 그런데 신기한 것은 하나님을 알면 알수록 더 목마름이 생긴다는 거였어요. 강사님들의 강의를 들으면 어찌나 은혜가 되는지, 그냥 막 부어지는 느낌이었어요.

그렇게 하나님의 마음을 품다 보니 ‘이 땅에서 죽으나 선교지에서 죽으나 어차피 죽는 건 똑같다, 구태여 내가 한국에서 죽을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당시에는 아직 저희가 모셔야 할 부모님 두 분이 계셨죠. 그런데 그분들이 올해 5월과 6월에 한 분씩 소천 하셨어요. 그래서 지금은 이 땅에 터를 두지 않고, 주님 부르신 어떤 곳이든 순종할 준비를 하고 있어요. 두 분의 장례를 치르면서도 참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결국 아무것도 못 가져가시더라고요. 저희가 드린 용돈도 그대로 두시고 그렇게 가시는 모습을 보고 알게 됐죠. ‘이곳은 잠시 지나가는 거구나.’하고요.”

숙 : “작년 12월에 아프리카에 있는 보츠와나로 선교아웃리치를 갈 때였어요. 지금은 돌아가신 저희 어머니가 그 무렵 매우 위독한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아웃리치를 갈 수 없을 줄 알았는데, 결국 주님께서 말씀을 주셨고 부르심에 순종하기로 했죠. 남편 장로님이 어머니를 돌보게 되었고요. 아웃리치를 갔다왔는데 주님의 은혜로 당시에는 별 일이 없었어요. 보통 사람들이 들으면 정말 말이 안 되는 이런 일들이 저희 부부에게 벌어지고 있어요. 복음을 제대로 만나기 전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일들이죠.”

하나님을 알수록 생기는 목마름

– 자녀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숙 : “저희는 아들 하나, 딸 하나가 있어요. 주님께 너무 감사한 것은 그 아이들이 자라날 때 참 힘든 시간이었는데도 너무 건강하게 잘 자라주었다는 거예요. 정말 주님의 은혜에요. 그 가난한 시절을 보낼 때 가끔씩 아이들이 길거리에 같이 일하러 나갔거든요. 파지와 병을 줍는 일이죠. 그때 저희 아들이 했던 말이 지금도 생각나요. ‘엄마, 나는 제일 밑바닥부터 일을 시작해서 나중에 커서 실패를 해도 걱정이 없을 것 같아.’

저는 아이들이 저희를 부끄러워 할까 봐 늘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렇게 말을 하는 것을 듣고는 신기하기도 하고 너무 감사했어요. 지금까지도 저희 직업이 재활용과 관계된 일이라 부끄러울 수도 있었을 텐데, 오히려 그런 어려운 일을 통해 자신을 서울에 유학까지 보낸 게 대단한 거라면서 당당해 하는 그 모습이 너무 감사했어요. 둘째 딸은 선교사로 헌신했고 지금 주님 다시 오실 길을 준비하고 있어요.”

– 마지막으로 신문 독자들에게 전할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목 : “복음을 믿고 달려가는 길에도 좌절할 때가 있고, 넘어질 때가 있잖아요. 육체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이 어느 순간에 계속 찾아오기도 하고요. 결국 주님을 바라보는 것밖에는 없는 것 같아요.

▶ 영국 아웃리치에서 길거리 전도를 하고 있는 모습

“오직 십자가만 바라보고 일어나는 삶”

믿음을 어느 쪽으로 드릴 것인가에 모든 것이 걸려 있고, 말씀이 결국 우리를 이끌어 간다는 사실을 아는 일이 필요해요. 제 삶에도 여러 위기가 있었지만, 말씀이 저를 살린 것 같아요. 요한일서 3장 9절에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마다 죄를 짓지 아니하나니 이는 하나님의 씨가 그의 속에 거함이요’라는 말씀처럼 하나님의 씨가 내 안에 있다는 것, 그 사실이 얼마나 제 영혼을 지켜주는지 몰라요. 어떨 때는 내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막 성질이 날 때도 있잖아요. 그렇지만 욥처럼 입술로 범죄치 않게 돼요.”

숙 : “저는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라는 고린도후서 4장 18절 말씀과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비교할 수 없도다’라는 로마서 8장 18절 말씀을 늘 묵상해요. 이런 말씀이면 정말 충분하죠. 우리를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게 하시니까요. 정말 요즘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어도 주님 때문에 마음은 부자예요.”

목 : “마지막으로 이 말씀도 꼭 드리고 싶어요. 믿음의 걸음을 걷고 있는 사람들 중에 이런저런 훈련을 아무리 많이 받아도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무너져서 못 일어나시는 분들을 꽤 본 것 같아요. 너무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어요. 무너지고 넘어진 게 문제가 아니라 못 일어나는 게 문제잖아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만 바라보았으면 좋겠어요. 그것만 보면 우리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으니까요.” [복음기도신문]

J.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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