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싹 마른 우리를 아름다운 존재로 여기시는 하나님

스스로 이길 수 없는 실존의 문제

고대부터 현대까지 미술에서는 대표 인간을 상징하는 작품들이 많았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남녀 조각상인 코우로스, 코레가 만들어졌고,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에 그려진 아담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된 인간의 존엄성과 권위가 표현되었다. 이렇게 경이로움과 신비, 또는 인간의 존엄성이나 위대함에 초점이 맞추어졌던 시각은 산업혁명을 지나면서, 절망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로 점차 바뀌어갔다.

로댕의 ‘생각하는 남자’는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는 명제처럼, 인간의 위대함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는 대표 인간상이었다. 그리고 20세기에 들어서, 인류는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어야 했고, 쟈코메티의 작품은 바로 그 시기에 나타난 대표 형상이었다.

그리스도의 핏값으로 부활 생명 얻은 존재

1930년대 말부터 자코메티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인 죽음에 집중하였다. 여행 중, 예상치 못한 죽음을 목격하게 된 자코메티는 이후부터 절망과 고통, 비극, 처절함 속에서 결코 스스로는 벗어날 수 없는 인간 실존의 문제에 깊이 몰두하였다. 피할 수도, 벗어날 수도 없는 죽음.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만, 왜 죽을 수밖에 없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단지 죽음을 받아들이며 하루하루를 사는 수 밖에는. 전쟁은 끝났지만, 자코메티는 죽음을 짊어진 채, 주어진 하루를 걸어가는 인간의 실존을 바싹 마른 앙상한 모습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의 작품은 현대인의 대표 인간상이 되었다.

반면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시각은 달랐다. 믿음의 눈으로 하나님은 우리를 그분의 형상으로 지은 바 된, 흠 없고 완전하며, 천사도 흠모할 만큼 아름다운 존재로 여기신다. 왜냐하면 사망 권세 아래 종노릇하였던 우리는 이미 2000년 전 십자가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고, 이제는 그리스도의 핏 값으로 얻은 부활의 생명으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복음기도신문]

이상윤 미술평론가
작품설명: 알베르토 자코메티, <걷는 남자 I>, 1960년, 10.5×23.9× 97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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