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으로 전도하며 복음을 선포하다”

▶ 전도를 위해 동역자들과 함께 대전과학기술대학교에 방문했다.

창간 8주년을 맞는 복음기도신문이 삶의 현장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증인을 통해 소개하고자 했다. 수소문하던 중 복음기도신문을 전도용으로 사용하며 전도자의 삶을 살고 있는 한 증인을 소개 받았다. 잃어버린 생명을 찾는 일에 순종의 걸음을 걷고 있는 전도자 임치운 목사(반석중앙감리교회)를 만났다. <편집자>

전도를 나가는 날이면 세 아이와 함께 분주한 아침이 시작된다. 평소에는 비타민과 전도지를 들고 나가지만 최근 교회창립 3주년에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더치커피를 준비했다. 개별 포장되어 있는 비타민을 가위로 자르고 커피를 내려 병에 담고 복음기도신문을 접고, 봉투에 스티커를 붙이고 전도지와 함께 담으면 준비완료다. 막내를 업은 아내 그리고 두 아이와 함께 큰 가방에 담긴 커피를 들고 교회를 나선다. 이렇게 오늘도 전도가 시작되었다.

– 어떻게 전도하게 되셨나요?

“4년 전 교인이 한 명도 없던 이곳에 부임했습니다. 교인이 없는 상황 때문에 전도를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주님이 우리에게 무엇을 명령하셨는가를 살펴보고 순종의 발걸음을 내디딘 것 중 하나가 전도였을 뿐입니다. 액면 그대로 복음을 전하는 ‘전도’에 순종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전도=교회홍보=내 교회 교인’을 깨뜨리고 단순히 ‘전도’에만 집중했습니다. 그 때문에 복음기도신문으로 전도하는 날에는 복음 메시지를 외치는 시간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막무가내로 나가서 신문을 돌렸는데 사람들을 만나기가 어렵더군요. 기왕에 나가는 전도이니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시간대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점심시간이었어요. 직장인들 다수가 식사하러 밖으로 나가시고, 다 드시고 난 후 다시 직장으로 돌아오는 시간에 전도하기로 정했습니다. 일정은 오전에 교회에 모여서 전도지를 준비합니다. 근처 대학이나 기차역 등, 그날 마음을 주시는 장소를 정하고 이동합니다. 사람들에게 복음기도신문을 나누어주고 마지막에 크게 복음 선포를 하고 끝냅니다”

복음을 전하는 전도에 순종하기로 결단

– 보통 전도라면 전도지를 나눠주는 것 정도로 생각하게 되는데요, 복음 선포는 어떻게 하시나요?
“복음 선포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아요. 전도를 나가기 싫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거든요. ‘길 위의 전도자’라는 영상을 보고 난 뒤 지금까지 이런 방법의 전도를 진행 중입니다. 꼭 필요한 것이라 생각도 듭니다만 정서적으로 어렵고, 사람들의 냉대 어린 시선도 불편하다보니 매 순간 하고 싶지가 않은 게 사실입니다. 그래도 3분여 정도 되는 메시지를 한 주간 준비합니다.

점심시간에 신호를 기다리며 발걸음을 급하게 옮기는 사람들이 금방 듣고 고민할 수 있는 메시지가 필요하더군요. 십자가는 세상의 이해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복음을 제시하기 위해 예화나 스토리가 사실에 근거가 되어 있는지, 논리적 비약은 없는지 머릿속으로 되내이며 준비합니다.

물론 아무리 잘 준비된 메시지라도 들을 마음이 전혀 없는 사람들 앞에서 ‘선포’하는 일은 ‘전적인 자기부인’이라는 대가가 수반됩니다. 그래서 어느 때는 복음 선포 없이 신문만 나눠준 적도 있습니다. 그럴 땐 주님이 어김없이 돕는 천사들을 보내 매번 넘어진 저를 일으켜주십니다. 그런 것을 보면 전도가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이긴 한가 봅니다(웃음). 최근에는 매일 아침 출근시간에 맞춰 교회 앞 버스정류장에서 전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임치운 목사가 거리에서 복음을 선포하고 있는 모습

– 매일 아침마다요? 구령의 열정이 대단하시네요.

“열정이요? 그렇다면 그건 제 열정이 아닐 겁니다. 지금까지 저는 다양한 전도지를 받고 나누며 제작도 해봤지만 부끄럽게도 예수님과 동행하는 믿음 안에서 행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목사로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의무감과 책임감으로 감당했을 뿐이었죠. 게다가 사용되는 전도지도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대부분 세상 사람들이 관심 가질만한 것들, 예를 들면 건강하게 사는 10가지 비결, 스트레스를 잘 해결하는 5가지 방법 등이 전도지의 대부분을 할애하고 한 꼭지에 교회소개를 넣는 식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인쇄지는 전도 보다는 홍보에 가까워보였습니다. 가끔이지만 죄와 죽음의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어주면서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선명하게 제시하는 전도지도 받아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죄와 내가 하나 되어 심판받을 수밖에 없는 인생이 방황하다 복음을 만나서 존재가 변화된 증인의 고백이 담긴 전도지는 복음기도신문이 유일했습니다. 그때부터 복음기도신문을 전도지로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전도지만 준비됐다고 다 되는 건 아니었습니다”

복음을 부끄러워하는 나를 준비시키신 주님

– 그럼 또 뭐가 필요하죠?

“준비되어야 할 것은 바로 복음을 부끄러워하는 저였습니다. 교회에서 전도를 못 나가는 가장 큰 이유가 있었는데 다름 아닌 ‘비’가 오는 일 이었습니다. 저희는 온 가족이 함께 전도를 나가는데 아이가 유모차에서 잘 앉아있지 않으면 전도가 어려워요. 그러면 아내나 저, 둘 중 한 명이 아이들을 돌보고 다른 한 사람은 계속 전도를 합니다만, 비가 오면 유모차에 아이를 둘 수 없으니 못 나가게 되 거죠. 전도지도 다 젖게 되고요. 그래서 목요일 저녁만 되면 은근히 바랬습니다. 비가 오게 해달라고요. 전도 나가기 싫어서요.

그러나 비나 눈 핑계로 전도를 차일피일 미루는 저에게 ‘비나 눈이 와도 복음은 전해져야 한다’고 선포해버린 아내 덕분에 이제는 핑계 대지 못하고 전도를 나갑니다. 이곳에서 전도를 해온 지 4년이 지났지만 전도를 할 때마다 여전히 믿음이 필요함을 느낍니다. 말씀을 묵상하며 오늘 주실 은혜를 구하고 기도로 영혼의 담대함을 무장시키기를 반복하죠. 전도 나가는 전날이나 당일 아침에 화나고 짜증나는 일들이 벌어지기 일쑤입니다. 믿음에 굳게 서 있지 못하게 만드는 사탄의 공격과 더불어 냉혹한 세상 속에서 복음을 전하는 일은 결코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 전도 나가기 전에 먼저 마음 안에서 이런 싸움들이 벌어지는군요. 그럼 외적인 어려움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런저런 방법을 다해 봐도 받지 않는 사람, 완강하게 거부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한번은 복음기도신문을 나눠주며 ‘제 인생을 바꾼 영원한 행복의 이야기가 여기에 담겨있습니다. 꼭 읽어 보세요’라고 말하는데 작은 가방을 어깨에 걸친 아주머니께서 아무것도 쥐지 않고 있던 두 손바닥을 제게 보이며 ‘아이고, 받을 손이 없네요’라면서 제 앞을 지나치셨습니다.

복음과 고난은 함께 받는 것이라 믿음으로 여기고 있기에, 이전에 그들보다 더 악하게 반응했던 저를 끝까지 사랑하신 주님이 그들에게도 은혜를 베풀어주시길 구하며 기도로 올려드리고 지나갑니다.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은 도처에 있습니다”

▶ 전도지를 나누다가 쉬고 있는 첫째 하유

-마음이 아주 힘드셨겠군요. 그런 상황이 또 어떤 게 있나요?

“저와 함께 전도에 참여하는 자녀가 상처를 입는 일도 어려움 중 하나입니다. 큰 아이가 올해 5살인데, 저희가 전도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더니 어느 날부터 자기도 전도지를 들고 제 옆에서 나누어주기 시작했습니다.

보통은 5살 정도 아이가 무엇을 주려하면 귀여워서라도 웃는 얼굴을 하고 받아가지 않습니까. 그런데 간혹 몇몇 사람들이 아이가 나누어주는 신문을 본체만체하며 손길을 뿌리치는데, 몇 번 그런 일로 거절감을 느꼈는지 아이가 어느 날은 ‘아빠, 혼자 전도하러 가!’ 하고 말하더군요.

사실 아이의 모습은 전도할 때 사람들 앞에서 거절당하는 제 내면의 모습이었습니다. ‘주님이 다 하실 거잖아요! 왜 굳이 제가 이 일에 순종해야 돼요? 주님 혼자 하세요! 저는 하기 싫어요!’라고 소리치고 있는 제 속사람의 연약함을 아이를 통해 보게 해주셨어요. 어쩌면 처음 거절감을 당해보았을 아이의 손을 붙잡고 “아들아. 사람들이 전도를 거절하는 건 아무 일도 아니야!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에는 고난이 따른단다”하며 다독여주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아이와 함께 전도를 나가게 되면 먼저 아이에게 말해줍니다. “아들아. 사람들이 전도지를 안 받고 거절할 수도 있어” 그러면 아이는 알아들었다는 듯 “아빠! 그건 아무 일도 아니지?!”라며 가르쳐준 대로 제게 말해줍니다. 전도의 자리에서 매 순간 믿음으로 취해야 할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지 주님이 아이를 통해 말씀해주실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복음 전하는 일은 아이들에게도 믿음이 필요한 순간이었겠군요?

“그렇죠. 정말 매 순간 믿음이 필요하더라고요. 한번은 대학교에서 전도할 때였습니다. 넓은 캠퍼스 안에서 복음기도신문을 나누어주는데 첫째 아이가 너무 신이 난 나머지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달려오던 자전거와 부딪쳐서 십여 미터 날아가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얼른 뛰어가 살펴보니 외상은 없는데 아이가 많이 놀랐는지 펑펑 울기 시작했습니다.

운전자에게는 괜찮다고 말한 뒤 울고 있는 아이를 꼭 껴안고 다독여주는데 순간 제 마음에 ‘아빠가 개척교회에서 사역하니 아이들까지 고생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하나님을 원망하는 마음이 솟구쳐 올라왔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전도의 자리에서 순종하고 있는데 저희에게 돌아오는 몫이 겨우 이런 겁니까?’ 아이를 향한 미안함이 짜증과 원망으로 바뀌려는 순간, ‘예수 그리스도의 좋은 병사로 나와 함께 고난을 받음이 마땅하다!’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나게 해주셨습니다.

전도는 장차 올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는 고난을 받는 특권의 자리임을 다시 믿음으로 붙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좋아하는 음료수를 마시게 하면서 소망 없는 나와 우리 교회 공동체를 이 사명에 초청해 주신 주님은 언제나 좋은 것만을 주시는 분임을 가르쳐주었습니다. 고난을 영광으로 바꾸시는 주님이 아니면 상처와 원망만 가득한 시간으로 기억 되었을텐데, 과연 주님이 하셨습니다”

– 고난을 영광으로 바꾸신다니 순종해보지 않으면 맛보지 못할 은혜군요. 다른 은혜도 있나요?

“전도를 나가기 전, 이미 승리하신 주님을 믿음으로 붙들고 나가면 그때부터는 계속 누림의 시간이죠. 저희의 믿음이 순간순간 흔들리다보니 주님이 함께하고 계심을 눈으로 보게 하시며 위로해 주실 때가 종종 있습니다. 복음기도신문이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소개를 받은 후 그 자리에서 전도가 끝날 때까지 신문을 찬찬히 읽어보시고 이것저것 물어보시며 관심 가져주시는 분들도 의외로 많이 계십니다.

어느 땐 한 두 사람을 붙들고 한 시간 넘게 복음을 나누기도 합니다. 날씨가 엄청 더울 때인데 평상에 아주머니 네 분이 쉬고 계셔서 신문을 나누어주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단에서 포교활동을 위해 나오신 분들이었습니다. 성경에 대해 이런저런 해석을 이야기하는 걸 멈추고 제가 성경은 잘 모르지만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하게 한다’는 말씀은 안다며 그분들에게 ‘정말로 신앙생활 하면서 자유를 누리고 계신지?’ 여쭤보았습니다. 동시에 내가 만난 예수님과 나를 변화시킨 예수님의 복음을 나누었습니다. 처음에는 복음기도신문을 무시하고 필요 없다고 하시던 분들이 ‘당신이 말한 내용이 이 신문에 자세히 나와 있냐?’며 복음기도신문을 받아 가는 일도 있었습니다”

– 더 듣고 싶지만 아쉽네요. 끝으로 기도제목 나눠주세요.

“가정에서 거룩한 증인으로 살아낼 수 있게, 아이들 앞에서도 예수님과 동행하는 사람으로 끝까지 반응하도록 간절히 기도 부탁드립니다. 또 복음기도신문을 받은 모든 사람이 영생과 심판에 대한 진지한 물음과 부딪힘, 갈급함이 일어나 그리스도께로 돌아가는 일이 충만하게 나타나길 기도해주세요”

Y.K.

<저작권자 ⓒ 복음기도신문 > 본지 기사는 열방을 품고 기도하는 분들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출처 [복음기도신문]을 밝히고 사용해주세요.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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