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처럼 믿음의 삶을 배우다”

[195호 / 믿음의 삶]

평범하던 삶이 결혼과 이혼을 거치며 파도를 타기 시작했다. 나 스스로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한계를 넘어서자 그제야 나는 하나님 앞에 엎드려 매달리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상황이 해결됐다. 그러자 나는 상황을 모면하게 해 주신 하나님을 완전히 잊고 방종했다. 하나님 없이도 완벽한 삶, 아니 하나님이 없기 때문에 자유하고 마음대로 할 수 있었던 삶도, 몇 년이 지나자 파괴되고 망가지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과 교제를 거의 끊고 철저히 혼자 고립된 채 살아갔다. 직장에서 마치 기계처럼 일을 하는 내 모습을 보며 ‘내 삶이 정상이 아니구나’라는 자각이 들었다. 잊었던 하나님, 나를 이렇게 철저히 혼자 두신 하나님에 대한 원망과 불평이 쏟아져 나왔다. 내가 죄를 지은 이유도 하나님 때문이었고, 이런 환경과 상황에 두신 것도 다 하나님 때문이라는 원망이 분노로 터져 나왔다. 그러나 원망과 분노로도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렴풋하게나마 ‘이제는 돌아가야 할 때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 주님은 나를 복음 앞에 세워 주셨다. 머리로만 알았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는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 그리고 선교사로 헌신하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불편한 상황과 환경은 주님이 말씀하시는 시간

헌신 한 이후의 삶도 좌충우돌이었다. 경건의 모양조차 한 번도 갖춰보지 않은 나에게 믿음의 삶을 산다는 것은 어린아이처럼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것이었다. 수많은 지체들의 용납을 받으며 어떻게 믿음으로 행하고 섬기는지를 배워나갔다. 지적받은 것을 인정하면 주님은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게 하셨고, 배울 마음이 있는 한 언제나 다시 순종할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해 주셨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상황과 환경이었다. ‘왜 이런 권위자와 왜 이런 지체들과 왜 이런 상황들을…’ 이런 생각이 들면 나는 다시 하나님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복음을 만나기 전의 내 모습과 똑같은 모습을 또다시 직면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믿음으로 해온 모든 것들이 물거품 되고 다시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몇 번의 비슷한 상황 앞에 그제야 정신이 차려졌다. 상황이 아니라 주님이 나에게 말씀하고 계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사복음서를 묵상하던 중 유독 한 예화가 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비바람이 치는 폭풍우 가운데 배 고물에 주무시고 계신 예수님. 어부였던 제자들은 웬만한 폭풍우라면 헤쳐 나갈 경험이 있을 것이었다. 그들은 예수님을 깨울 정도로 죽음의 공포를 느낀 것이다. 그런데 잠에서 깨어 파도를 잠잠케 하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믿음이 없는 자들이라고 책망을 하셨다. 왜 예수님은 믿음이 없다고 하셨을까? 폭풍 속에서 두려움이 들었던 것도 죄인가? ‘예수님! 예수님이 주무시니까 그렇죠’ 반문하는 내게 주님이 찾아 오셨다.

폭풍우에 집중하게 되면 그 폭풍우에 빠져 죽을 수밖에 없다. 예수님은 주무셨지만 그들과 함께 계셨다. 예수 그리스도가 함께 한다는 것은 그의 능력도 함께 함을 의미한다.

불합리한 상황,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 때론 불의한 상황에 이르기까지 주님은 직접 나타나셔서 그것을 해결하거나 지휘해 주지 않으신다. 마치 뱃고물에 주무시는 예수님처럼 나를 잠잠히 응원하실 뿐이다. 단번에 상황을 해결하실 수 있는 능력이 그분에게 있으시지만 지금도 하나님은 침묵하시는 분처럼 묵묵히 나를 기다려 주신다. 상황이 어렵고 나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들수록 주님은 멈추지 않고 더 상황 속으로 세차게 나를 밀어 붙이신다.

작은 폭풍에도 놀라 주무시는 예수님을 원망하며 깨울 수밖에 없는 내가 십자가의 능력을 의지할 때 폭풍우를 뚫고 항해하게 하신다. 모든 상황과 환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능력은 놀랍게도 나의 완전한 죽음이다. 그분의 능력으로 나와 함께 하시는 예수님을 날마다 찬양한다. [복음기도신문]

최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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