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입법회 점거 시위대’, ‘경찰 검거작전 돌입’ … 홍콩 정국 분수령되나?

입법회 의사당에서 지문과 DNA를 수집하고 있는 홍콩 경찰 과학수사팀 (사진: scmp.com 영상 캡처)

홍콩 경찰이 입법회 청사를 점거하고 기물 등을 파손해 홍콩 정국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시위대 관련 용의자를 대대적으로 검거하기 시작했다고 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간 청년들을 중심으로 홍콩 시민 대다수가 참여한 ‘범죄인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수세에 몰렸던 캐리 람 행정장관이 ‘법치 카드’를 앞세우며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위대 검거 현황과 그 범위는?

홍콩 경찰은 3일 오전 31세 남성 푼모씨를 체포했다. 푼씨는 입법회 청사 불법 침입 및 입법회 내부 시설 파괴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SCMP에 따르면 경찰은 신원이 확인된 수십명의 입법회 점거 시위대를 붙잡기 위한 대규모 검거 작전을 준비 중이다. 수사 당국은 입법회 청사 점거 시위 직후인 2일부터 전날까지 이틀간 현장에서 용의자들의 지문을 수집하고, 마스크 등에서 DNA를 채집해 이미 신원이 확인된 용의자만 수십명에 이른다.

당시 입법회 청사 내부에 진입한 이들은 최소 수백명, 많게는 수천명으로 추정돼 경찰이 대규모 검거에 나서면 거센 후폭풍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경찰은 홍콩 주권 반환 기념일인 1일 새벽 입법회 청사 인근 도로를 점거하며 경찰과 충돌한 시민 11명, 시위 진압에 나선 경찰의 신원을 인터넷에 불법 공개한 혐의로 8명도 체포했다. 또 시위대에 맞서 홍콩정부와 경찰을 지지하는 ‘친정부’ 시위대의 폭력 행위와 관련해 6명을 상해죄 등으로 체포했다. 체포자 중 상당수는 친정부 시위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캐리 람 장관의 대응, 홍콩 정국 분수령 될까?

홍콩에서는 경찰이 예고한 대규모 검거 작전과 그에 따른 여론의 향배가 향후 홍콩 정국의 방향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람 행정장관이 이끄는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는 송환법 추진에 대한 시민들의 저항으로 ‘범죄인 인도법’ 심의를 잠정 연기하고 사퇴 요구에 직면하는 등 사실상 ‘식물 정부’로 전락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람 행정장관은 지난 2일 새벽 4시(현지시간)에 경찰 수장을 대동하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입법회 점거 시위대를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겠다는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며, 차후 주도권 회복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하고 있다.

이후 중국 정부도 입법회 점거 시위를 ‘폭력 행위’로 규정하면서 사실상 홍콩 정부에 강한 사법 처리를 주문했다.

홍콩시민 반응은? – 시위대에 등 돌리기

강경 시위대가 입법회 청사를 점거하고 내부 시설과 집기까지 심각하게 훼손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온건 성향 시민들이 강경파에 등을 돌리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범죄인 송환법’ 반대 시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던 전문직 그룹이었던 변호사들은 변호사협회를 통해 이번 입법회 점거 시위를 강력히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영국의 반응은? – 시위대 입장 지지

영국의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홍콩 시민은 임의적이고 정치적인 목적으로 인권을 제한할 수 있는 중국 본토 송환 제안에 대해 불안해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홍콩 시민들을 지지하며, 기꺼이 변호할 것”이라며 “일국양제가 그동안 지켜져 왔고, 지금도 지켜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저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중국에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테리사 메이 현 영국 총리와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도 공영 BBC 방송 인터뷰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 등을 통해 홍콩 시민들의 시위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중국의 반응은? – 영국 맹비난

영국 정계 주요 인사들의 발언에 대해 중국 측은 즉각 강력하게 반발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식민통치의 환상”에 취해 있다며 “영국이 홍콩 주민에게 자유를 얻어다 줬다는 건 완전히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류 샤오밍 주영 중국대사도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이지 더는 영국의 식민지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면서 영국 정부와 새 총리가 중국 내부 문제에 간섭하는 것을 자제한다면 양국관계에 어떤 문제도 없을 것이지만 이런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영국의 발언에 대한 양국 대응

중국 류 대사의 발언이 전해지자 영국 외무부가 류 대사를 이날 초치해 “(발언을) 용납할 수 없으며 부정확하다”고 항의했다고 BBC가 전했다. 중국 주요 매체들은 영국에 연일 비난을 쏟아 붓고 있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4일 사평(社評)에서 헌트 장관의 발언은 영국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와 인민일보 해외판도 이날 논평을 통해 홍콩에서 벌어진 폭력 시위에 대해 “폭도들에게는 절대로 관용을 베풀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콩, 영국, 중국의 역사적 배경은?

1984년 12월 영국정부와 중국정부는 2년간의 협상을 거쳐 ‘영국-중국 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을 체결했다. 이로써 영국정부는 150년간의 홍콩 식민통치를 끝내고 1997년에 홍콩에 대한 주권을 중국에게 반환하는데 동의했다. 중국은 근대사의 치욕을 씻어내는 일대 쾌거였고, 영국으로서는 화려한 대영제국의 마지막 상징을 잃어버리는 사건이었다. 이 협정은 1997년 중국 반환 이후로도 50년 동안 홍콩이 현행 체계를 기본적으로 유지토록 하는 등 ‘일국양제’ 기본 정신을 담고 있다.

크리스천 퍼스펙티브

갈수록 사회 모든 영역에서 공산당 이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중국으로 범죄인을 송환한다는 홍콩정부의 ‘범죄인 송환법’은 홍콩 시민들 대다수에게 중국의 영향력 아래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과 불안으로 다가왔다. 이에 대한 홍콩 시민들의 자발적인 시위는 ‘싱 할렐루야 투 더 로드’를 부르며 평화적으로 진행되어오다가 돌연 그 성격을 잃어버렸다. 진압하는 경찰과 충돌하며 몸싸움을 벌이고, 시위대에 반대하는 친정부 시위대가 일어나고, 급기야 입법회를 점거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시위로 번져갔다. 시민의 권리 아래 정치적 의견을 표출하되 모든 주권이 하나님께 있음을 믿고 하나님께 의뢰하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자세로 이 시위를 마무리해 주시길, 홍콩 시민들이 참으로 염려하는 모든 이 땅의 상황들을 주님께 올려드리고 기도의 무릎을 꿇을 수 있길 구한다.

“많은 백성이 가며 이르기를 오라 우리가 여호와의 산에 오르며 야곱의 하나님의 전에 이르자 그가 그의 길을 우리에게 가르치실 것이라 우리가 그 길로 행하리라 하리니 이는 율법이 시온에서부터 나올 것이요 여호와의 말씀이 예루살렘에서부터 나올 것임이니라” (이사야 2:3)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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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가 합창하고 있는 복음 송 ‘싱 할렐루야 투 더 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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