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면 죽으리라”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는 믿음

[218호 / 믿음의 삶]

모든 유대인이 진멸될 위기 앞에 놓였을 때 유대민족을 구하기 위해 왕께 아뢰라는 모르드개의 청에 에스더의 첫 번째 답은 ‘노(No)’ 였다. 자신이 먼저 죽임을 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이때를 위해 에스더가 왕비의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모르드개의 말은 에스더의 가려진 눈과 마음을 열게 한다. 하나님 앞에 자신의 존재 가치와 사명을 깨닫는 에스더는 ‘죽으면 죽으리라’ 결단하고 중보자의 위치에 선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리라는 마음의 결단, 그리고 내 힘이 아닌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하나님만 100% 신뢰하는 그 믿음으로 행함이다.

신학교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내게 굵직굵직한 하만의 공격과 같은 일들이 닥쳐왔다. 엄마가 위급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다음날 바로 학교를 그만두고 엄마를 돌보러 오라고 했다. 가슴이 내려앉았다. 당장 새벽이라도 떠나야겠다 생각하며 정신없이 비행기표를 알아보다가 하나님 아버지께 무릎을 꿇었다.

주님은 ‘엄마는 내게 맡기고 너는 네 사명의 길을 가라.’는 마음을 주셨다. 어려웠지만 어떤 상황이든 주님을 신뢰하며 ‘죽으면 죽으리라’ 주의 뜻을 따르기로 결단했다. 얼마 후 아버지께서 응급실로 들어가셨다는 급한 소식이 왔다. 그리고 이어진 아버지의 죽음.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이런 저런 공격은 끊임이 없었다. 정신없이 불어닥친 위기 가운데 지인들에게 기도를 요청하고, 나 또한 하나님 앞에 머무르며 기도했다. 그런데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해결된 것도 없고 새로워진 것도 없었다. ‘기도했는데 들으셨겠지. 그냥 이대로 가면 되는 것인가? 아니야 내 기도는 들으시지 않아. 내가 뭘 하겠어.’ 하나님 앞에 나아가지만 점점 기대보다는 체념하는 마음이 커져 갔다.

일러스트=고은선

그런데 돌이켜 보니 엄청난 위기 앞에서 나의 기도는 전적으로 하나님만을 신뢰하는 기도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첫 번째, 모르드개 앞에서 반응한 에스더처럼 난 하나님 앞에만 전심으로 엎드리지 않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찾아 해결책을 함께 찾았다. 또 내 생각과 계획을 가지고 하나님 앞에 나아갔던 것을 발견했다. 또한 어려운 일을 겪으며 각 사람이 자신들의 역할을 제대로 행치 않아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섭섭한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나만의 책임은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심지어 하나님께서 내게 능력을 주시지 않아서 못하는 것이라는 마음까지 들었다. 그랬던 내 모습을 말씀을 통해 깨닫게 하시고 회개케 하셨다. 에스더에게 모르드개가 있었던 것처럼, 복음학교, 말씀기도, 묵상모임, 기도모임 등 은혜를 받을 수 있는 수많은 통로를 통해 나의 참 모습을 보게 하사 가려진 눈과 마음을 주님이 열어 주셨다.

내 방법과 뜻을 품고 타협하며 두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왔던 나의 태도를 돌이키기로 결단했다. 전심으로 하나님만 바라고 신뢰하며 나의 유익만을 구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죽으면 죽으리라’는 결단으로 하나님 앞에 선다. 내 힘으로 도저히 할 수 없는 그 일을 기도를 통해 이루시는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며 에스더와 같은 중보기도자로 설 것을 결단하며 기도한다! [복음기도신문]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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