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호 / 선교 통신 – 고마 헤브론 공동체 이야기 (1)]
“너는 진리의 말씀을 옳게 분별하며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꾼으로 인정된 자로 자신을 하나님 앞에 드리기를 힘쓰라”(딤후 2:15)
작년 고마 헤브론 공동체에 주셨던 약속의 말씀이었다. 우리 공동체에서는 여름 방학을 이용해 청소년 복음 캠프를 진행한 후에 공동체에 입소할 훈련생을 선발하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 고마의 교육시스템은 9월 학기제이다. 이에 우리 공동체도 9월이면 신입생을 받고 새학기를 시작한다. 지난 9월 학기에는 주님이 2명의 10대 신입훈련생을 보내 주셨다. 그래서 기존의 지체들 6명과 신입으로 들어온 2명의 지체들 총 8명과 함께 2019년 새 학기를 시작했다.
헤브론 고마 공동체 지체들은 두 개의 학교를 다니고 있는 셈이다. 오전에는 모든 지체들이 일반 학교에 간다. 오후 1시 30분에 하교를 하고 오후에는 그리스도만 남는 학교, 즉 헤브론 공동체의 프로그램을 따라 살아간다.
새 학기에도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어떻게 이 진리의 말씀을 더욱 심령에 뿌리내리게 할까 기도하기 시작했고 ‘복음과 미술’과 ‘로마서 암송’ 이 두 교과목을 새롭게 열게 됐다. 이미 진행하고 있었던 복음 스터디에서 다뤘던 주제들을 복음과 미술로 심화하고 로마서 암송으로 마음에 새기는 일들이 진행됐다.
교과목 오리엔테이션을 할 때 이번 학기에는 로마서1, 2, 3장을 암송한다고 하니 공동체 지체들은 반신반의하는 얼굴이었다. 생전 처음으로 도전해 보는 전장을 암송한다는 것은 정말 생소한, 그리고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이었다. 반신반의 하며 시작된 로마서 암송은 10주 동안 계속됐다. 말씀 한 절 한 절이 나의 심령을 통과하도록 묵상을 하고 되새김질하여 외우도록 지도를 하면서 드디어 1장 암송 끝!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어, 이게 되는데요?”
지체들의 얼굴은 자신감과 기쁨이 넘쳐났다. 더욱 가속도가 붙었다. 2장, 3장 암송이 진행되면서 식탁에서도 누군가가 한 절을 외우기 시작하면 서로 절수를 주고받으며 암송했다. 음악이 없을 뿐이지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했다. 학교를 오고가며 그리고 집에서 혼자 연습을 할 때도 큰소리로 외치니 이웃들은 우리 지체들의 낭독 소리를 듣고 아멘을 외치기도 했다. 고마의 롤라드(‘중얼거리는 자’라는 네덜란드어. 종교개혁 이전 하나님의 말씀을 외워 전한 부흥운동. 역자 주)는 그렇게 암송의 즐거움과 살아있는 말씀을 마음에 담기 시작했다.
어느 날 주님은 우리에게 로마서를 선포할 기회를 주셨다. 섬기고 있는 현지교회에서 남편 윤 선교사에게 말씀을 부탁했다. 이 기회에 교인들 앞에서 로마서 말씀선포를 하기로 했다. 두 주간 집중연습을 했다. 연습을 하다 보니 그냥 서서 하는 것은 밋밋했다. 형제, 자매들이 교대로 외우며 선포하기도 하고 개인 혹은 전체로 암송을 하며 변화를 주기도 했다. 위치와 목소리 톤으로 강조와 절망, 그리고 소망을 그려내며 연습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지체들이 자신이 틀리는 부분은 반복을 해도 자꾸 틀리기 일쑤였다. 한 명의 실수가 전체의 실수가 되어 다시 시작하는 시간들을 통해 한 몸 된 공동체를 더욱 깊이 새겨 주시는 시간이기도 했다.
민주콩고 고마=김경희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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