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엄마가 사랑할 줄 아는 엄마로


“이는 네 속에 거짓이 없는 믿음이 있음을 생각함이라 이 믿음은 먼저 네 외조모 로이스와 네 어머니 유니게 속에 있더니 네 속에도 있는 줄을 확신하노라”(딤후 1:5) 디모데후서를 보면 디모데의 하나님을 향한 참 믿음이 외조모 루이스와 어머니 유니게로부터 전해져 내려온 것을 말씀한다.

말씀을 보며 아이를 사랑하지 못하는 엄마인 나를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과연 무엇이 전해지게 될지 아찔했다. 불교 집안에서 태어난 나는 어릴 때부터 우상 숭배 하는 것을 보고 배워 하나님의 생명을 어떻게 전해야하는지 잘 알지 못했다.

학교도 다니기 전부터 보살이라 불리는 할머니와 어머니를 따라 자주 산꼭대기에 있는 절에 올라가 불상들 앞에 절을 했다. 친한 친구들이 다닌다는 교회에 나가보는 것이 꿈이었지만 아버지는 한 집에 두 신을 믿으면 집안이 망한다고 혼을 내셨다. 이렇게 20대 후반까지도 하나님을 전혀 모르고 교회와는 상관없이 살았다. 안정된 직장에 다니며 눈에 보이는 어려움이 없는 삶이었지만 마음의 목마름은 날마다 커져만 갔다. 교회를 나가는 한 직장 선배를 눈여겨보다가 교회에 한번 데리고 가 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나의 첫 신앙생활이 시작됐다. 교회를 처음 나간 날부터 모든 예배를 참석하고 교회와 회사, 집을 오가며 생활했다. 죄와는 멀어지고 변화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남편을 만나고 결혼과 출산이 시작되면서 나의 존재적 죄인의 실상을 마주하게 됐다.

그건 사랑이 없는 이기적인 엄마라는 사실이었다. 때로는 사랑할 수 없는 이유를 대며 오랜 시간 아이들을 양육했다. 그러던 중 할머니와 어머니에게 이끌려 절에 다니는 것이 싫었던 나의 어린 시절처럼 아이들이 나 때문에 하나님과 교회를 떠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커져 갔다. 하나님의 사랑을 모르는 나는 나 외에는 누구도 사랑할 수 없었다. 그러나 반드시 사랑해야만 했다.

일러스트=고은선

그때, 향유옥합을 가지고 와서 예수님의 발에 적시고 머리털로 닦고 눈물을 흘리며 입을 맞추던 여인을 보게 됐다. 예수님은 그 여인에게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눅 7:50)고 말씀하신다. 그 여인의 사랑의 마음을 ‘네 믿음이’라고 주님은 말씀하신다. 사랑과 믿음의 관계를 보았다. 주님을 믿는 거짓이 없는 참된 믿음은 나를 향한 주님의 사랑을 경험하게 될 때 생겨나는 것이었다.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죄인인 내가 받아야 할 심판을 대신 치르고 나를 구원해주신 십자가의 사랑으로 가능한 것이었다. 주님은 내게 온전한 믿음은 주님을 사랑하고 더욱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렇게 믿음 안에 있는 주님과 온전한 사랑의 관계를 회복한 내게 주님은 다시 우리 자녀들을 보여주시고 십자가를 믿는 믿음 안에서 사랑하게 하신다.

그 이후로 나는 유니게와 로이스와 같이 주 예수와 모든 영혼들을 향한 사랑과 믿음으로 나를 세우셨듯, 이 땅에 나와 같은 어머니들을 세우시길 기도하고 있다. 우리의 다음세대에게 하나님의 사랑이 흘러가기를 오늘도 기도드린다. [복음기도신문]

정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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