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한 끼의 밥상’

▶ 피난처에 머물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난민. ⓒ 복음기도신문

충신감리교회 여선교회, 매주 수요일 난민 공동체 찾아가 식사봉사

충신감리교회(배철희 목사) 이채선 사모가 3층 주방옆 식당으로 사용하는 공간에 들어오면서 종이 박스를 열었다. 안에서 지름이 50cm는 넘어보이는 선풍기가 나왔다. 여름이 되면서 이곳이 너무 더워, 하나 사왔다고 했다. 방문했던 그날의 메뉴는 풍성한 야채덮밥과 된장국. 거주하는 난민들과 이곳 난민 사역 관련된 모임 등으로 참석한 사람 등 이날 점심 식사인원은 60여 명. 적지 않은 인원수였다. 설거지를 마친 선교회 식구들과 한 자리에 앉았다.

– 어떻게 이런 섬김을 시작하게 됐나?

이채선 사모: “2010년에 일어난 아랍의 봄(2010년 말 튀니지에서 시작되어 아랍 중동 국가 및 북아프리카로 확산된 반정부 시위) 때부터 무슬림 선교를 시작하게 됐다. 매년 1월에 열방의 땅 끝으로 가는 기도 아웃리치에 무슬림을 품고 기도하다가 튀니지를 처음 방문하게 됐다. 그리고 지난 10년 동안 무슬림권으로 아웃리치를 가서 기도했다. 2015년 무렵, 시리아 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고단한 이동경로를 보면서 어떻게 섬길 수 있을까 생각했다. 당시 독일로 아웃리치를 가게 되면서 난민들의 실상을 보게 됐다. 그때 난민들을 도와야겠다는 마음을 주셨고 한국에 있는 난민센터를 소개받았다. 그렇게 2018년에 처음 이호택 대표를 만나게 됐는데, 그때는 국내에서 하는 난민 사역이 익숙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어떻게 섬길까 고민만 했다.”

– 이렇게 식사를 섬기게 된 과정은?

이채선: “교회에서 생명기도라는 이름으로 기도운동이 시작됐다. 지난 1년 동안 생명을 살리는 부르심과 사명으로 기도했는데, 올 3월에 코로나 사태로 모든 사역 일정이 멈춰 섰다. 이후 소수의 인원들이 모여 기도를 하던 중 예전에 논의됐던 난민을 섬겨야 되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와서 주님께 묻고 있었다. 기근의 때에 요셉의 창고를 열고 먹이는 일에 역할을 해야 한다는 말씀을 받았다. 때마침 부활절 헌금을 흘려보낼 곳을 구하다가 피난처에 오게 됐다. 필요한 것을 물어봤더니 밥을 해달라고 하셨다. 올초 2개월 동안 교회에서 밥해먹으면서 기도해왔던 것이 이때를 위함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섬기면서 어떤 은혜가 있나?

이채선: “우리 여선교회 소속 성도들이 잘할 수 있는 ‘밥하는 것’으로 하나님 나라를 회복하시고 하나님의 선교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감격스럽다.”

최경옥 권사: “기도를 하면서 난민에 대해 알았다. 독일에 갔을 때 난민을 보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았다. 나이 일흔이 된 지금도 하나님 일에 끼워 주신 게 너무 감사하다. 밥 하는 것이 힘들 수도 있지만 힘들다는 생각 안하고 기쁘게 섬기고 있다.”

김주연 장로: “이곳에 오기 위해서 전날 장도 보고 이 시간을 위해서 기도도 한다. 우리는 그냥 아줌마들이고 기도도 많이 해보지 않았지만, 합력해서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경험한다. 오늘도 처음 해보는 음식들인데, 하나님이 도와주시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 이곳에서 난민들을 만나면 어떤 생각이 드나?

이채선: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면서 난민들이 이곳까지 어떻게 오게 됐는지 이야기를 듣고 기도한다. 다양한 나라에서 왔다. 콩고, 에티오피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터키, 이집트, 이란, 케냐, 모로코…. 열방이 다 모여 있다. 이들이 말씀을 나누고 기도하는 모습을 본다. 그 중 한 명은 이렇게 고백했다. “난민이 되고 난 다음 예수님을 만났다. 난민이 된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주님이 나를 쓰시기 위해 이런 여정으로 인도하셨다는 것을 믿는다.” 그리고 그는 덧붙였다. “한국교회가 난민들을 섬겨야하는 사명이 있다.” 난민으로서 이렇게 당당히 고백하는 그의 말을 들으며 하나님이 분명히 일하신다는 것을 깨닫는다.”

– 교회에서는 난민 사역에 대한 반응이 어떠한가?

이채선: “많은 재정을 들여서 선교도 가는데 자발적으로 걸어 들어온 난민들을 당연히 돌봐줘야 한다고 말한다. 선교지에 가도 기도하고 밥하고 교제하는 일 가운데 하나님의 역사를 보게 된다. 독일에서도 난민을 향한 하나님의 특별한 계획이 있다는 것을 보고 왔는데 이곳에서도 선교지에서 하는 일들을 똑같이 하고 있다. 선교 사역을 시작한 초창기에는 다소 전투적이었다. 기도하고, 실제적인 복음을 나눠야 선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내 입술로 표현하지 않아도 마음을 표현하고 마음을 나눈다.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선교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하나님이 보게 해주신다. 밥 해주는 것이 무슨 선교냐고 하겠지만 하나님은 이 시간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만지고 계신다. 선교는 하나님이 하신다는 것을 확신하게 된다. 처음부터 이 사역을 주셨으면 귀하게 여기지 않았을 것이다. 현장을 먼저 경험하게 하신 주님께 감사한다.”

– 사역을 통해 어떤 은혜가 있나?

김주연: “오병이어가 생각난다. 우리는 작은 것으로 시작했는데 많은 사람을 먹이시면서 이 모든 것을 주님이 채워 가시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이채선: “기도하면서 룻기에 나오는 고엘을 말씀해주셨다. 기업 무를 자의 역할은 희생이었다. 내가 지불하지만 내 이름으로 얻는 것이 아니었다. 철저한 희생, 손해 보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그리스도인의 사명에 대해 보게 하셨다. 철저히 내가 수고하고, 희생해서 함께 살게 되는 이 일로 부르셨다. 이것이 교회에게 주신 사명이며, 바로 고엘 공동체가 교회의 사명이었다.” [복음기도신문]

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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