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은식 칼럼] 드라마에서나 나올 것 같은 삶

▲ 거리의 노숙인과 교제하며 복음을 전하고 있는 프레이포유 사역자들(사진: 프레이포유 제공)

손은식 목사는 2013년 말부터 서울 시내의 노숙자와 홀로 사는 어르신을 돕고 기도하는 프레이포유 사역으로 이 땅을 섬기고 있다. 이 칼럼은 손은식 목사와 프레이포유 사역을 섬기는 사역자들의 사역일기를 소개한다. 이번 회는 함께 동역하는 이서광 형제의 사역일기다. <편집자>

2020년 6월의 마지막 날!

올해의 절반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장마의 영향으로 어제 저녁부터 내리는 비가 아침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하려는 것 같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무더운 날씨에 사역을 하는 것이 좋은지 날은 선선해도 비오는 날이 좋은지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고민이 많이 될 것 같은데 저마다 다 장단점이 있으니 하나님께서 주신 날이니 불평하지 말고 하루하루를 감사한 마음으로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비가 내려 우산을 써야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시원한 날씨로 덥지 않으니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역지인 영등포역으로 향했습니다. 영등포역에 모여 감사나눔과 기도를 드린 후 사역을 시작하였습니다. 궂은 날씨에 공원쪽에 많은 분들이 계시질 않아 서둘러 영등포역 대합실로 향했습니다. 대합실에 들어서니 비 때문인지 다른 날보다 많은 분들이 대합실에 계셨습니다.

이곳에 매주 나오다보니 웬만한 거리 분들은 얼굴을 거의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김밥을 드리다가 낯선 얼굴의 어머니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머니께 다가가 김밥을 드리며 말을 걸었는데 처음에는 굉장히 많이 경계를 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렇게 두세 마디를 나누고 나니 얘기할 상대가 많이 그리웠는지 그 다음부터는 술술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으셨습니다.

지역은 말씀을 안 하셨지만 어느 작은 산골마을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어머님은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을 도와 농사를 지으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학교도 못 다니고 집안일만 하다 18살이 되던 해에 부잣집 대리모로 팔려갔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아이 셋을 낳아주고 쫓겨나듯 그 집을 나와 거리에서 생활을 하다 어떤 남자를 만나게 되어 결혼식도 못 하고 혼인 신고만 한 채 같이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처음 한 달 정도는 남편이 무척 잘 대해줬는데 아이가 생기고 나자 태도가 돌변하여 하루가 멀다하고 어머님께 폭력을 행사했다고 하며 아이가 태어나자 그 정도가 더 심해졌다고 합니다. 이렇게 지내다가는 아이에게까지 피해가 갈 것 같아 핏덩이 아이를 안고 빈 몸으로 야반도주를 하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도망쳐 이름 모를 공원에 도착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아이와 노숙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며칠을 그곳에서 굶으며 지냈는데 갑자기 아이가 설사를 하고 정신을 잃어 아이를 들쳐 업고 눈에 보이는 약국으로 들어가 약사에게 아이 좀 살려달라 애원하니 약사 분께서 아이에게 약을 먹이고 치료를 해 주며 한 아저씨를 소개시켜 줬다고 합니다. 그분이 공원에서 할 수 있는 부업을 소개해 줘 부업을 하며 약간의 돈을 벌어 끼니는 때울 수 있게 되었다고 하며 그렇게 공원에서 두 달 정도를 보낸 어느 날 한 할머니가 공원을 지나다가 어머님과 아이를 한동안 보고 계시더니 자기와 함께 가서 살자고 하며 손을 잡고 끌다시피 하여 할머니 집으로 데리고 가 그곳에서 함께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할머니 집은 4층 빌라였고 할머니는 1층에 사셨는데 그 할머니는 어머님과 아이를 친딸과 손녀처럼 예뻐하고 잘 대해줬다고 합니다.

그렇게 2달 정도가 흐른 뒤 한 젊은 부부가 할머니를 찾아왔는데 알고 보니 같은 빌라 맨 위층에 살고 있는 할머니의 아들 부부라고 하며 아들 부부가 결혼한 지 시간이 꽤 지났는데 아이가 없다고 하며 어머님의 아이를 입양하고 싶다고 하였답니다. 처음에는 할머니한테 화가 많이 났는데 생각해보니 아이를 입양 보내는 것이 아이를 위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날 밤 그 할머니 집을 나왔다고 합니다. 딸을 보내고 아무 삶의 의미가 없어 이리저리 거리를 떠돌며 4개월 정도를 거리에서 보내다 삶을 포기하려 마음을 먹었는데 그 순간에 한 아버님을 만났다고 합니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가 너무 깊어 더 이상 사람을 믿고 같이 살 생각이 없었는데 그 아버님은 다른 사람들과는 달라보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 번 더 속는 셈치고 가리봉동에 보증금 500만원에 월 30만원짜리 방을 얻어 살림을 시작했는데 그 전까지는 느껴보지 못했던 행복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렇게 행복감에 젖어 몇 년을 살았는데 또 다시 어머님에게 불행이 찾아왔다고 합니다. 아버님이 폐암 판정을 받아 짧은 기간 투병 생활을 하다 하늘 나라로 떠났다고 합니다.

어머님은 그 슬픔에 거의 폐인처럼 방에서만 생활을 하다 월세를 못내 방에서 쫓겨났다고 합니다. 입고 계신 옷이 깔끔해 보여 거리로 나오신지 얼마나 됐냐고 여쭤보니 오늘이 8일째라고 하십니다. 거리 생활이 길어지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에 기초수급 받기를 권해드렸는데 가족 관계 증명서에 부양 가족으로 등록이 돼 있는 사람이 있어 힘들다고 하시며 한숨을 쉬셨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데 다른 일이 있다고 자리에서 일어나셔서 아쉬움이 컸지만 다음 주에 다시 만나길 약속하며 저도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하나님! 오늘 만난 어머님의 삶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떻게 저런 삶을 살아 오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며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얘기인 줄 알았는데 현실적으로 그런 삶을 사셨다는 얘기에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하나님! 하나님께서는 어머님의 모든 아픔을 알고 계시니 안아주시고 보듬어주시고 이제라도 평안함을 얻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복음기도신문]

손은식 목사 | 2012년 거리 기도로 시작, 2013년에 프레이포유라는 이름으로 거리의 노숙인, 외로운 어르신 등을 방문,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예수님을 전하고 그들의 손을 잡고 간절히 기도하는 길거리 전도 사역으로 이 땅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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