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희 칼럼] 너희는 가서 그들과 그 사랑을 나누라

ⓒ 박계환

[고정희 선교사의 주님이 사랑하시는 것(9)]

일본 도쿄에서 남쪽으로 자동차로 4시간(총알열차로는 2시간) 정도 내려오면 장어덮밥으로 유명한 ‘나고야’시가 있다. 그 옆에 차로 30분 정도 거리에 자동차로 유명한 작은 도시 토요타라는 지역이 있다. 우리 가족은 그 곳에서 5년간을 살았다.

원래는 ‘고로모(擧母)’라는 지역이었는데 토요타 자동차가 유명해지면서 지역 이름도 바뀌었다. 이곳에는 유명한 자동차 회사가 있어서 외국인 노동자가 많이 살고 있었다. 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한 곳에 집단을 이루어 살고 있었다. 일본이지만 일본 같지 않은 조금은 방치된 느낌의 동네였다. 우리 가족이 일본으로 처음 가서 살 게 된 집이 그곳이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최고의 집이고 지역이었다. 처음엔 잘 몰랐다. 허락하심에 순종했을 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인은 우리 가족 뿐 이었다. 하나는 외롭지만 하나라서 또한 충분하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은 한국인 주재원들도 많이 있지만 인근 나고야, 오카자키 등 좀 더 큰 도시에서 살고 있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조선인 한 가족을 아주 극적으로 만났다.

두려움이 있어도 그 만남에 순간순간을 순종하게 하신 은혜가 감사하다. 그들은 ‘조선 사람 입니다’ 소리 한번 내지 못하고 일본인척하며 살고 있었다. 외로운 우리는 외로운 그들과 금방 친한 친구가 되었다. 하나님의 작전이었다. 언어가 통하니 얼마나 좋은지…

할아버지의 아버지 때부터 70년이 넘는 세월을 외롭게 살고 있었다. 외로운 그들에게 먼저 친구가 되어 주라고 우리 가족을 보낸 것이었다.

‘당신들은 더 이상 외롭지 않아요. 정말 더 좋은 친구 예수님이 있어요’.

남한도 북한도 아닌 조선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것이 왜 그리 견고한 진이 되었는지… 머리에 커다란 빨간 뿔이 달렸다고 하며 아무도 친구가 되어 주질 않았다. 주님이 말씀하신다. 견고한 진도 무수한 이론도 주님 사랑으로 무너뜨릴 수 있다고 한다. 손에 못 박히면서 사랑하고, 그 못을 박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그 사랑이다. 너희는 가서 그들과 그 사랑을 나누는 친구가 되어 주라고 하신다. 단지 그러고만 있어도 된다고 하신다.

주님! 70년을 넘게 외롭게 사는 그들에게 많은 친구가 만들어지게 하소서!
그 친구로 더 좋은 친구를 만나게 하소서!

손에 못 박히면서 사랑하고 그 못을 박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친구입니다. [복음기도신문]

고정희 선교사 | 2011년 4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가족이 일본으로 떠나 2014년 일본 속에 있는 재일 조선인 다음세대를 양육하는 우리학교 아이들을 처음 만나, 이들을 섬기고 있다. 저서로 재일 조선인 선교 간증인 ‘주님이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고 싶었다'(도서출판 나침반, 2020)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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