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선교의 어머니’ 문준경 전도사… 세간에 알려진 일대기 사실과 달라

▲ 문준경 전도사. 사진: wgmnews.com 캡처

‘섬 선교의 어머니’로 불리는 문준경(1891~1950) 전도사의 일대기가 세간에 알려진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최근 문 전도사의 남편 정근택(1892~1950)씨의 4대손인 정원영 목사(제일성결교회)가 밝혔다고 국민일보가 5일 전했다.

최근 책 ‘영원한 전도자, 하나님의 사람 문준경’을 발간한 정 목사는 “문 전도사가 불륜의 남편에게 버림받은 불행한 여인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1908년 결혼 후 10여년간 문 전도사 부부는 좋은 부부의 본보기가 되는 생활을 했다. 그러나 자녀가 생기지 않아 남편 정씨가 두 번째 결혼을 했다. 대를 이어야 한다는 문 전도사의 권유로 이뤄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첫날 밤부터 정씨가 문 전도사를 소박시켰다는 내용이 왜곡됐음을 증명해주는 것은 정씨가 두 번째 부인인 소복진씨와 낳은 첫딸 정문심씨다. 문 전도사는 1919년 시아버지의 별세로 3년 상을 치른 이듬해 1월 남편의 두 번째 결혼을 주선했다. 문 전도사는 이들 사이에서 여덟 달 만에 태어난 아이와 난산으로 어려움을 겪은 산모를 정성스럽게 돌보며 살려냈다. 이를 지켜본 큰 시숙은 문 전도사의 성을 따서 아이의 이름을 문심(文心)이라 지었다.

정씨와 소씨가 문 전도사의 복음 사역을 방해했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문 전도사는 남편이 두 번째 결혼을 한 후 홀로 생활했다. 문 전도사는 평소 소씨와 다정한 사이였다. 법적으로는 문 전도사의 자녀였던 소씨의 자녀들은 문 전도사를 어머니로 부르며 잘 따랐다.

문 전도사는 무슨 일이 생기면 항상 정씨와 의논했다. 문 전도사가 경서성서학원에 입학하고 증동리교회 등을 개척할 때도 정씨가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서남해 해상왕’이라 불린 정씨는 해방 후 목포어업조합(수협의 전신)의 초대 대표로 지역사회에서 영향력이 있었고 많은 선행을 베풀었다.

한편, 문 전도사의 일대기는 85년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에서 출간한 책 ‘섬마을의 순교자’, 이현갑 목사의 책 ‘순교자 문준경’을 통해 알려졌다. 2000년대 후반 문 전도사를 조명한 책과 영상이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문 전도사는 한국교회의 순교 유산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정 목사는 고등학생이던 85년 책 ‘섬마을의 순교자’를 읽고 이상한 점을 한눈에 알아봤다고 했다. 정 목사는 “자랑스러운 할머니는 버림받은 여인, 할아버지는 부도덕한 사람으로 묘사됐다”면서 “2000년대 들어 할머니의 이야기는 한국교회가 주목하는 이야기가 됐다. 두 책과 방송사의 영상물까지 더해져 그 이야기가 사실인 양 정설로 굳어졌다. 이 같은 내용으로 유족들은 30년 이상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섬마을 순교자’와 ‘순교자 문준경’은 문 전도사의 수양딸인 고 백정희 전도사의 증언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백 전도사는 1940년부터 10년간 문 전도사와 생활하며 사역을 도왔다. 정 목사는 “백 전도사가 문 전도사와 동거하던 시대는 문 전도사가 이미 정씨를 떠나 사역자의 길에 깊숙이 들어와 있던 때였다”며 “불행한 부부 생활로 고통받았던 백 전도사 자신의 삶이 일부 투영되면서 두 사람이 정상적 부부가 아니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씨의 후손들은 처음 책이 나왔을 때 당시 기성 총회장인 고 이만신 중앙성결교회 원로목사에게 항의했다. 이 목사는 문 전도사의 수제자이자 외가 쪽으로 조카뻘인 사이다. 이 목사는 직접 감수하지 못했다며 사과했고 이후 책이 다시 나올 때 사실대로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2014년 기성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활천’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그릇된 부분을 바로잡았다. 그러나 이후에도 문준경전도사순교기념관 내 전시물과 책 등에는 수정된 부분이 반영되지 않았다.

정 목사는 “문 전도사는 자신의 고난이 복음을 위해 조성된 하나님의 뜻으로 해석했다”며 “남편 정씨의 영향력과 지원이 있었기에 폐쇄적 특성이 강한 섬에서 선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고난을 우연으로 여기지 않고 연단의 과정으로 해석한다면 문 전도사처럼 자신의 사명을 알게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크리스천들이 이 점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문 전도사는 1927년 회심한 뒤 전남 신안을 중심으로 다도해의 섬들을 돌면서 복음을 전하고 진리·증동리·대초리·방축리 교회 등을 설립했다. 50년 10월 증동리교회 근처 바닷가에서 공산당원들에 의해 순교했다.

크리스천 퍼스펙티브

우리 시대에 알려진 많은 역사적 사실이 실제와 다르게 알려진 부분이 많다. 이는 어느 누구도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기술하기 어려울뿐 아니라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역사적 기술은 승자의 관점에서 기록된 사실인 경우가 많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이론적 논쟁 역시 지나간 역사적 사실의 왜곡과 오해에서 비롯된 부분이 많음을 인정하자. 나와 다른 관점을 갖는 사람이나 공동체를 혐오하기보다 서로가 다른 관점을 갖고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며, 겸손한 태도로 주님이 진실을 깨닫게 해주시기를 구하자. <UTT(Understanding the times)제공>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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