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교회의 승리

▲ 그림 설명: 요셉 보이스, , 1982-1987년, 카셀 Fridericianum Museum. 1982년 사진(왼)과 2008년 사진(오른).

1982년 제7회 카셀 도큐멘타에 초청된 독일의 미술가 요셉 보이스(Joseph Beuys)는 미술관 앞마당에 7000개의 돌비석을 쌓아 두고, 돌더미의 머리 쪽에는 떡갈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그는 이 ‘작품’을 <7000그루의 떡갈나무(7000 Oak Trees)>라 이름 붙였지만, 사실 당시에 떡갈나무는 단 한 그루뿐이었다. 어렵사리 7000개 비석을 설치한 작가는 이후 시민들에게 도시 곳곳에 떡갈나무 한 그루씩을 심도록 하였고, 심을 때마다 돌무더기에서 비석 하나씩을 가져다 나무 옆에 세우라고 했다.

처음 사람들은 미술관의 고풍스러운 전경을 돌무더기가 다 가린다고 불평했고, 7000그루의 떡갈나무를 과연 다 심을 수 있을지, 저 무지막지한 돌더미가 과연 다 없어질 수 있을지 의심하였다. 또는 설령 나무가 다 심긴들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으랴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차츰 한 명, 한 명 프로젝트에 자원하기 시작했고, 보이스의 작품은 1987년 제8회 카셀 도큐멘타가 개최될 때 7000번째 나무를 심음으로써 ‘완성’되었다. 이 5년 동안 사람들은 미술관 뜰에 가득했던 돌비석들이 하나씩 흩어지다 완전히 없어지고, 황폐했던 도시에도 생기가 도는 변화를 보았다.

40여 년이 지난 후, 이제 7000그루의 나무는 무성하게 자라 카셀을 어떤 도시보다 푸르게 만들었다. 안타깝게도 보이스는 작품이 완성되기 1년 전 사망하여 그의 아들이 대신 마지막 나무를 심었지만, 보이스의 소망과 믿음처럼 그의 작품은 결국 완성되었다. 모든 사람이 ‘예술가’이며, 이들에 의해 공동체가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사회적 미술’을 강조한 보이스의 주장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돌무더기에 불과했던 1982년의 사진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바알에 무릎 꿇지 않는 7000성도가 한데 모여 견고한 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흩어져 뿌리내리고 무성하여져서 생명으로 이 땅을 충만케 하는 것, 교회의 승리가 다른 의미가 아닌 이런 것은 아닐까? [복음기도신문]

이상윤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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