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껏 내리친 망치… 손가락을 가격하다

일러스트=고은선

오랫동안 집 짓는 일을 해왔던 나는 지난달 건물 보수 작업을 부탁받았다. 겨울이 오기 전에 단열이 되는 출입문으로 교체하는 작업이었다. 쉽게 여겼던 작업이 의외의 변수가 속출했다. 건들지 말 것을 하는 후회스럽고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벽에서 문을 분리하기 위해 문틀 위아래를 망치로 두들기기 시작했다. 그러다 망치로 내 중지손가락을 가격하고 말았다. 너무 아파 ‘악’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순간 주님은 기쁨으로 섬길 수 없는 나의 모습과 불평했던 나의 부끄러운 생각을 회개하게 하셨다. 다친 손가락이 욱신거리더니 이내 시렸다. 다치지 않은 손가락들과 비교가 됐다. 그동안 나는 그 은혜를 깊이 생각하지 않고 당연하게 무시하며 살고 있었다는 것이 깨달아졌다. 주님은 망치 사건을 통해 지난 과거를 생각나게 하시며 나의 존재가 어떤 존재였는지를 기억나게 하셨다.

지난 군대 시절 나는 원치 않던 사고를 일으켜 그 대가를 치르는 일이 있었다. 독방에서 100일을 지내며 이제껏 누려왔던 세상과는 다른 새로운 세상을 맛보았다. 자유가 없는 감옥 안에서 비로소 자유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 2평이 안 되는 작은 공간에서 ‘나’라는 인간을 또 다른 각도에서 정확하게 보았다. 세상은 하나도 바뀐 것이 없이 그저 창살문 두 곳을 통과했을 뿐이지만, 내 의지로는 더 이상 이곳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인정하고 나면 사람이 온순해지고 순종적인 모양으로 변해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 시간을 지나며 아쉬울 때는 급하게 매달리다가 아쉬울 게 없어지면 이내 마음이 바뀌는,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의 두 마음처럼 사람은 호흡이 있는 동안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존재인 것을 깨닫게 됐다. 도무지 희망도 보이지 않고 절망 가운데 삶을 포기하고 싶었을 그때, 성경 말씀 한 구절이 위로가 되면서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진실로 정의를 시행할 것이며”(사 42:3)

날씨가 추워져 기온이 떨어지면서 가운데 손가락이 시려온다. 이럴 때마다 주님이 깨닫게 하신다. 고난 없이 선교는 뚫어지지 않는다. 이기적인 존재였던 내게 찾아온 고난은 주님이 나를 선교하시는 현장이었다. 존 파이퍼의 메시지가 생각났다. “고난과 고통, 희생의 이러한 것들이 올 때 불편하게 생각하지 말자. 이것은 우리가 당연히 감당해야할 십자가의 몫이다.”

내가 죽은 십자가를 붙들고 가짜인 세상에 속지 않을 것이다. 말씀을 접할수록 일생을 복음에 맡길 때 복음이 나를 규모 있게 경영하신다는 것이 실감이 된다. 오늘도 그 주님을 기대한다. [복음기도신문]

최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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