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말씀을 가진 정직한 목자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 김근수 총장(칼빈대학교). ⓒ 복음기도신문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국 사회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혼돈의 시대를 맞고 있다. 더욱이 한국교회 역시 이러한 여건에서 자유롭게 드릴 수 없는 위축된 예배 환경과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한 이때, 믿음의 공동체는 어떤 모습으로 대처하고 있을까? 칼빈대학교 김근수 총장을 만나 신학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청취했다.

– 바쁘신 일정 가운데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근 코로나 때문에 학교가 어려운 시기를 맞았을 텐데, 학교는 어떤 상황인지요?

“대면 수업을 하지 못하고 비대면 수업을 하다보니 인격 교육이 쉽지 않아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교육이 얼굴과 얼굴을 마주 대해야 되는데 매체를 통해서 하니까 지식 전달은 되지만, 가슴에서 가슴으로 가는 감정은 전달이 안돼요. 이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질병 때문에 교육의 어떤 부분들이 통제를 받아요. 시간의 제약이 있어요. 다양하게 인문학도 공부해야 되는데 못하고, 필수 과목만 공부하게 됩니다. 또 등록금도 반환하다 보니 경제적인 어려움도 있습니다.”

– 2018년 총장으로 취임하실 때 피 묻은 십자가의 의미를 학생들에게 심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는 기록을 봤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반영이 되고 있는지요?

“성경의 가장 핵심적 사건은 십자가 사건 아니겠습니까. 십자가 없는 신학은 철학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피 묻은 십자가의 복음, 그리스도의 대속의 죽음과 육신적 부활을 몸으로 느끼면서 하는 그런 목회를 하자는 것이 학교의 강조점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개혁 신학의 강조점이기도 합니다.”

– 칼빈대의 비전이나 교육을 통한 인재상이 어떤 모습인지요?

“우리는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측에 속해 있는 학교입니다. 우리 학교는 6.25전쟁 이후에 신학의 필요성을 느껴 총신대학교 야간부로 출발했어요. 우리의 신학 체제는 흔들림이 없는 개혁주의 신학입니다. 외국에서는 개혁주의를 칼빈주의라고 합니다. 칼빈주의는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주의입니다. 성경을 해석하는 데 있어 인간의 사상을 1차적으로, 성경은 2차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아주 싫어하는 교파입니다. 우리 졸업생들도 성경 목회를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고, 학교 교육도 성경 교육이 주가 되어 있습니다.”

– 위기를 맞은 이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주실 수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코로나 전, 후의 목회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이것은 중요한 논쟁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한국교회는 코로나뿐만 아니라 전쟁이라든지 여러 많은 어려운 시련기를 겪어 왔습니다. 문제는 교회가 가지고 있는 신학과 신앙과 생활이 문제입니다. 신학이 흔들리면 생활이 흔들리고, 삶이 받쳐주지 못하면 세상 사람들은 교회를 비난하게 됩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빛 가운데 살아라.’고 주문합니다. 그런데 상식 수준에서 봐도 부족한 사람들이 교회에 모여 있는 것을 볼 때, 교회를 업신여기고 박해해요. 그런 시점에서 본다면 결국 교회의 문제는 목사의 문제이고, 무엇보다 목사의 신학관이에요. 결국 성경관이 문제로 귀결되네요. 성경을 하나의 고대 소설처럼 좋은 교훈이나 끄집어내는 정도로 생각하는 것은 정말 문제입니다. 구약의 역사를 전쟁의 이야기로 풀이하면 삼국지 읽는 것이나 다름없어요. 그래서 정말 살아있고 생명을 주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접하지 못하는 교회들이 많아요. 그런 교회는 대면이나 비대면이나 똑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럴 때 목사들이 새로워져야 됩니다. 목사들이 개혁이 되어야 합니다. 목사들이 말씀으로 돌아가서 그 말씀 속에서 튀어나온 선지자처럼 외치고, 말씀대로 살면 교회는 얼마든지 회복이 가능하고 또 시대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교회사를 보면 도덕적, 영적으로 타락했을 때 그 직후에 주님이 부흥을 허락하시고, 특히 그런 영적대각성의 중심에 대학이 자리 잡았던 기록이 적지 않습니다. 혹시 우리나라는 지금 어떤 상황일까요?

“그 점에서 부끄럽게 생각해요. 왜냐하면 오늘날 성도들도 말씀을 사모하는 열정이 많이 식어졌어요. 비교해서 죄송하지만 저희들이 신학교 올 때에는 새벽기도 한 번 빠지면 신학생을 그만두는 줄로 생각할 정도로 철저했는데 요즘 신학생들은 그렇지 않아요. 기도도 식었고 말씀의 열정도 식었어요. 그러니까 마치 자갈밭이나 가시밭에 씨를 뿌리는 그런 기분도 들어요. 저는 부흥을 경험한 예일대학교 출신인데, 그 예일대에서 회중운동이 일어났습니다. 미국의 전통적인 장로교회가 너무 규격에 엄격한 예배를 드렸어요. 하나님 면전에 있는 것처럼 옆에 누가 와도 눈도 안 돌리고 수직적인 예배를 드렸는데, 분위기는 초상집 분위기였어요. 이것을 반대한 게 회중 운동이에요. 잔칫집으로 가자는 것이죠. 저는 회중 교회가 많이 부흥을 하고 역사에 많이 기여를 했다고 생각해요. 우리 한국교회도 초상집 교회가 아니라 잔칫집 교회로 가는 운동이 많습니다. 그런 것 중 하나가 선교적 교회인데 작은 교회 운동입니다. 그래서 집단적 회개 운동은 우리 한국교회의 체질이나 규모를 봐서는 쉬운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작은 운동, 작은 승리 운동, 말씀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것들이 일어나서 전반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그런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서 우리 학교가 그런 방향으로 교육을 하고 있어요.”

– 졸업생 중에서 그렇게 성경 말씀에 집중하는 목회를 하는 분들이 있겠지요?

“많습니다. 큰 교회도 있지만, 작은 교회나 농어촌 교회에서 선교적 교회를 만들어보려고 애를 쓰는 목사님들이 많아요. 1만 명이 넘는 졸업생들 중에 현재 선교사들만 700여 가정이 나가 있어요.”

– 총장님께서 지금 후학들에게 어떤 내용을 가르치고 계십니까?

“제가 예일대에서 공부할 때, 인상 깊었던 것이 백낙준 박사님의 흔적이었습니다. 그분은 한국 사람으로서 예일대 초기 졸업생입니다. 그분이 연세대학교 총장을 하실 때 학생들에게 많은 존경을 받아서 학생들이 아버지라고 불렀어요. 총장님보다는 아버지. 그런 훌륭한 분들이 앞으로 나오기 위해서 툴이 필요해요. 자기 자질이 있어야 되는데, 그것이 어학입니다. 그래서 저희 학교는 어학 공부에 힘을 기울이려고 애를 써요. 제가 늘 이야기하는 것이 ‘영어도 한 마디 못하면서 지도자 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이제 공통 방언이니까 영어부터 하라. 방학 때는 영어만 하라.’고 합니다. 좀 더 두고 봐야 될 것 같아요.”

– 끝으로 원로로서 이 시대를 향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무엇을 하는 사람이 되는가 보다 먼저 좋은 목사가 돼서 나갈 수 있도록 섬기고 있습니다. ‘목사가 되고 전도자가 되기 전에 사람이 되라.’는 교훈이 있어요. 좋은 바탕이 있어야 좋은 목사가 되고 선교사가 되더군요. 그래서 오늘 이 시대에 필요한 진정한 인물은 큰 인물이 아니고, 말씀에 녹아 있는 따뜻한 인품을 가진 정직한 목자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어떻게 믿어야 할 것인가?’하는 기본적인 것을 충실히 가르치는 학교가 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복음기도신문]

대담 김강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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