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선 칼럼] 도대체 그런 섬김은 어디서 나오는걸까?

ⓒ 안호성

L 집사 가정이 있다. 교제한 지 20년 즈음 되었다. 중국에서 선교하다가 가끔 한국에 오면 나와 내 가족에게 이것저것 맛있는 것도 사주고 필요한 물품도 구입해주었다.

선교가 불법인 중국에서 추방되어 이즈음의 나는 한국에서 사는데 상가건물 얻어 사니까 단열이 안 된 벽 사이로 추운 기운이 몸으로 스며온다. 중국에서도 방안에 텐트 치고 살았지만 그래도 거실 온도가 내복 입고는 지낼 만 했다. 선교를 추운 지방에서 할 사명인지 나는 한국에서도 방에 텐트치고 오리털 파카를 입고 산다.

아내는 중국의 추운 동북지방의 풍토병에 걸려 뼈가 심한 통증을 느끼게 하며 기형(奇形)으로 자란다. 나 때문에 고생하는 아내를 생각하면 늘 미안하다.

L 집사가 다녀 간 후에 L 집사의 아내인 S 집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너무 추운 것 같으니 여름에는 에어컨이 되고 겨울에는 난방이 되는 인버터 에어컨을 하나 사서 보내겠다고 한다. 내 아내가 전화를 받았는데 절대 사지 못하게 했다. 대신 다섯 방향으로 온기가 나오는 오방난로를 하나 부탁했다. 며칠 후 택배로 온 오방난로가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그런데 내 마음이 너무 아픈 것은 며칠 후에 발생했다. L 집사가 일이 있어서 내가 사는 곳 근처에 올 때에 가족을 다 데려왔다. L 집사가 일을 보는 사이 S 집사와 두 아이들이 나의 집에 함께 있었다. 저녁 식사를 하고 이것저것 사는 이야기를 듣는데 L 집사의 사업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 미련한 사람들은 자기 사는 것은 챙기지 않고 내가 추울까 봐 인버터 에어컨을 사서 보내겠다는 것이었다.

내가 뭔데? 목사라서? 선교사라서? 나는 그리스도인들에게서 종종 놀라움을 느낀다. 도대체 저런 마음들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성령님으로부터 오는 것이겠지.

나는 요즘 이희철 선교사로부터 빵 만드는 것을 배워서 버터를 넣은 식빵을 만드는 것에 도전하고 있었다. 그날도 빵을 굽고 있었다. 그런데 이 빵이 맛있게 구워졌다. 나의 가족과 L 집사 가족이 그 밤에 빵을 함께 나누어 먹었다. 그리고 나머지는 싸주었다.

떠나가는 L 집사의 차를 보며 주님께 기도했다. 길을 열어달라고. [복음기도신문]

조용선 선교사 | GMS(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선교회) 소속으로 중국에서 사역 중 추방된 이후 인터넷을 활용한 중국 선교를 계속 감당하고 있으며 세계선교신학원에서 신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복음기도신문]

<저작권자 ⓒ 내 손안의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복음기도신문 >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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