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을 섬기며 두 달에 성경 일독하는 은혜 누리다


믿음의 다음세대를 양성하는 헤브론선교대학에서 생활하면서 이번 학기에는 주방을 섬겼다. 6개월 동안은 하루에 몇 번씩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주방으로 가야했다. 처음 주방 직임을 맡았을 때는 너무 힘들었다. 매 끼니마다 100명 가까이 되는 인원의 식사 준비와 마무리, 정리를 하고 비는 시간에는 재료 준비를 하는 게 힘들었다. 잠이 모자라서 신경이 민감해지고 짜증이 났다. 군대시절 잠 안자고 훈련받던 때가 생각났다. 그래도 군대는 일주일 훈련하면 그 다음 주는 쉬는데 이곳은 6개월을 연속으로 해야 하니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막막했다. 그래서 하나님께 기도를 하며 내가 이 사역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잠이 부족해 신경이 민감해져 짜증이 나는 것을 해결해 달라고 구했다.

하나님이 내 기도를 들어주셨는지 2주가 지나니 몸이 적응이 되었다. 식사준비를 하는 것이 힘들지 않았다. 무념무상의 상태로 아무 생각 없이 기계적으로 일을 하다 정신을 차려보면 일이 다 끝나있었다. 주방 일이 힘들지 않으니 남는 시간에는 기도와 말씀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최소 2시간 이상 개인기도, 틈나는 대로 성경을 읽어서 한 달 반 내지는 두 달 내에 성경을 일독을 하고, 성경 외의 일반 책도 여러 권 읽었다. 하나님이 힘을 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일러스트=고은선

또한 주방 팀원들의 배려와 섬김으로 팀원들 간에 큰 갈등도 없었기에 그것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어딜 가든 인간관계에서 힘들어지면 모든 게 다 힘들어지는 법인데, 여기서는 지체들이 기본적으로 상대방을 섬기려 하고 배려하려는 자세로 대하다 보니 내가 초반에 많이 힘들어 하였음에도 다들 잘 받아주셔서 큰 문제 없이 지나갔다. 너무 감사하다. 주방을 섬긴다고 해서 한 학기가 매우 힘들 줄 알았는데 오히려 영적으로 풍성히 누리는 학기가 됐다.

다음 학기면 헤브론선교대학교에서 4년의 사역기간을 채우게 된다. 마지막 학기를 무슨 직임으로 어떻게 보내야 할지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맡겨드린다. 주방 직임을 다시 해도 상관없다. 다만 일만 하는 세월이 아니라 기도와 말씀으로 하나님과 풍성한 교제를 누리는 시간이 될 것이다. [복음기도신문]

여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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