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호 칼럼] 심령이 가난한 자

ⓒ 복음기도신문 자료사진

2021년 새해 주님은 내게 마태복음 5:3 절, 산상수훈의 8 복 중 첫 복을 약속의 말씀으로 허락해 주셨다.

헬라어 본문을 개역 개정은 이렇게 번역을 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팔복이 시작되는 헬라어 문장을 순서대로 따라가 번역하면 이렇다.

Μακάριοι οἱ πτωχοὶ τῷ πνεύματι, ὅτι αὐτῶν ἐστιν ἡ βασιλεία τῶν οὐρανῶν.

선포: 마카리오이 – 복이 있도다
누가: 호이 프토코이 – 그 가난한 자들(이)
어떻게: 토 프뉴마티 – 그 영으로, 그 영이 주도가 되어 복이 있는
이유: 호티 – 왜냐하면
설명: 아우톤 – 그들의 것
에스틴 – 이다(이[기 때문이]다)
헤 바실레이아 톤 우라논 – 그 하늘 나라(가

포렌식(forensic) 구도로 성경 보아야
마 5:3 말씀을 잘 이해하려면 팔 복이 기록된 헬라어 문장의 문자, 문법, 문학, 문맥을 포괄적으로 넓게 보는 것이 필요하다. 일명 포렌식(forensic) 성경 묵상 & 해석이라 말할 수 있겠다. 여기서 말하는 “forensic”(i.e. closely investigating) 이란 영어 단어는 검찰 수사 용어다. 범죄 자료를 다 감추고 부수어 오리 발을 내밀고 입을 씻는 범죄자를 향해 검사가 고문을 해서라도 진실을 찾아내어 고백을 받아내는 고도의 수사 방법이다. 이럴 때 헬라어에서는 이 단어, “ἀνακρίνω”(아나크리노)를 사용했다.

우리가 이렇게 성경을 보아야 할 이유가 있다. 그건 딤후 3:16 절 때문이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여기서 “모든 성경”에 해당되는 헬라어 단어는 “πᾶσα γραφὴ”(파사 그라페)는, 성경에 대한 독특한 명칭이다. 헬라어로 성경을 표현할 때 쓰는, 몇 개의 단어가 있는데, 여기에 쓰인 단어는 그 중에서 하나를 택했는데, “손으로 직접 쓴 모든 단어 하나”(every writings)를 말한다.

바로 이 성경이 “하나님의 감동으로” 즉, 정확히 번역하면, “하나님의 호흡으로” 되었기 때문이다. 참으로 감동이다! 그러니 하나님의 말씀(ad fontes)을 현미경을 가지고 영(靈)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다윗은 이렇게 기도했다: “나의 눈을 열어주사 주의 법의 기이한 것을 보게 하소서”(시 119:18)

“상고하다”(ἀνακρίνω)의 意味
이 포렌식(forensic)을 의미하는 헬라어 단어는 바로 베뢰아 사람들의 성경을 대하는 귀한 태도에서도 볼 수 있다.
(행 17:11) 베뢰아에 있는 사람들은 데살로니가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너그러워서 간절한 마음으로 말씀을 받고 이것이 그러한가 하여 날마다 성경을 “상고하므로”(ἀνακρίνω)

여기에 “상고했다”는 말이 헬라어 “ἀνακρίνω”(아나크리노)에 해당되는 포렌식(forensic) 단어의 의미다. 번역 성경들은 “forensic”(i.e. closely investigating) 이란 헬라어 단어 의미를 어떻게 반영했는지, 한글 “상고했다”는 단어를, 원문에서 어떻게 번역 했는지 영어 성경을 살펴보자.

NIV, examined the Scriptures (조사했다)
NLT, they searched the Scriptures (연구했다)
NET Bible, examining the scriptures carefully (주의 깊게 조사했다)

히브리, 헬라어 텍스트를 그대로 가져와 번역한, 위의 NET Bible 이 정확하게 번역했다. 단순한 묵상을 넘어, 주의 깊게(carefully), 접근하여, 바싹, 면밀하게(closely) 성경을 연구하고 조사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상고하므로”(ἀνακρίνω)의 의미다. 그래서 본문이 의도하고 있는 뜻을 그대로 들추어 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성경 해석자의 중요한 의무이다.
사도행전 17 장에 이어지는 내용 또한, 바울이 에베소 두란노 서원에서 제자들을 양육했던 방법도, 사용되고 있는 단어 형태들을 보거나, 문맥으로 보아서, 이런 성경 연구 방법이었을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행 19:8-9 바울이 회당에 들어가 석 달 동안 담대히 하나님 나라에 관하여 강론하며(διαλέγομαι) 권면하되(πείθω) 어떤 사람들은 마음이 굳어(σκληρύνω) 순종하지 않고 무리 앞에서 이 도를 비방하거늘 바울이 그들을 떠나 제자들을 따로 세우고(ἀφορίζω) 두란노 서원에서 날마다 강론하니라(διαλέγομαι)

성경해석은 본문에 그 어떤 것을 투사시켜 읽는 것이 아니라 그 본문이 말하는 모든 것을 이끌어 내어 그 안에 실재하는 어떤 것도 숨겨진 채로 남아 있지 않게하는 것이다. (Johann A. Bengel)

헬라어 언어유희, 학교(school)란?
여기 사도행전 19:8-9에 재미있는 단어가 있는데, 내가 보아서는, 헬라어 워드 플레이(word play, 언어유희)가 되어있는 것 같다.
“두란노 서원”(τῇ σχολῇ Τυράννου, 테 스콜레 두란누) 이란 말은 “두란노 학교”라는 말이다. 헬라어 “σχολῇ”(스콜레, 서원) 라는 단어에서, 영어 “학교”라는 단어, “school”이 왔다.
본문에 따르면 워드 플레이가 된 학교의 의미는 “σκληρύνω”(스클레루노, 강팍하다), 마음이 고래심줄처럼 완고한 사람들을 데려다가 거룩한 성령이 일하시어 변화시키는 곳이 바로 학교의 진정한 의미이다.

σχολῇ – 스콜레(ㅅ-ㅋ-ㄹ) – 서원, 학교
σκληρύνω – 스클레루노(ㅅ-ㅋ-ㄹ) – 강팍하다
school – 스쿨(ㅅ-ㅋ-ㄹ) – 학교

최고의 학교가 어떤 학교일까?
성경 텍스트를 정확하게 가르치는 학교일 것이다. 그 안에서 하나님 마음을 찾아내고 예수를 발견해 내고 하나님 나라를 가르치는 학교일 것이다(행 28:31).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를, 주의 얼굴을 구하는 학교일 것이다(마 6:33,시 27:8). 주의 말을 듣고 두려워 떠는 자들을 길러내는 학교일 것이다(사 66:2). 영혼안에 주께서 일하셔서 삶의 변화가 일어나는 학교일 것이다(롬 12:1-2). 내겐 시간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는, 해가 가면 갈수록 곱씹어지고, 더욱 마음속에 새겨지는 말이 있다.

최고의 신학은 텍스트다!
The best theology is text !
To be continued… (계속)
하나님 나라는 상거지의 것이니라 [복음기도신문]

김명호 | 헤브론선교대학교 성경언어대학 교수. 복음과 기도의 기초 위에 성경의 원어 연구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부흥과 선교완성을 위한 다음세대를 세우는 사역으로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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