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영 칼럼] 저는 주일학교 교사입니다

▲ 주일예배 시간에 가진 아이패드 증정식. 필자 제공

“엄마, 시험이 주일에 있어요.”

몇 년 전 독학사를 준비하던 이슬이가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이슬아, 괜찮아. 독학사시험 안 봐도 되고, 그 시험을 못 봐서 대학에 못 간다 해도 괜찮아. 시험보다, 대학에 입학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네가 주일학교 교사라는 거야.”

“엄마가 그렇게 말씀하실 줄 알았어요. 다른 방법을 찾아볼게요.”

이슬이는 흔쾌히 시험을 포기하고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대학교 3학년으로 편입했습니다.

미국의 39대 대통령이었던 지미 카터는 재임기간에 단 한 번도 주일을 어긴 적이 없습니다. 그는 퇴임 후 거처가 없는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운동을 이끌었는데 어디를 가든지 5일만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유명했습니다.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지미 카터 대통령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저는 주일학교 교사입니다. 하나님의 아이들을 가르쳐야하기 때문에 지금 돌아가야 합니다.”

에드워드 킴볼도 19세기 중반 보스턴에 위치한 주일학교의 교사였습니다. 그는 글을 읽지 못하는 한 소년에게 성경을 가르쳤고, 구둣방에서 일하던 소년을 찾아가 예수님의 사랑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소년의 삶이 놀랍게 바뀌는데 이후, 1억 여 명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됩니다. 그가 바로 미국역사 속에 위대한 복음전도자로 기억되는 D.L. 무디(Dwight L. Moody)입니다.

지난주, 주님의 교회에선 특별한 선물전달식이 있었습니다. 가수 션이 주일학교 교사들에게 아이패드를 선물해주신 것입니다. 처음엔 이슬이에게 선물하고 싶다며 연락을 주셨는데 이슬이가 그 선물을 주일학교를 섬기는 다른 친구에게 주고 싶다고 하자 션이 그 친구의 선물까지 함께 보내온 것입니다. 깜짝 선물을 받고 놀라는 두 선생님을 바라보며 꼬맹이 제자들도 덩달아 기뻐하며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주님의 교회 아이들은 주일이 가장 기다려지는 날이라고 말합니다. 유치부 아이들은 집에 갈 시간이 되면 선생님들과 헤어지는 게 아쉬워서 목 놓아 울기도 합니다. 매일 매일이 주일이면 좋겠다고 말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한때 화장(Makeup)을 해야만 밖에 나올 수 있었다는 여학생이 지금은 화장한 얼굴보다 더 예쁜 민낯으로 나와 예배합니다. 예전엔 모기만한 목소리였는데 지금은 용사처럼 기도합니다.

아이돌 그룹의 앨범을 모두 정리한 학생도 있습니다. 그 학생의 엄마가 전화해서 물었습니다. 교회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며, 어떤 말로도 설득되지 않던 아이가 목숨처럼 아끼던 아이돌을 정리한 것은 기적 같은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계속됩니다. 용돈에서 십일조를 떼어드리고, 유치부아이들이 사랑스럽다며 매주 간식을 사오고, 다른 친구를 전도해서 데려오기도 합니다.

토요일마다 부모님을 따라와 교회청소를 돕는 학생도 있습니다. 그 순종이 얼마나 예쁜지 아이의 미래가 기대됩니다. 예배시간에 말씀을 경청하며 노트에 꼼꼼히 적고, 주중에도 교회에 와서 찬송하고, 말씀으로 기도하는 아이들… 믿음이 추상이 아닌 실제가 되는 다음세대를 바라보는 감격이 참으로 큽니다.

이렇듯 아이들이 콩나물 자라듯 믿음의 키가 쑥쑥 성장하는 이유는 주님의 교회에 헌신된 교사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나무가 아름다운 열매를 맺듯 좋은 교사를 통해 아름다운 제자들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래전 지미 카터 대통령에게 기자가 했던 질문을 지금 주일학교 선생님들에게 똑같이 건넨다면 아마 우리선생님들의 대답도 지미 카터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주일학교 교사입니다. 하나님의 아이들을 가르쳐야하기 때문에 지금 돌아가야 합니다.” [복음기도신문]

지소영 | 방송작가로 오랫동안 활동하다 2013년부터 서산에 위치한 꿈의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학교와 교회를 중심으로 가정예배와 성경적 성교육 강의를 하고 있다. 결혼한 이후 25년간 가족과 함께 드려온 가정예배 이야기를 담은 ‘153가정예배’를 최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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