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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선 칼럼]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에서 움직인 사람은 스스로 인정한다

▲ 영화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

요즘 드라마에서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즐겨보는 것이 한국 드라마인 「오징어 게임」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를 하길래 나도 한 번 보았다. 그리고 밤새 보다가 체력이 달려 조금 자고 일어나 다음날 오전까지 다 보았다. 참 소름 돋는 장면도 있고 눈물 찡한 장면도 있다.

그 중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하는 놀이를 좀 생각해보았다. 술래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라는 말을 하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움직일 수 있다. 그러나 술래가 말이 끝나고 뒤돌아보았을 때 움직이는 사람이 있으면 지적을 하고 그 사람은 술래의 손에 잡힌 사람이 된다. 그러다가 몰래몰래 움직여 최종적으로 술래가 있는 곳까지 다가온 사람이 술래와 잡힌 사람의 손을 끊어주면 잡혔던 사람은 모두 도망쳐서 원래 출발했던 선까지 도망가야 한다. 만약 도망가다가 술래가 더 잘 뛰어서 술래한테 잡히면 그 잡힌 사람이 술래가 된다. 이렇게 해서 놀이는 계속된다.

그런데 이즈음의 세태와 함께 이 놀이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이 있었다. 그것은 만약 술래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라는 말을 하고 뒤돌아보았을 때 여전히 움직인 사람이 있어서 술래가 지적했는데 그 사람이 자기는 안 움직였다고 주장하면 어떻게 되는가? 혹은 움직인 사람이 없는데 술래가 한 사람을 지적하여 움직였다고 하면 또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이다. 나도 어렸을 때에 이 놀이를 했는데 당시에 술래이든, 움직이는 사람이든 누구도 거짓을 말하거나 우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신기하다. 심판하는 사람도 없는데 당시에 놀던 아이들은 술래가 “너!” 하고 지적하면 머리를 긁적이면서 술래 손에 붙었다. 당시에는 누가 판단해주지 않아도 술래와 움직인 아이가 모두 양심에 따라 정직하게 놀이를 했다. 하기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 놀이는 계속 진행될 수 없다. 술래이든 움직이는 아이이든 누군가가 양심을 속이고 거짓말을 하고 억지 주장을 하면 거기에 있는 아이들은 모두 더 이상 놀이를 즐길 수 없는 것이다. 아이들이 놀 수 없다면 그것은 얼마나 불행한 일일까? 그 때는 그렇게 노는 것이 참 좋은 것이었다.

선교사가 되어 2000년에 중국에 갔는데 거기는 아직도 아이들이 노는데 참 열심이었다. 당시에 한국은 벌써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기 시작해서 길거리에는 노는 애들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아이들이 거리마다 놀고 있었다. 나의 두 아들도 가서 6개월이 지나자 중국어를 하기 시작했고 1년 정도 지났을 때는 중국 말하는 중국아이들과 똑같아 졌다. 하루는 여름이었는데 나의 두 아들이 아침 8시에 밥을 먹고 나가서 놀다가 점심 먹으러 오고 또 나가서 놀다가 저녁 먹으러 왔다. 그리고 다시 나가서 거의 9시 정도까지 놀다가 들어왔다. 여름이라 해가 길었고 정말 하루 종일 놀았다. 지칠 정도로 아주 열심히 재미있게 논 아이들은 샤워를 하고는 곧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나는 아이들이 아마 정말 달콤하고 맛있는 잠을 자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편 나의 아내는 공부를 하지 않고 놀기만 하는 아이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 염려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나는 아내에게 우리의 두 아들이 중국에 와서 우리들이 어렸을 때처럼 저렇게 하루 종일 놀 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나는 것을 감사해야 한다고 말해주었다.

2018년, 내가 중국에서 중국 안전부에 의해 추방될 때에 중국의 아이들은 이미 한국의 아이들처럼 변해 있었다. 중국 아이들은 학원에 다녀야 했고 거리에서 마음껏 웃고 뛰어 놀 수 없었다. 아이들의 웃음과 노는 모습이 사라진 거리는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최근 중국의 지도자 시진핑은 아이들이 사교육을 받으며 경쟁에 내몰리는 것을 금지 시켰다. 이런 조치로 인해서 아이들이 다시 거리에서 웃고 떠들며 노는 모습으로 변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중국의 부모들이 이미 경쟁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자녀들을 몰래 과외공부를 시키고 여러 가지 교육을 시킬 것이다.

원래 중국 아이들 이야기를 쓰려고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이들 노는 것을 말하다 보니 중국 생각이 나서 잠시 곁길로 나갔다. 내가 원래 쓰려는 것은 한국의 어른들은 참 놀 줄 모른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인생은 참 힘들다. 아프기도 하고 힘들어서 삶을 놓아버리는 사람들도 있다. 반면에 잘 살면서도 더 욕심을 부리고 권력과 돈과 명예를 위해 반칙을 일삼는 인간들도 있다. 이런 모든 것을 조금 멀리서 보면 사실 삶이라고 하는 것은 한바탕 놀이와 비슷하다.

늙어서 죽을 때 보면 도대체 뭘 하다가 나의 인생은 다 갔는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유익한 것을 만들고 또 봉사도 하면서 사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것도 스스로 돌아보면 크게 자랑할 것도 없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겸손한 사람이고 나름 인생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여하튼 인생이란 것은 나름의 놀이를 하다가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인생의 놀이를 참 비겁하고 치사하고 비열하게 하는 인간들이 있다. 사람이 잘못 할 수 있다. 욕심에 사로잡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하다가 죄를 범할 수도 있다. 그런데 사람들에게 적발이 되면 좀 인정을 하면 안 될까? 이명박은 다스 회사가 자기 것이 아니라고 하고, 박근혜는 잘못이 없다고 하고, 최순실도 죄가 없다고 하고, 조국이도 아무 잘못이 없다고 하고, 김경수는 대법원 판결이 나와도 국민은 그렇게 여기지 않을 것이란다. 윤미향이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앵벌이 시켜놓고 그 돈으로 재산을 불렸으면서도 아니란다. 곽상도는 아들이 퇴직금으로 50억 원을 받았는데 그것이 합법적이란다. 이재명은 화천대유의 문제는 오히려 자신의 공로란다. 문재인은 울산시장 선거개입, 원자력발전소 조기폐쇄에 대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의 술래가 “너 움직였어!” 하면 심판이 없어도 서로의 양심을 따라 인정을 해야 놀이가 계속되지 인정을 하지 않으면 그 놀이는 계속할 수가 없게 된다. 대한민국이란 마당에서 나름의 인생놀이를 하는 우리가 서로의 놀이 규칙을 잘 지켜야 나름 잘 살 수 있는 것이다. 정말 이렇게 계속 인정하지 않으면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처럼 성난 국민들에 의해 반칙을 행하고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을 향해 뇌와 심장을 뚫어 피 튀기는 총알이 날아올 수 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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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선 선교사 | GMS(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선교회) 소속으로 중국에서 사역 중 추방된 이후 인터넷을 활용한 중국 선교를 계속 감당하고 있으며 세계선교신학원에서 신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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