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교에 대한 제언
나는 네 하나님 여호와라 바다를 휘저어서 그 물결을 뒤흔들게 하는 자이니 그의 이름 은 만군의 여호와니라(사 51:15)
노벨문학상을 받은 알렉산더 솔제니친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역사의 껍질을 계속 벗기다 보면 알맹이는 영적인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핵심은 영적인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핵심에는 절대 주권자 하나님이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인류 역사를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께 물어야 한다.
스위스 다니엘 코흐 보건국장이 밝힌 대로 ‘감염이 됐을 가능성이 있는 모든 사람을 검사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미 알려진 대로 환자가 급증한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의 경우 중환자실의 인공 호홉기가 턱없이 부족해 고령자 치료는 포기한 상태이다. 이처럼 사망자가 쏟아지면서 화장을 못하고 장례를 치르지 못하는 시신들이 묘지와 성당에 쌓여있다.
이란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환자가 확산되면서 공포 분위기에 휩쌓였다. 이란 의료 시스템은 물론 국가 붕괴의 위기에 처해 있다. 테헤란의 샤리프공과대학의 에스알라미 박사가 제시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이란인이 지금부터 정부의 외출 자제 방침에 철저히 협력하면 12만 명의 감염자와 1만 2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지만 방역에 협력하지 않으면 이보다 훨씬 많은 인명 피해를 가져을 것이다.
중동의 많은 나라는 상황을 축소해 발표하기에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면, 캐나다의 토론토대학교 전염병 전문가는 이집트의 감염자 수 가 1만 9310건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비행 데이터와 외국인 방문자 수와 감염률을 토대로 추산한 결과다. 이집트 정부가 공개한 감염자 수가 이날 기준 327명이라는 점이다. 무려 100배 차이가 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는 끝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1918년 스페인 독감으로 최대 5000만 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비교적 최근인 1968년 홍콩 독감으로는 100만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여기에 비하면 아직 사망자 수는 미미하지만 높은 감염을 (50배)과 치사율(현재 4.2%)과 감염 실태가 실시간 알려지는 현재의 공포는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다.
일련의 사태를 접하며 몇 가지 향후 한국 선교의 변화에 준비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준비해야할 영역들
(1)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새로운 좌표를 보여 주는 등대였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폭풍처럼 몰려왔고 쓰나미처럼 쓸고 갔다. 현재 확진자가 2021년 9월말 현재 2억 명이고 사망자가 5406만 명이다. 이런 추세라면 사실(fact)에 기초를 두되 관찰 범위를 넓혀야 한다.
시야는 범세계적이어야 하고 시각은 철저히 성경적이어야 한다. 시선은 변화를 주도하는 하나님께 집중하면서 확실한 변화를 도출해야 한다. 앞으로 밀려올 변화는 기존 사고 방식으론 감당할 수 없다. 전문가의 우려는 신종 바이러스의 파괴력을 경험한 테러리스트들과 마피아들이 바이러스 테러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진정된 뒤에도 끊임 없이 바이러스 테러의 공포와 위협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한국 교회와 선교는 패러다임 전환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
(2) 교회 예배와 선교도 변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경험하며 종교의 5대 기둥(성전, 성일, 성직자, 종교 의식, 의무적 헌금)이 뿌리째 혼들렸다. 결론적으로 종교의 대형화는 철퇴를 맞을 것이다. 이번 사태로 인해 전 세계 무슬림들은 1400년 이슬람 역사상 모스크가 문을 닫은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 이 사태의 반증은 알라 신의 두려움이 아니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더 두렵다는 뜻이다. 생명의 위협이라는 특수 상황에선 권력에 의지한 종교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반증이 다. 기존 종교가 유지해 온 기둥들은 뿌리째 뽑힐 것이며 동시에 선교의 기회는 폭발적으로 열릴 것이다.
기독교는 ‘성전, 성일, 성직자, 종교 의식,의무적 헌금’이라는 구조는 서서히 위협을 받을 것이다. 사실상 종교 구조는 예수님의 십자가에서 이미 폐지된 것임을 성경을 통해 알 수 있다. 대신 선 곳이 거룩한 땅이며 모든 시간은 거룩하며 모든 성도가 사역자이며 삶 자체가 예배이며 모든 돈을 주님의 뜻대로 쓰는 자발적 기부라는 새로운 신앙 공식이 자리잡을 것이다.
(3) 전통적 예배의 변화이다
자의든 타의든 장소적 개념의 예배는 끝났다.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게 만들었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른다. 그런 맥락에서 주일 예배당에 모일 수 있을 때는 뜨거운 열정으로 모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성도들이 흩어졌을 때도 흔들림 없는 주님의 제자들로 양육해야 한다. 모일 수 있을 때는 강력한 성령의 공동체로 그리스도의 신부로 키워내야 한다.
(4) 예배 시간도 구조 조정도 될 가능성이 크다
이젠 ‘의식 예배’ 에서 ‘삶의 자리 예배’ 로 바뀔 것이다. 결국, 예배 모임은 각자의 ‘삶의 예배 결과’를 나누는 소그룹 공동체 모임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 미래에 대비해 소그룹 공동체로 훈련 받은 성도들은 강력한 복음과 하나님 말씀으로 무장해 만인 제사장 역할을 해야 한다.
(5) 종말론적 삶을 살아야 한다
이 모든 상황은 복음 전파와 세계 선교의 결정적 기회가 되었다. 국내외 선교 현장에서 복음과 사랑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 개인과 공동체로 복음 전파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십자가 복음뿐 아니라 하나님의 통치적 복음이 선포돼야 한다.
(6) 선교도 상황에 맞는 창조적 접근이 요구된다
모든 선교 전략과 실행을 ‘디지털 변혁'(DigitaTRansformation)으로 전환해야 한다. 변화적 상황에 대처하지 않으면 선교의 미래가 없다. 최근 터키에서 열린 ‘스마트 사역’에서 사례 보고가 있었다. 한 사역자가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이용한 무슬림 선교 사례가 발표됐다. 수많은 무슬림 청년들에게 SNS를 통해 무려 2만 권의 성경책을 보냈다. 무슬림 청년뿐 아니라 전 세계 청년들은 진리에 갈급해 하고 있다. 바른 영성과 진정한 공동체에 목말라 하고 있다. 무슬림의 무너진 ‘움마(Umma)공동체’의 공백을 진리의 말씀과 사랑의 복음으로 채워야 한다.
(7) 물론 기존의 아름다운 교회 전통을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문제는 시대가 변화하고 있다. 전통을 붙잡다가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시대가 되어선 안 된다. 필자는 35년 선교 사역을 하다가 조국에 와 충격을 경험했다. 마치 레슬리 뉴비긴이 인도에서 38년 선교를 하고 조국에 돌아갔을 때 이미 영국 교회는 복음의 생명력을 잃고 세속화되었던 것처럼 지금의 한국 교회도 교회를 떠난 가나안 성도가 200만이 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지금은 본질적 변화를 추구할 때가 됐다. 전체 젊은 세대의 2퍼센트도 안 되는 청년들은 몸은 교회에 있을지 모르나 마음은 이미 떠나 있다. 그들은 본질이 빠진 교회 전통을 거부한다. 그들은 교회의 변화를 지켜보고 있다. 그들은 ‘본질이 삶이 되는 변화된 구조’를 기다린다.
(8) 교회의 모든 사역은 창조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제도교회는 모든 사역을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공동체 예배, 평신도 사역자의 활성화, 자비량 선교사의 정착화를 통해서 모든 가능성에 열려 있어야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통해 창조적 사역과 위대한 선교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하나님의 거대한 파도가 파격적으로 지구촌을 뒤흔들고 있다. 중국과 이란, 유럽 전역, 미국, 중동과 인도차이나, 중남미를 흔들고 있다. 선교의 문이 열리고 있다. 영광의 왕이 들어가신다(시 24:9-10). 신속한 세계 복음화와 하나님 나라 완성의 기회다. 모든 상황을 주신 하나님을 절대 신뢰하고 나가야 한다.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풍성함이여 그의 판단은 헤아리지 못할 것이며 그의 길은 찾지 못할 것이로다(롬 11:33)
하나님을 신뢰하고 엎드리자
과학이 발전했어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한번 창궐하니 일상이 멈추었다. 인간이 아무리 달나라를 정복하고 유토피아를 건설해도 바이러스 백신 하나 만들지 못하고 무고한 생명이 숨졌다.
중세 유럽 전역을 휩쓸었던 흑사병은 14-17세기에 인류 역사의 재앙이었다. 흑사병이란 19세기 붙여진 것으로 이 전염병에 걸리면 피부가 새까맣게 변하고 괴저(Gangrene)가 발생하는 현상 때문에 흑사병이라 했다. 이 흑사병으로 인해 유럽의 종교개혁자들은 고난을 몸으로 경험했다. 츠빙글리는 흑사병으로 사투하며 이렇게 기도했다.
주님, 나를 도우소서. 나의 힘, 나의 반석이시여 문밖에서는 죽음이 문 두드리는 소리, 나를 위해 못 박히신 당신의 손을 높이 들어서 죽음을 정복 하시고 나를 구원하소서. 그러나 당신의 음성이 내 생애의 한낮인 지금 이라도 내 영혼을 부르신다면 나는 순종하겠나이다. 신앙과 소망 안에서 이 땅을 포기하고 천국을 얻고자 하나니 나는 당신의 것이니이다.
하나님의 은혜로 츠빙글리는 회복되어 이 경험으로 종교개혁의 기치를 들고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그의 뜻에만 순종하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루터는 종교개혁 중에 유럽을 휩쓴 전염병을 보며 다음과 같이 외쳤다.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고 신뢰하라!”
한국 교회는 이 힘들고 어려운 고난을 지나지만 주님 앞에 엎드리는 시간을 배워야 한다. 선교에 영향을 미치지만 선교사들도 후원교회를 신뢰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먼저 신뢰하는 법을 배우고 엎드려야 한다.<끝> [복음기도신문]
이 글은 세계복음주의저널 4월호에 기재된 ᅳ”지구촌으로부터 신속”(번역 최재영 선교사)이라는 내용을 요약한 것으로, 필자의 최신 저서 <변화하는 비서구 선교> 에 발췌했다.
조용성 선교사 | 총신신학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그레이스신학교에서 박사 학위(선교학)를 받았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총회세계선교회(GMS)본부 사역을 거쳐, 현재 북사이프러스에 바울·바나바연구소를 설립하고 순회선교사로 사역하고 있다. 저서로 변화하는 비서구 선교(2021)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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