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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K 칼럼] 땅의 정치, 하늘나라 백성이 어디까지 알아야 할까?(2)

ⓒ pixabay

사람마다 자신이 관심을 두고 좋아하는 분야가 있다. 어떤 사람은 전자기기에 관심이 있고, 어떤 사람은 문학을 사랑한다. 어떤 사람은 영화를 즐겨보고, 어떤 사람은 운동을 좋아한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미워하시는 죄, 그래서 당신의 자녀에게 멀리하라고 명하신 것을 제외하고 “모든 것이…가하다”라고 말한다(고전 6:12). 그러면 정치에 관심을 두는 것은 어떨까?

하늘나라 백성은 이 땅의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왔다

이스라엘 역사의 중심인물로 하나님이 세우시고 폐하신 왕들은 하늘나라 백성이면서 동시에 이 땅의 정치인이었다. 구약의 정치인은 마땅히 어떻게 정치를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했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방침을 내려주셨기 때문이다(신 17:14-20). 구약시대 선지자들은 땅의 정치인에게 그들을 세우신 하나님의 어명을 전달했는데, 하나님의 방침을 어기고 정치를 잘못한 권세를 꾸짖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참고. 암 2:6-8).

신약시대 정치인으로 활동한 사도는 없지만,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인이 이 땅의 정치를 악한 세력으로 여기지 말고, 하나님께서 정하신 “하나님의 사역자”로 여겨 복종할 것을 명령했다(롬 13:1-7). 때로 사도들은 권력자와 충돌을 일으켰는데 선을 칭찬하고 악을 보응하는 제 역할을 벗어났을 때(롬 13장), 그들은 불의에 맞서 목소리를 냈다(행 4장). 세례 요한은 회개하러 나온 세리, 군인들에게 각각 하나님이 정하신 그들의 역할대로 일할 것을 명했고(눅 3장), 간음과 이혼의 죄를 범한 헤롯의 행위를 ‘옳지 않다’고 꾸짖었다(마 14:4). 사도 바울은 또한 디모데에게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를 하라고 명령하면서, 이는 하늘나라 시민인 우리가 “모든 경건과 단정함으로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려 함이라”라고 말했다(딤전 2:1-2).

밀라노 칙령 이후 기독교는 이 땅의 권세와 혼합되었다. 교부들은 정치와 상관없이 교회를 인도하기 어려운 실정 가운데 이단을 척결하고 진리를 지킨다는 명목하에 정치력을 활용했다. 중세시대 길고 긴 암흑기는 기독교가 정치에 어떻게 작용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혼란스럽다. 제정일치 체제 안에서 이 땅의 정치인이 되려면 하늘나라 백성인 척 속여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에 오직 성경에 기초한 교리적 회복을 일으킨 종교개혁가, 참 하늘나라 백성들 역시 같은 체제 안에서 교회를 개혁하면서 실질적으로 상당 부분 정치에 참여했다.

중앙집권적 정치 구조인 군주제에서 권력이 서서히 분산되면서 일반 시민에게 권력이 이양되고 그 권력을 위임받은 대리인이 일하기 시작한 오늘날, 하늘나라 백성은 이 땅의 시민으로 여전히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베드로는 “인간의 모든 제도를 주를 위하여 순종하라”고 명령했는데(벧전 2:13), 공산주의 혹은 사회주의처럼 폐쇄적인 정치제도를 가진 나라도 마찬가지지만, 대한민국처럼 국민이 정치에 간접 참여할 수 있게 민주주의 제도로 보장하고 있는 정치 체제 아래서, 하늘나라 백성은 주를 위하여 그 제도에 더욱 순종해야 한다.

하지만 하늘나라 백성은 이 땅의 정치에 얽매이면 안 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하늘나라 백성은 이 땅에 살면서 하나님의 뜻대로 각자 처한 상황과 위치에서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왔다. 정치는 “모든 것이 가하다”고 말한 성경의 말씀에 해당하며, 하나님의 뜻대로 그분을 위할 때 유익하다. 하지만 사도 바울은 “모든 것이…가하나…무엇에든지 얽매이지 아니하리라”라고 말한다(고전 6:12). 정치는 우리에게 가한 모든 것이 그렇듯 얽매이는 것으로 쉽게 변질될 수 있다.

본문이 말한 ‘얽매임’은 단순히 무언가에 빠지는 것, 중독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헬라어 ‘엑수시아조’는 ‘무엇이나 누군가를 통제할 권리 혹은 권력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BDAG). 바울은 수동형을 사용하여, ‘나는 앞서 말한, 나에게 가한 모든 것에 의해 통제받지 않는다’라고 말했다(고전 6:12). 여기서 중요한 것은 뒤따라오는 문맥이다.

“너희는 너희 자신의 것이 아니라.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그런즉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고전 6:19-20)

바울을 통제하는 건 오직 하나님이시다. 그분께 영광이 되는가 아닌가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 그분께 영광을 돌리는 일의 일환으로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은 가하나, 1) 주객전도 되거나 2) 목적을 상실할 때 ‘얽매임’에 빠지고 만다.

정치에 ‘얽매인’ 사람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보다 정치에 더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정치가 그/그녀를 통제하는 권리와 실질적인 권력으로 작용하는 삶을 산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기 위해 정치적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더라도, 그/그녀의 삶 전반에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생각과 말과 행동이 균형 있게 발견되지 않는다. 보는 것, 읽는 것, 생각하는 것, 말하는 주제가 한쪽으로 치우친다.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어쩌면 그/그녀는 종교 활동에 빠짐없이 참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음은 하나님에게서 멀어진 채 형식적인 종교 생활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 땅의 비리와 부패를 해결하지 못하는 하나님, 이 땅의 상황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개선하지 않는 교회에 실망한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를 향해 걸어가실 때 그분의 추종자들이 적대자로 돌변하여 조롱하고 비난했다. 이 땅의 정치적 상황을 뒤집어 줄거란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실망스럽게도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라고 말씀하셨다(요 18:36). 하늘나라 백성 중에 예수님의 이 말에 실망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그녀가 바로 이 땅의 정치에 ‘얽매인’ 사람이다.

하늘나라 임금께서 하늘나라 백성을 어떤 삶으로 부르셨는가?

성경의 모든 명령 곧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은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으로 요약된다(마 12:29-31). 우리는 항상 “그리스도의 은혜와 그를 아는 지식에서 자라 가”야 하고(벧후 3:18), 그러기 위해 “갓난 아기들 같이 순전하고 신령한 젖을 사모”해야 한다(벧전 2:2). “쉬지 말고 기도하는” 것 역시 분명히 “하나님의 뜻”이다(살전 5:17-18). 하나님은 하늘나라 백성에게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라고 말씀하셨다(마 6:33). 주가 오실 때까지 그분의 죽으심을 기념하고 선포하는 예배를 폐하지 말고 그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힘써야 한다(히 10:25).

이웃 사랑의 구체적인 예는 남편과 아내의 희생적인 사랑과 자녀를 주의 교훈으로 훈계하며 인도하는 사랑, 직장, 사회 안에서 세워진 권위에 순종하는 삶으로 나타난다(엡 5:22-6:9; 벧전 2:11-3:7). 앞서 말한 모든 사람을 위한 기도와 감사 역시 이웃 사랑의 실제적인 측면이다. 또한 주변의 구도자들에게 그리스도를 선포하여 하나님의 구원의 도구로서 제자로 삼고 주가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도록 양육하는 것 역시 우리에게 주신 ‘대명령’이다(마 28:18-20). 하늘나라 백성끼리 본향에 이르기까지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더욱 격려해야 한다(히 10:24). 요컨대 하늘나라 백성은 이처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예수님은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합당하지 아니하니라”라고 말씀하셨다(눅 9:62).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라고 말씀하시면서, “네 보물 있는 그 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라고 가르치셨다(마 6:20-21). 하늘나라 백성은 이처럼 목표가 명확하게 고정된, 그래서 그곳에 마음을 두고 뒤를 돌아보지 않고 부지런히 나아가는 삶을 산다.

사도 바울은 이를 경주에 비유하여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간다고 고백했다(빌 3:13-14). 그가 말한 것처럼 “이기기를 다투는 자마다 모든 일에 절제”한다. 썩지 아니할 승리자의 관을 얻기 위함이다(고전 9:25). 마지막으로 히브리서 기자는 모든 믿음의 선진들이 “본향 찾는 자임을 나타”냈다고 말한다(히 11:14). 하늘나라 백성은 그들을 백성으로 부르신 왕을 위해, 그분이 내리실 상을 바라보며 절제하며 전진한다. 그들이 생각하고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을 통해 ‘본향 찾는 자임’이 드러난다. 그것이 하늘나라 임금께서 그들을 부르신 부르심에 합당한 삶이다.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삶이 균형잡힌 삶이다

언제부터인가 스마트 기기에서 사용 내역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엔터테인먼트, 메일, 음악, 게임 등 내가 스마트폰을 어떻게 활용하고 어떤 어플을 자주 그리고 오래 사용하는지 보여준다. 유튜브나 웹브라우저에서 자주 검색한 키워드나 상품을 인식하여 관련된 홍보 자료를 지속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하늘나라 백성은 이 땅에 머무는 동안 땅의 정치에 관심을 두고 하나님 기뻐하시는 방식대로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얽매이면 안 된다.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고, 우리 보물도 하늘에 있다. 우리는 이 땅에 방치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명령하신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추수할 일꾼으로 파송된 것이다. 당신의 삶 사용내역을 확인해 보라.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쏟는 시간과 정치를 아는 지식에 쏟는 시간, 그리스도의 복음을 말하고 살아내는 시간과 정치를 말하고 호소하는 시간을 비교해보라. 전자가 압도하는 사람이 참으로 모든 일을 절제하면서 썩지 아니할 승리자의 관을 얻기 위해 달려가는 사람이라고 생각되지 않는가? 이런 측면에서, 그리스도의 은혜와 그분의 복음을 열심히 선포하던 사람이 언제부터인가 정치 이야기를 주로 쏟아내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참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경주를 멈춘 사람처럼, 경기장에서 뒤를 돌아보고 있는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성도를 사랑하고 돌아보는 것에 관심이 있는지, 성도에게 정치적 입장과 견해를 주입하는 데 관심이 있는지, 주 오심이 가까움을 볼수록 모여 예배하는 일에 힘쓰는지, 모인 곳에서 정치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애쓰는지, SNS에 포스팅하는 글이 주로 어떤 내용인지, 유튜브 구독한 채널 중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데 유익한 채널이 얼마나 되는지, 반면 정치 채널은 얼마나 되는지, 또 어떤 것을 주로 많이 듣는지 계산해보라. 당신이 생각하고, 말하고, 나누고, 보고, 듣고, 행하는 것은 정말 당신이 “본향 찾는 자임”을 보여주는가?

물론 하늘나라 백성 중에서 이 땅의 정치에 관심을 두고 말하는 것의 목적을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기 위한 것으로 여기는 이들이 있다. 주객전도된 삶을 살지 않으면서, 바른 목적을 위해 그리한다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까? 다음 칼럼을 통해 살펴보자. [복음기도신문]

조정의 | 그레이스투코리아 칼럼니스트

GTK칼럼은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성경의 말씀에서 답을 찾고자 하는 미국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의 존 맥아더 목사와 GTK 협력 목회자와 성도들이 기고하는 커뮤니티인 Grace to Korea(gracetokorea.org)의 콘텐츠로, 본지와 협약을 맺어 게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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