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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국 칼럼] 거짓 되고 부패한 마음

ⓒ pixabay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 누가 능히 이를 알리요마는” (예레미야 17:9)

복음을 만나 믿음의 삶을 살아가는 선교적 존재로서 매일 나는 주님으로 목마르다. 그것은 곧 거듭난 인생의 변화된 모습으로서 ‘육적인 것’을 찾아 헤메이던 죄인이 ‘영적인 목마름’으로 매일 주님을 찾게 되는 변화된 실제이다.

맘몬이 활개를 치는 영역속에서 ‘시냇물을 찾는 목마른 사슴’을 보기는 그리 쉽지 않다. 자기만의 부와 명예와 권력이 주어질 수 있는 가장 좋은 땅 ‘세상’, 이곳에서 내가 얼마나 마음이 심히 부패한 ‘죄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은혜가 절실히 필요한 나는 죄인이다.

매일 하는 묵상과 기도, 그리고 수요예배와 주일 예배만으로 ‘영적만족’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영적교만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틈틈이 말씀을 보기도하고, 성경공부에도 열심을 내어보고, 주중에 가능하면 찬양집회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예배의 자리에 나아가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목요집회에 가게 되었다. 매주 진행되었던 예배의 자리였다. 처음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체험하던 그 날부터 지금까지 공예배를 통해서 내게 부어 주셨던 성령충만은 허락된 인생 속에서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 날도 하루일과를 마치고 집에 가서 쉬고 싶은 마음과 예배하고자 하는 마음 사이에 갈등이 있었으나 늘 그렇듯이 예배의 자리로 나가게 해주셨다. 아내와 함께 도착한 예배의 자리는 그리 많지 않은 스물 서너 명이 함께 하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 찬양을 드리고 내 마음의 찌끼 같은 거짓과 위선을 씻어내는 영혼의 고백을 드렸다.

찬양은 참 감격스러운 시간이다. 찬양의 가사를 한절 한절 기억하며 부를 때마다 그 가사가 바로 나의 고백이요 나의 이야기로 들리기 때문이다.

찬양은 마음을 열기에 충분한 기름부음이 있었고 나는 그렇게 하나님의 말씀을 받을 준비가 되었다. 그리고 말씀을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멘’으로 화답하여 나의 믿음을 고백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사건은 메시지가 끝난 이후 헌금시간에 일어났다.

그날 따라 일이 늦게 끝나서 미리 헌금을 준비하지 못했다. 예배를 드리는 시간 자원하여 헌금을 드리는 일은 그리스도인인 나에게 가장 뒤처지거나 잊어버리기 쉬운 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헌금을 미리 준비하는 것으로서 먼저 나의 마음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그날은 허둥대며 갔던 터라 헌금 봉투에 헌금을 담을 시간이 없었다. 급하게 자리에 앉다 보니 헌금 시간에 헌금을 준비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때 주머니에 현금이 좀 있는게 기억이 났고 그 현금을 ‘전부’ 드려야 겠다는 마음을 주님이 주셨다. 내 생각에는 아마 ‘만원짜리 지폐’가 대여섯장이 있던 것으로 기억되었다. 그렇게 나는 헌금을 드리기로 작정하고 헌금 바구니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 차례가 도착하자 나는 자연스레 호주머니의 헌금을 꺼내 들었다. 그 때 ‘내 손에 쥐어진 현금이 만원짜리 지폐가 아니라 오만원짜리 지폐’들인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순간 나의 머리속에 스쳐가는 생각 ‘오만원짜리 하나만 드리자’라고 생각하기가 무섭게 내 손은 이미 재빠르게 접힌 몇 개의 오만원권 지폐 중에 한 장을 헌금 바구니에 담고 있었다.

헌금 바구니가 순간적으로 내 앞을 지나 다음 줄로 가는 순간 부끄러웠다. 처음 주신 마음을 따라 ‘전부가 아닌 일부’를 드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 나를 비참하게 하는 생각은 ‘오만원짜리’가 두툼하게 접혀 있는 것을 보자 일말의 여지도 없이 바로 일부만을 선택하는 죄 된 나의 마음의 상태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거지’인가? 내게 주신 구원의 복음이 ‘오 만원짜리 몇 개’도 안된 단 말인가? 어찌해서 내 손에 있는 것도 내 마음대로 주께 드릴 수 없었는가? 모든 것을 다 나를 위하여 주님이 주신 것인데…

베드로가 아나니아의 아내 삽비라에게 책망하던 말씀이 기억났다.

“베드로가 이르되 그 땅 판 값이 이것뿐이냐 내게 말하라 하니 이르되 예 이것뿐이라 하더라” (행 5:8)

온 몸에 식은 땀이 흘렀다. 어떤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으나 내게는 그렇지 않았다. 무엇으로도 변명할 수 없는 부끄러운 모습 그대로 하나님게 발각되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끝을 맺을 수는 없었다. 뒤늦게라도 회개하고 그날 내게 허락하신 ‘전부의 마음’을 드려야 했다. 그래서 예배를 마치기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 헌금 봉투를 찾고 남아있던 현금을 넣어 주님께 드렸다.

참 감사한 것은, 부패한 마음으로 깨달을 수 없는 죄인에게 ‘주의 음성’을 듣고 다시 회개하게 하시고, 순종하게 하시는 기회를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이다.

‘만물보다 부패하고 심히 거짓된 나의 마음’이 발견된 것이 은혜이다. 부패한 마음이 주님을 만나는 감사함으로 예배를 은혜로 마치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왜? 들켰지만 돌이키고 다시 십자가 앞에 서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 때문이었다. 할렐루야!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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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국 | 1997년부터 ‘mission’이라는 의류 유통업을 운영해 오고 있다. 2017년에는 oikonomos mission 단체를 설립하고 비즈니스 영역 안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하는 ‘청지기’를 세우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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