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따라가는 것 말고는 다 포기 해야죠…”

한 영혼이 진정한 변화를 경험하고 주님을 온전히 따라갈 수 있는 힘은 어디서 올까? 자기의 열심과 최선으로는 반드시 지쳐버릴 것이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를 자기의 머리로 삼은 모든 교회는 능히 따라갈 힘을 얻게 될 것이다.‘주님을 따르는 길에 다른 선택은 없다. 오직 진리가 결론이다’라고 고백하는 서형호 집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어릴 적 이야기부터 소개를 부탁드려요.

“전남 고흥 남양면이 고향이에요. 5남 2녀 2중 막내로 태어났고요. 전형적인 농촌 가정에서 억센 형들 틈바구니에서 자랐죠. 지금 돌아보면 욕심도 많고 고집도 센 아이였던 것 같아요.”

– 에피소드가 많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한 번은 제가 강에서 수영을 하려고 형의 새 수영복을 몰래 입고 가다가 형에게 들켰어요. 그런데 뻔히 형 수영복을 입고 선 채로 ‘나는 형 수영복 안 입었다’고 억지를 피웠죠. 또 한 번은 집에 있는 돈을 훔쳐서 야구 용품을 사서 친구들에게 자랑하거나, 자장면을 사서 먹이면서 으스대기도 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탐심과 거짓말로 자신의 옳음을 고집하던 그런 죄 된 존재가 고스란히 드러났던 모습인 것 같아요.”

– 어렸을때부터 교회를 다니셨나요?

“가족 중에 교회를 다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저는 크리스마스 때 한 번 가는 정도였고요. 제가 24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죠.”

– 어떤 계기로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셨나요?

“군대 동기가 군종병이었는데, 정말 괜찮은 친구였어요. 그 친구를 보면서 교회를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전역 할 때 그 친구가 나무 십자가를 하나 만들어 줬는데 거기에 ‘사랑하는 형호야 천국에서 꼭 만나자’ 이렇게 쓰여 있었죠. 그렇게 전역을 하고 광양에서 직장을 다니면서 지금 섬기는 교회를 다니게 되었어요.”

“천국에서 꼭 만나자” 십자가에 새긴 선물 받고 교회 출석

–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삶에 어떤 변화를 경험하셨나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직장생활을 했어요. 그러면서 도박, 유흥 등 못된 것을 많이 배웠죠. 친구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어서 독특한 행동도 많이 했어요. 그런데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이 모든 삶을 완전히 정리했어요.”

– 생활 패턴이 교회를 중심으로 완전히 바뀌었다는 말씀 같아요.

“네. 그런데 막상 교회 생활을 하려고 하니까 아는 게 없는 거에요. 청년들이 성경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면 그 대화에 낄 수가 없었죠. 그래서 성경을 읽기로 결정을 하고 회사 기숙사에 담요 하나 깔아 놓고 성경책 한 권, 주석 한 권, 그리고 신앙 서적 몇 권을 읽어 나갔어요. 말씀을 읽다보니 기도가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하나님을 알게 되고 그 하나님이 나를 위해 소중한 아들을 보내셨다는 것을 믿게 되는 은혜가 있었어요.”

– 신앙생활을 하시면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제 삶의 모든 터를 교회로 옮기고, 성경책을 보면서 신앙서적을 읽으면서 ‘그리스도인은 이런 삶을 사는 거구나. 그러면 그렇게 살아야겠다.’라고 깨달은 대로 삶에 적용을 했거든요. 직장에서 밤 근무를 하고서도 새벽기도는 꼭 갔었고, 의미는 잘 몰라도 먼저 그 나라와 의를 구하라고 해서 나를 위한 기도보다도 다른 나라를 위해서 기도를 했어요. 정말 열정적으로 신앙생활 했죠. 그런데 그렇게 10년이 넘게 열심으로 신앙생활을 하다 보니 조금씩 지치더라고요. 나중에는 ‘하나님 저 잠시 숨고 싶어요. 저 좀 보지 마세요.’라는 생각이 들었죠.

열정인 신앙 생활에 한계

– 어떤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이 드시나요?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 모른 채로 ‘순종’만 붙들고 달려가고 있었던 것 같아요. ‘나는 그리스도인이야 그래서 이렇게 살면 안 돼’ 또는 ‘저런 것은 꼭 지켜야 돼.’ 이런 식이었던 거죠. 사랑의 관계가 아니라, 율법적인 행위를 붙들고 신앙생활을 했던 것 같아요.”

– 율법적인 행위를 의지하면 자기 의에 빠지기 쉬운 법인데요.

“맞아요. 2009년 가을 즈음에 ‘지금 죽어서 하나님 앞에 가면 어떻겠냐?’라는 질문을 받았어요. 저는 그 질문에 ‘정말 좋다. 자신 있다.’라고 대답 했죠. 왜냐하면 지금까지 정말 잘 달려왔다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모태신앙은 아니지만 모태신앙을 책망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봉사를 한 나, 누구보다 성경을 더 많이 보고 있는 나. 그때 어느 새 나 자신의 행위를 의지하는 자기 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 부분에 대해서 당시 주님으로부터 책망을 받았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 그러면 십자가복음이 삶에서 실제가 되는 과정이 궁금해지는데요.

“교회 전도사님을 통해 소개를 받은 복음학교라는 곳에서 십자가복음에 대해 선명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저는 믿음 생활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최선을 다해서 주님께 드리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먼저 십자가복음 앞에 존재적으로 제 자신을 세우는 과정과 분명한 믿음의 태도가 반드시 있어야 했어요.

제가 처음 교회를 다닐 때는 십자가에 대한 감격이 있었어요. 그런데 신앙생활을 몇 년 했다고 저의 태도는 ‘주님 이만큼 했잖아요. 이정도면 됐죠?’ 이런 식이었죠. 어느새 십자가가 나의 자격이 아니라 제 자신을 믿고 있었던 거에요. 심각한 문제에 빠진 거죠.”

– 십자가복음 앞에서 자기 의의 심각성을 발견하게 되신 거군요.

“십자가복음 앞에 설 때에 비로소 ‘내가 존재적으로 죄인이구나!’라는 것을 동의할 수밖에 없었어요. 제가 아무리 열심히 살았다고 해도, 결국에는 피하고 싶고 도망갈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 스스로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는 자라는 것을 인정하게 된 거죠.

그리고 주님이 저를 선교사로 불러주셨다는 것을 믿게 되었어요. 전에도 선교에 대한 부담감은 있었는데 기쁨은 없었거든요.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것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죠. 그런데 복음 앞에 서면서 기쁨으로 선교사로 헌신할 수 있었어요. 은혜였죠.”

– 이후 곧바로 선교사로서 준비를 시작하셨나요?
“아니요. 정리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더라고요. 직장 문제, 자녀 문제, 가족 문제 등 선교사는 고사하고 선교훈련학교를 다니는 것도 만만치 않았죠. 1년 반 정도를 씨름하는 시간이 있었어요. 들었던 복음 그대로 살 수 있다고 믿었는데, 애를 써도 도무지 안 되더라고요. 이런저런 과정이 있었지만 주님은 복음사관학교의 6개월 합숙과정을 통해서 신실하게 인도해주셨어요.”

– 복음사관학교를 통해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소개해주세요.

“가장 큰 사건은 제가 복음사관학교 마지막 훈련코스로 서부 아프리카로 아웃리치를 가 있는 동안 어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신 사건이었어요. 그 소식을 귀국해서 들었는데, 학교가 아직 마치지 않았고, 특히 ‘주 안에서 죽는 자가 복되다’는 말씀을 묵상하고 집에 내려가지 않기로 결정을 했어요.

그런데 믿음으로 결단을 내리고 진리에 나를 드린다고 드렸는데, 기쁨이 없었어요. 순종했지만 이틀 정도 마음이 너무 슬프고 어려웠어요. 이 상황에서 어떻게 복음을 누려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사실 아프리카로 떠날 때 주님이 ‘복음이면 충분하냐?’고 물으셨어요. 그리고 저는 아프리카에서 현지 선교사님들을 대상으로 ‘복음이면 충분하다!’고 선포했죠. 그런데 막상 이런 상황이 주어지니까 기쁨이 사라지더라고요.”

복음 앞에서 존재적 죄인 깨달아

– 상황에 구애받지 않는 복음을 실제로 누리는 과정이었겠어요.

“네. 이틀 후에 말씀을 묵상하는데, ‘예수를 증언함과 하나님의 말씀 때문에 목 베임을 당한 사람들’이 나오는 계시록 20장 본문이었는데, 주님이 내적인 음성으로 ‘너는 목 베임을 당했잖아’라고 말씀을 해 주셨어요.”

– ‘너는 목 베임을 당했다’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궁금하네요.

“네가 네 머리로 생각하고 계획하던 모든 것이 잘려나갔어. 너는 땅의 생명이 아니야. 더 이상 너의 머리는 없어. 말씀이 네 머리가 되었고, 예수 그리스도가 네 머리가 되었어.’ 그런 의미로 다가왔어요. 그래서 ‘아멘!’하고 ‘나는 정말 죽었구나. 목 베임 당한 자가 바로 나구나!’라고 깨닫게 되었죠. 그때 비로소 어머니의 상황을 기뻐할 수 있겠더라고요. 물론 감정적인 기쁨이 아니라 존재에서 나오는 그런 기쁨이었죠.”

– 듣고 보니 그 말이 순교자들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연합한 교회의 고백이기도 하네요.

“복음사관학교의 시간들을 통해서 주님은 제게 정말 은혜의 복음을 허락하신 것 같아요. 과정을 모두 마치고 수료할 때 쯤 되니깐 ‘현실 속에서 정말 모든 것을 뛰어넘어 선교사의 부르심 앞에 순종할 수 있을까?’라고 자신감이 사라지더라고요. 그래서 동기생들에게 ‘믿음 없는 날 위해 기도를 해 달라’고 부탁을 했어요.”

‘머리 되신 예수 그리스도’ 믿어져

– 복음사관학교를 수료하고 몇 달 간의 시간이 흘렀는데요.

“일단 직장을 내려놓았고, 아이들도 홈스쿨을 시작했어요. 주변에서 말들이 많죠. 사람들의 말처럼 직장을 다니면서 선교사 준비도 하고, 아이들은 세상 교육도 시키면서 신앙교육도 잘 시키고 하면 좋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이제는 이것도 하면서 저것도 할 자신이 없어요. 이전에는 열심히만 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둘 중에 하나밖에 못해요. 그런데 주님 따라가는 것은 절대 포기 못해요. 그 외의 것을 포기해야죠.”

– 정말 은혜 아니면 살 수 없는 복음인가요?

“성령님이 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알겠더군요. 일부러 나의 마음을 조작할 필요도 없고, 억지로 큰 소리로 기도할 이유도 없었어요. 그냥 내 안에서 하나님이 말씀하시면 되더군요. 주님이 제 마음 판에 말씀을 새겨버리시면 끝이에요. 여전히 부족하고 무능한 저지만, 부인할 수 없는 것은 주님이 제 심령 안에 복음을 심으셨다는 사실이에요. 제가 봐도 놀라워요. 이제는 ‘진리는 옳지만 상황을 보니깐 저는 못해요.’이런 말은 더 이상 제겐 없어요. 진리가 결론이에요.”

– 끝으로 기도제목이 있으시다면

“지금 주님이 선교사의 길을 걷도록 구체적으로 인도하고 계세요. 믿음의 싸움도 치열하고요. 이 부르심을 따라 저희 가족 모두가 복음의 영광을 따라 전심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GNPNEWS]

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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