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 정경의 순서로 8번째 책이자, 구약의 봉우리라고 하는 선지서의 3번째 책(여호수아-사사기-사무엘상․하)인 사무엘서는 에브라임 지파의 이야기로 이렇게 시작을 하고 있다.
“에브라임 산지 라마다임 소빔에 에브라임 사람 엘가나라 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여로함의 아들이요 엘리후의 손자요 도후의 증손이요 숩의 현손이더라”(삼상 1:1)
사무엘서를 기록한 저자는 ‘라마타임 초핌(
“그 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기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삿 21:25)
“그(엘가나)에게 두 아내가 있었으니 한 사람의 이름은 한나요 한 사람의 이름은 브닌나라 브닌나에게는 자식이 있고 한나에게는 자식이 없었더라”(삼상 1:2)
에브라임 지파의 한나라고 하는 한 여인의 ‘불임’이라는 개인적인 슬픔은 개인을 넘어, 이스라엘의 국가적인 운명이 되어버렸다.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하여 가나안 땅에 정착한 지 200년. 사사 시대를 마감하면서 그들은 출애굽이라고 하는 구원의 감격도 가나안 정복의 환희도 잃어버린 채 가나안 땅의 세속적인 문화의 흐름을 타고 그 문명에 달라붙어서 거머리같이 적응해가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스라엘은 원래 출생할 때부터 세상 나라와 구별된, 운명 자체가 출애굽기 19:5~6절에 기록된 대로 ‘거룩한 나라, 제사장 나라’다. “
“한나가 마음이 괴로워서 여호와께 기도하고 통곡하며”(삼상 1:10)
거룩하게 살아가야 할 능력을 잃어버린 이스라엘! 가나안 땅에서 이스라엘의 정확한 영적 상태는 하나님의 자녀를, 거룩한 영적 후손을 낳을 수 없는 불임 상태였다. 그녀의 통곡 소리는 이러한 어두운 이스라엘의 역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타락한 이스라엘 역사에 끝이 온 것이다. 사람으로는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역사의 끝자락. 하나님의 자녀를 태생할 수 없는 ‘태(rechem, womb)’를 잃어버린 이스라엘의 운명은 하나님의 심판을 기다리는 것 뿐이었다. 에스겔 선지자가 통곡하며 예언한 대로 끝을 맞은 것이다.
“끝이 왔도다, 끝이 왔도다 끝이 너에게 왔도다 볼지어다 그것이 (끝이) 왔도다 이제는 네게 끝이 이르렀나니 내가 내 진노를 네게 나타내어 네 행위를 심판하고 네 모든 가증한 일을 보응하리라”(겔 7:3,6)
그러나 구원은 사람이 할 수 없는 끝 지점, 마지막 지점에서 일어난다. 나로서는 할 수 없는 바로 그 끝 지점. 마지막 선은 진실로 믿음을 가진 자에게는 소망이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곳에서 하나님의 새로운 역사가 반드시 일어나기 때문이다. 중요한 교훈이다. 우리가 절망이면 하나님도 절망이고, 우리가 끝이면 하나님도 끝이고, 우리가 못하면 하나님도 못하는 결코 하나님은 그런 분이 아니시다. 하나님은 정말 크신 분이시다! 시편 기자가 고백한대로, 그분은 “홀로 기이한 일을 행하시는 여호와”(시 72:18) 대사를 행하시는 분이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김명호 | 헤브론선교대학교 성경언어대학 교수. 복음과 기도의 기초 위에 성경의 원어 연구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부흥과 선교완성을 위한 다음세대를 세우는 사역으로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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