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호 / 선교 통신 – 고마 헤브론 공동체 이야기 (2.끝)]
이곳 민주콩고 고마의 주일학교에 출석하는 청소년들이나 어른 예배에 참석하는 성도들이 성경을 읽고 암송하는 것은 매우 기이한 일이다. 주일마다 4시간을 훌쩍 넘기는 예배를 드리지만 성경을 가지고 오는 성도는 전체 교인의 10%에 불과하다. 심지어 목회자인 전도사라 해도 성경 일독을 한 사람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다. 심각한 신학의 부재와 말씀에 대한 혼탁함은 많은 혼란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우리 부부가 처음 고마에 도착해 현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때, 한 설교자가 ‘예수님은 흑인이었다.’는 당혹스러운 이야기를 했다. 성경에도 없는 이야기를 하는데도 성도들은 아멘하며 박수를 쳤다. 그 모습에 아연실색했던 기억이 난다. 이렇듯 말씀의 부재는 하나님의 말씀을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해석해 자신들의 하나님을 만들게 하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불어를 공용어로 사용한다. 또 링갈라어와 스와힐리어와 각 부족이 가진 부족언어도 있어 한 가지 언어로 성경을 접하지 않는 상황이기에 성경암송은 더욱 쉽지 않다. 또한 생활 속에 녹아 내려오는 기복신앙과 전통은 말씀에 절대 가치를 두지 않고 목회자의 설교에 신앙생활을 전적으로 의지하는 현실이다.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하나님의 성품에 대한 오해는 그저 도움을 주는 하나님, 그래서 환경이 나아지는 것, 잘 되는 것, 아프지 않고 잘 먹는 것을 최고의 복으로 여기고 있다.
이 때문에 말씀을 암송해야 하는 이유를 찾기 힘든 것이 성도들의 삶이다. 주중에 말씀공부가 이루어지는 현지 교회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기도회로는 열심히 모여서 문제해결, 소원 성취를 위한 기도에 열심을 쏟아낸다. 하지만 말씀이 없기 때문에 삶 따로, 말씀 따로, 신앙 따로의 삶을 살고 있다.
이런 곳에서 헤브론 고마 공동체의 지체인 다음세대들이 로마서 1~3장을 암송해 걸어 다니는 말씀이 되어 도전장을 던지게 하셨다. 이제 시작이다. 이곳 다음세대가 자신들의 나라를 위해 울기 시작했다. 가난 뒤에 숨어서 오히려 가난과 질병이 우상이 되어 버린 이 아픈 현실의 죄악을 자신들의 죄로 인정하며 회개하기 시작했다. 목회자를 위해, 다음세대를 위해, 열방을 위해 중보하는 존재로 서서 오늘도 기도를 한다. 이미 들은 십자가의 복음을 더욱 흘러가게 해 달라고 주님이 쉬지 못하시도록 기도를 하고 있다. 그래서 소망을 본다. 복음을 입은 고마의 롤라드(중세시대 성경을 암송하는 자들)를 통해 일하실 주님이 기대된다.
이 땅 아프리카 대륙의 중앙에 있는 콩고민주공화국의 북키부주의 고마시에 있는 고마 헤브론 공동체. 복음을 가진 우리가 서 있다. 십자가 복음 들고 말씀의 진보와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마음껏 전진하게 하실 주님, 이 땅에 있는 주의 백성들이 어린 양을 찬양하며 주님 오실 길을 예비하는 땅으로 기경하실 주님, 가난과 에볼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 땅을 쁄라와 헵시바로 새 성읍으로 바꾸신 주님만 기대하며 2020년 새해를 시작한다. 마라나타! 아멘 주 예수여! 어서 오소서. [복음기도신문]
민주콩고=김경희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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