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틀니를 빼드리고 무좀난 발을 소독할 수 있게 된 나”


2018년에 복음을 만났다. 복음이 무엇인지 알고 보니 그저 난 종교인으로 살다가 지옥에 갈 운명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복음을 만난 사람들의 기도를 들으며 놀랐고 그 삶이 사모되었다. 나도 하나님 나라를 품고 나의 삶을 전부로 드리며 살고 싶었다. 남편도 복음을 만나고 신앙훈련을 받은 후, 우리의 남은 삶에는 ‘믿음’으로 사는 것밖에는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직장과 집을 정리하여 무소유의 삶을 시작했다. 우리의 공급자와 인도자가 오직 하나님 한 분이라는 믿음의 결단이었다.

믿음의 첫 걸음으로 주님이 허락하신 자리는 친정아버지와 시어머니를 섬기는 자리였다. 늙고 병든 아버지는 병원에 계시다가 24시간 돌봄이 필요하게 되면서 요양원으로 보내졌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요양원 생활도 어려워져 아버지를 집으로 모셔왔다. 아침 예배를 드리고 아버지 집으로 가서 필요한 것들을 챙겨드리고 오후에는 시어머니를 돌봐드렸다. 그리고 저녁에는 남편과 말씀으로 함께 기도를 드렸다.

복음을 만나기 전에도 친정아버지를 돌봐드리고 있었지만 신앙훈련을 마치면서 주님은 약속의 말씀을 주셨다. “만일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을 바라면 참음으로 기다릴지니라”(롬 8:25)

복음을 만나면서 나의 죄가 무엇인지 보게 됐다. 내 상처로 인해 아버지를 증오하며 미워했다. 마음으로 항상 살인했던 죄 된 나의 병든 자아가 이미 십자가에서 죽었다는 사실을 믿음으로 취하겠다는 결단을 하게 하셨다. 더 이상 그런 죄인이 아닌 예수 생명인 것을 믿음으로 취하며 아버지를 용서하고 품게 하셨다. 아버지와 관계가 어렵고 소통할 수 없었는데, 주님은 아버지를 섬기는 시간을 통해 관계를 회복시켜 주셨다. 은혜의 조치였다. 그리고 아버지의 틀니를 빼드리고 무좀난 발을 소독해드리고 손을 잡고 아버지를 꼭 안아드릴 수 있게 하셨다. 이전에 병든 자아로 살던 나로서는 정말 불가능한 일이었다. 자식 된 도리로 어쩔 수 없이 억지로 아버지를 돌봐드리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사랑을 내 마음에 부어주셔서 아버지를 섬기는 이 자리가 주님이 불러주신 자리라는 것이 믿어졌다. 주님이 하셨다. 그 부르심에 오늘도 순종하며 나아간다.

일러스트=고은선

교회를 다니며 전도도 많이 했지만, 전도라는 것이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점점 깨닫게 된다. 복음의 증인된 삶이야말로 예수 생명을 흘려보내는 참 전도였다. “아버지, 교회 좀 가세요.”라고 말만 했었는데, 지금은 교회 다니는 막내딸이 아버지를 섬기는 것을 보며 “예수 믿는 사람은 뭐가 다르네.”라고 말씀하시며 내 안에 계신 주님을 보게 되길 기도한다. 아버지가 하나님을 알게 되도록 나를 생명의 통로로 서게 하시길 기도한다. [복음기도신문]

최남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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