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 선교사가 되겠다고 헌신한 후, 다음세대 선교사를 양성하는 헤브론원형학교를 졸업하고 열방으로 단기선교를 떠났다. 그곳에서 1년 반 동안 나는 가족과 한국을 향한 그리움과 아주 치열하게 싸웠다. 기도도 하고 믿음으로 극복해 보려고도 했지만 조금 좋아지는가 싶다가도 다시 어려워지곤 했다. 어쩌면 선교사로서 당연한 일이겠지만 어려서부터 가족과 떨어져 본 적 없던 나에게는 모든 것이 벅찼다.
이곳에도 코로나 상황이 심해졌다. 7월 말에 전세기가 뜬다고 했다. 우리는 앞으로 장기 선교사로서의 걸음까지 신중하게 생각하면서 한국으로 가야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했다. 나는 너무 힘든 상태였기 때문에 한국으로 가겠다고 했다. 그런데 며칠 후 전세기가 취소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2주 동안 내내 울었다. 매일매일 ‘더 이상 못 버티겠다.’고 되뇌었다. 그러다 다시 전세기가 뜬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너무 기뻤다. 그러나 너무 지쳐 있어서 기뻐할 힘조차 없었다.
급하게 짐을 싸고 한국에 도착해 자가 격리를 마치고 가족을 만났다. 10일 동안 가족들과 함께 했던 시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이후 한국에서 남은 단기선교 훈련을 받기 위해 2주 동안 선교본부가 안내한 곳에서 활동보고와 평가 시간을 가졌다. 그곳에서 예상치 못했던 행복을 경험했다. 비록 가족과 함께할 수 없었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것 보다 비교할 수 없는, 하나님과 함께하는 행복을 경험케 하셨다. 그러면서 알게 됐다. 지금까지 얼마나 내가 하나님으로 인한 만족이 없이 살았는지. 선교지에서 말씀과 기도로 서 있지 못해 다른 즐거움들로 나를 채웠다는 것을 깨닫게 하셨다. 매일 말씀을 보고 기도하면서 주님을 만났다. ‘말씀기도 시간이 이렇게 행복한 시간이었구나! 지금부터는 정말 주님을 전부로 사랑하고 싶다. 내게 남은 건 정말 주님 밖에 없다.’
선교지에서 힘든 시간이 없었더라면 이런 절실함은 없었을지 모른다. 그때는 갈급함이 없었기 때문에 주님만 바라보지 않고 내 만족을 채워줄 다른 것들에 기웃거리곤 했다. 선교지에서 쓰디쓴 시간을 겪고 난 후 다시 주님 앞에 섰을 때 알게 됐다. 내겐 이 길 밖에는 없구나. 내게 주님 밖에 없구나.
남은 단기선교 훈련기간을 모교에서 섬기게 됐다. 나는 달라진 것이 없다. 연약하고 부족하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하나님이 나의 전부의 사랑을 받기에 합당하신 분이라는 것만이 중요하다. 지금도 주님을 아는 지식이 여전히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서 앞으로 알아갈 것이다. 그렇게 주님을 더 사랑하고 싶다. [복음기도신문]
오수아(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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