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에게는 하나님의 데스티니가 있어요”

선교적 교회로 순종하는 고성준 목사(수원하나교회)

수학박사에서 목회자로 변신한 특별한 이력의 목회자 고성준 목사(수원하나교회). 국내 최고의 수재들이 모이는 서울대 수학과와 동 대학원 졸업하고 미국 UC버클리를 졸업했다. 이후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고 다시 신학을 전공, 목회자로 전향한 그를 바꾸신 하나님과 그의 삶을 들었다.

–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예수님을 만난 과정을 설명해주세요.

“저는 중·고등학교 때까지 좋은 대학에 가면 인생이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열심히 공부하면서 살았어요. 원하는 대학에 갔지만 6개월쯤 지나고 나니 허무감이 밀려왔어요. 내가 가장 원하는 순간에 서 있는데, 이것만 이루면 행복할 것 같았던 순간인데, 그 행복이 6개월짜리라면 앞으로 무엇을 성취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 인생이 뭔지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어느 날 교회 선배가 제게 복음을 전해줬어요. 새로운 얘기는 아니었어요. 예수님의 십자가 이야기였는데, 밤에 잠을 이룰 수가 없어서 기도를 시작했어요. 솔직히 하나님이 계신지 잘 모르겠다고 기도했어요. 그때 하나님은 솔직한 기도를 들으신다는 것을 경험했어요. 하나님이 계시다면 하나님이 필요합니다. 도와달라고, 만나달라고 기도했어요. 눈물이 나기 시작하더니 2~3시간 동안 펑펑 울었어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어요. 다음 날 일어났는데 내 안에 성령이 계신다는 것이 믿어졌어요. 꽉 찬 느낌이 들면서 새로운 삶이 펼쳐졌어요.”

성취는 행복의 조건 아니다

– 목회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그렇게 대학 1학년 때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삶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동안 수학을 전공하고 교수 이외에 다른 것을 할 거란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그래서 수학 전공을 위한 미국 유학도 했죠. 그러나 선교에 대한 비전을 주셔서 선교사로 헌신했어요. 길고긴 사연이 있지만, 선교를 준비하다가 주님의 특별한 역사로 생각지도 않은 목회를 시작하게 됐어요. 선교하는 교회를 섬길 마음을 주셨어요.”

– 수원하나교회의 이름에 그런 목회 철학이 담겨있나요?

“하나교회는 7개 교회와 네트워킹이 돼 있어요. 하나교회는 하나님 나라, 하나로 연합한다는 의미에요. 한 마음이 되어서 주님의 나라를 세워가자는 취지로 모두 한 교회라는 정체성 안에서 함께 선교사도 파송하고 선교비도 함께 후원해요. 교회는 서울, 원주, 대전, 부산 등에 있어서 1년에 한 번은 수양회로 함께 모여요.”

– 하나님을 만나면서 수학적인 논리나 이론들이 성경을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됐을까요?

“잘은 몰라도 분명 그런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성경을 이해할 때도 수학적 사고, 인식의 프레임이 작동한다고 생각해요. 최근에 출판한 책 ‘카이로스’(규장, 2020)가 그 예일 것 같아요. 보이지 않는 세계의 원리를 담은 내용이에요. 수학은 원리에 대한 학문이죠. 하나님은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창조하셨어요. 보이는 세계를 원리를 가지고 창조하셨다면 보이지 않는 세계도 원리를 가지고 창조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프레임을 가지고 성경을 읽어 보면 보이지 않는 세계에도 나름의 질서와 원리들이 있어요. 이런 것들을 연구하다 보면 영적인 삶을 사는데 도움이 돼요. 제가 전공한 학문이 위상수학이에요. 공간에 대한 학문이죠. 4차원, 5차원 등을 다루는데 보이지 않는 세계를 어떤 방식으로 이해해야 되는지 미리 훈련이 좀 됐던 것 같아요.”

– ‘데스티니’라는 책은 그것보다 먼저 쓰셨지요? 이 책은 어떻게 씌어졌나요?

“데스티니는 소명, 부르심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정확하게 그 의미를 표현하는 우리말은 없는 것 같아요. 언어는 언어가 형성된 문화와 역사에 영향을 받게 돼요. 우리는 불교와 유교에 영향을 받았죠. 그래서 데스티니를 직역하면 팔자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순화시키자면 하나님의 계획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창조하실 때 각 사람을 향한 섬세한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다. 태초부터 계획하지 않으시는 일은 시행하지 않으시는 분이죠. 이것을 데스티니라고 부를 수 있어요.”

우리에겐 하나님의 ‘데스티니’가 있다

–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세요.

“데스티니는 인생의 목적이에요. 데스티니에서 멀어지면 공허와 허무함을 느끼게 돼요. 우리의 삶에는 디자이너가 있기 때문이에요. 디자이너와 멀어지면 인생의 의미가 없어지죠. 행복과 인생의 만족,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는 능력이 데스티니의 능력이에요.”

고 목사는 자신의 저서 데스티니(규장, 2016)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 삶에는 하나님이 계획하신 명확한 설계도가 있고 목적이 있다. 우리 삶은 우연의 연속이 아니다. 우리 인생을 지배하는 것은 우연이라는 이름의 잔인한 괴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 넘치는 계획이다.”

▲ 집회를 인도하고 있는 고성준 목사. 제공: 수원하나교회

– 목사님의 데스티니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목회자로 부르신 게 데스티니라고 생각해요. 예수님을 믿고 큰 감격이 있어서 목사를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생각했다가 바로 접었어요. 제가 말을 더듬었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선교를 하라는 마음을 주셔서 선교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제 평생에 처음으로 초자연적으로 말씀하시는 것을 경험하면서 뜬금없이 목회를 시작했어요. 선배 목사님이 시민권 때문에 미국으로 돌아가게 되면서 교회를 얼떨결에 맡게 된 거죠. 그런데 설교를 시작하면서 말더듬이를 놀랍게 고쳐주셨어요. 그때 이것이 저의 부르심이라는 확증을 주셨어요. 목회를 하면서 싫다든지, 재미없다든지 이런 생각은 안 들었어요. 늘 재미있고 신이 났어요. 눈에 보이는 결과 때문은 아니었어요. 영적인 만족이 있었어요. 이게 데스티니인 것 같아요.”

– 그런 깨달음 가운데 받은 하나님의 말씀이 있나요?

“선교사로 나가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네가 선교사가 되는 게 나의 계획이 아니라 새로운 사람이 선교사로 나갈 수 있게 훈련시키는 사람이 되라.’는 마음을 주셨어요. 그러면서 여호수아에게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 정복하라고 하셨던 말씀을 주셨어요.”

– 그렇게 받은 선교의 사명을 교회에서 어떻게 구체화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특별한 방향이 있지는 않아요. 교회 역할을 충실하게 하려고 해요. 복음을 전하고 청년들을 훈련시켜서 하나님 나라의 일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하나님이 중동에 있는 무슬림과 난민을 대상으로 사역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셔서 교회에서 난민을 돕는 NGO를 만들어서 섬기고 있어요.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움직이지 못하지만 지난 몇 년간 난민을 섬겨왔습니다.”

– 선교 팀들의 상황은 어떤가요?

“훈련 받고 파송된 장기선교사들은 중동 쪽으로 갔습니다. 현재 20여 가정 됩니다. 청·장년은 일주일에서 10일, 청년은 1~2년 정도를 중동에 가서 문화를 익히고 난민을 돕습니다. 청년들에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언어를 배우는 일이에요. 언어가 익숙해지면 삶의 터전이 그곳까지 확대가 돼요. 제가 미국에서 유학을 했을 때 제 삶의 터전으로 인식되는 곳이 미국까지였어요. 젊은이들에게 자기 직업을 가지고 다양한 방식으로 삶을 확장시켜주고 싶었는데, 청년 때 선교를 나가서 언어를 익히고 문화를 익히고 친구를 사귀어서 돌아오면 그 지역까지 자기 삶의 영역이라고 느껴요. 직업을 찾을 때 자연스럽게 한국 아니면 선교지에 찾아요. 이것이 선교적인 DNA를 넣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선교적 마인드를 심어서 선교적 교회를 실행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선교적 교회 지향

– 교회가 단순한 선교사 후원이 아니라 훈련과 파송을 동시에 하시는군요.

“당초 제가 선교사로 나가려고 했고, 목회보다는 선교사의 DNA가 더 있는 것 같아요. 선교사들을 관리하고 훈련시키고, 선교 전략을 짜는 게 사역의 70%는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기존 선교단체와 듀얼 멤버십을 가지는 게 조금 어렵더군요. 제가 선교 사역을 감당하다 보니 다른 선교단체와는 전략적으로 차이가 날 수도 있고요. 어쩔 수 없이 선교사 파송을 직접 하게 된 것 같아요. 일반적인 교회 모델은 아닌 것 같아요.”

– 목사님도 선교 현장에 많이 가시나요?

“코로나 시대 이전에는 1년에 절반 정도는 선교지에 있었던 것 같아요. 보통 주일 밤에 비행기 타고 나가서 금요일에 돌아오곤 했어요. 주말에는 설교하고요. 체력이 많이 딸리기도 했는데, 주님께서 동역자들을 많이 붙여주시더군요. 지금은 제가 혼자 다 하지 않고 미국에서 선교단체를 오랫동안 하시던 목사님 한 분과 연합하고 있어요. 그 단체와는 듀얼 멤버십을 갖고 전략도 같이 짜고 선교사 파송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이상 248호에 게재>

– 이렇게 선교에 전심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한국 선교의 현재를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선교 동원에서 때로는 슬픈 동원이 있어요. 한국 교회가 부흥의 때를 지나 지금은 쇠퇴하고 있어요. 한 예로 부교역자로 계시던 분들이 갈 수 있는 자리가 없어지다 보니 선교지로 향하는 분들도 있어요. 40대 중반 이후에 선교사를 하겠다고 오시는 분들이 최근에 많이 늘었어요. 반면, 청년 세대 헌신자들이 없는 점이 안타깝지요. 이런 현실이 중동에 가면 고스란히 나타나요. 20대 선교사들이 활동하는 팀은 별로 보이지 않아요.”

– 청년들은 기한을 정하고 선교지로 떠나고 있나요?

“원래는 1년인데 보통 2년 정도 사역을 합니다. 길게는 4년 있는 친구도 있는데, 그러다 장기 선교사로도 재헌신합니다. 보통 형제들은 대학교 1학년 때 군대 다녀와서 그 다음에 선교지로 나가요. 돌아와서 졸업하고 그 다음에는 취업해서 가기도 하고 풀타임 선교사로 나가는 경우도 있어요. 창업이나 취업을 해서 나가기도 합니다.”

– 현재 이 교회는 선교지에 어떤 네트워크가 있나요?

“중동 곳곳에 장기선교사가 있는 베이스캠프가 있어요. 그래서 그곳을 중심으로 모입니다. 청년 사역을 하다 보니, 청년 선교운동의 패러다임 자체가 아예 바뀌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저희는 2005년부터 가급적 선교지 경험을 일찍 시키자고 생각하고 대학교 1, 2학년 형제들을 장기 선교사님들에게 보냈어요. 그러나 결과가 좋지 않았어요. 선교에 실망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이런 비슷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어요. 한두 명이 그랬다면 개인의 문제일 수 있는데, 이렇게 많은 데이터가 쌓인다면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어요.”

– 어떤 문제로 결론을 내리셨나요?

“구조적인 문제 중에 특별히 중동지역 같은 경우는 보안 이슈 때문에 젊은 선교사들이 오면 장기 선교사님들이 긴장을 합니다. 혹시나 실수를 하면 추방당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계속 과보호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요. 그렇다보니 젊은 친구들은 1년, 2년씩 귀한 시간을 헌신해서 가는데 경험하는 것들이 아주 제한적인 거예요. 페인트칠이나 사무작업 이상은 할 수 없는 거죠. 이런 구조를 가지고는 안 되겠다. 청년들을 믿어주고 조금 더 자유롭게 선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지 않으면 청년 선교 운동은 일어나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 어떤 대안이 등장했나요?

“그래서 훈련을 강도 높게 하고, 대신 선교지에서는 자율권을 주자고 생각했어요. 매일 개인기도를 3시간씩 하게 했어요. 선교지 가서도 다른 것보다 매일 기도 3시간씩 해야 된다는 거죠. 그리고 장기 선교사님은 보호만 해주고 청년들에게는 자율권을 줬어요. 대신 리더 한 명은 성숙한 사람으로 세우고 리더에게 무조건 순종하도로 했어요. ‘리더에게 불만이 있어도 1년 끝나고 돌아와서 피드백 해라. 현장에서는 안 된다.’ 이런 원칙도 세우고요. 이렇게 해서 청년들을 보냈는데 결과가 아주 좋았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10여 년 동안 하고 있는데, 지금은 청년들이 줄을 서서 가고 싶어 해요.”

자유로운 청년 선교운동

– 놀랍네요. 한국 선교사가 고령화되고 있다는 데이터가 나오는 시점에 기쁜 소식입니다.

“위험한 일을 하지 않도록 교육을 철저하게 시킵니다. 노방전도나 무함마드 이야기는 절대 못하게 해요. 선교지에서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을 가르치고, 대신 언어 공부를 빡세게 시킵니다. 처음 3개월에서 5개월 동안은 새로운 선교지로 가는 것에 대한 재미 때문에 그냥 보내는데 6개월이 지나면 집 생각나고 자기가 뭐하고 있나 생각을 하게 돼요. 그런데 처음 6개월 동안 언어 공부를 열심히 한 친구들은 6개월이 지났을 때 친구를 사귀기 시작해요. 그러면 새로운 재미가 생겨요. 그런 친구들은 1년이 됐을 때 선교지 친구들 때문에 한국에 못 들어가겠다고 이야기해요. 이 친구들이 사귄 친구들은 무슬림 친구들이지요. 관계 속에서 복음을 전해요. 이것은 매우 안전합니다. 그래서 처음 갔던 팀들은 1년 안에 가정교회 2개를 개척했어요. 21살, 22살 청년들이 무슬림 15명 정도를 전도했어요.”

▲ 교회 청년들과 함께. 제공: 수원하나교회

–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죠?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친구 중에 하나가 실연을 했어요. 남자친구 여자 친구가 헤어져서 죽느니 사느니 그런 거예요. 힘들어 보이니까 ‘내가 널 위해서 기도해줄게.’라고 한 거죠. 우리 청년들이 크리스천인 것은 다 아니까요. 그런데 기도해주다가 성령님이 역사하셔서 아이들이 방언을 받은 거예요. 무슬림인데요. 그래서 예수를 믿게 되는 이런 역사가 계속 일어나는 거예요. 그 다음에는 청년들이 ‘너 요즘 꿈꾼 거 없냐?’ 그랬더니 있다고 하더래요. 하얀 옷 입은 분이 나타났다고요. 그 분이 예수라고 말해주면서 복음을 전해요. 이런 일들이 6개월 동안 반복되어서 20명 정도가 예수 믿게 된 것이죠. 그렇게 지하교회 2개가 생긴 거예요. 청년들이 돌아올 때는 현지 교회에 연결시켜 드리고 나와요.”

– 선교지뿐 아니라 한국에서 대안학교도 섬긴다고 들었습니다.

“우리 교회가 시작될 때, 선교와 다음세대 영역에 마음을 받았어요. 기도하다가 10몇 년 전에 대안학교를 시작했어요. 먼저 우리 교회 성도 자녀들 위주로 운영했죠. 그렇게 한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어요. 학교만 가지고는 온전한 다음세대를 키울 수 없고, 가정이 한 마음이 됐을 때, 아이들이 하나님의 사람으로 자랄 수가 있어요. 가정에서 다른 메시지가 들어가면 효과가 없거든요. 결국 대안학교 교육은 부모님이 한 마음이 되지 않으면 어려워요. 그래서 성도들 중에 이런 교육 신념에 동의한 분들의 자녀만 받았어요. 그렇게 현재 유치원부터 고3까지 100여 명이 다니고 있어요.”

– 다음세대를 교육하는 부분에서 강조하는 점이 있다면요?

“아이들의 롤 모델은 다니엘이에요. 그에게는 몇 가지 특징이 있는데 그중, 자기 직업을 가지고 있는 선지자에요. 다니엘은 세상 속에서도 영향력을 드러냈는데, 다음세대에게 필요한 영성이라고 생각해요. 세상 일터에 있지만 선지자적인 삶을 사는 것이에요. 우리의 본질은 하나님 앞에 서 있는 다니엘 같은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죠.”

– 주님을 만나고 지금까지 순종해오시면서 어려운 일은 없었나요?

“가장 어려운 것은 하나님 앞에서 마음을 지켜나가는 거예요. 살면서 알게 된 것은 인간은 어쩔 수 없는 존재, 소망 없는 존재라는 거예요. 인간에게 기대하고 소망하는 순간 절망밖에 없고, 그래서 더욱 의지하게 되는 게 바로 은혜였어요. 하나님의 은혜로 한걸음씩 가는 것이지, 사람의 계획이나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순간순간 느껴요. 20년 목회도 돌아보면 주님의 은혜로 여기까지 온 거지, 우리가 어떻게 해서 온 게 아니에요. 날이 갈수록 은혜를 사모하게 되고 내가 얼마나 소망 없는지 보게 되면, 다른 사람을 향해서도 긍휼의 마음을 갖게 돼요.”

– 코로나와 경제적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오랫동안 청년들을 섬겨오면서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어요. 정형화 된 박스에서 빠져나왔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현대사회가 비슷한데, 우리의 삶을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정해놓은 것 같아요. 어느 병원에서 태어나 산후조리원에 있다가 유치원, 학교에 가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성공과 실패는 뭐고… 이런 상황에서는 데스티니를 발휘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하나님이 각자 다른 소명을 주셨기 때문에 박스를 박차고 나와야 돼요. 그 안에서 하나님을 섬긴다고 할 때는, 제한되고 정형화 된 틀을 벗어날 수 없어요. 청년들에게 박스를 나와 보면 살만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 기성 성도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한국적인 영성이라고 한다면 자녀들에 대한 열정인 것 같아요. 한국이 6.25전쟁 직후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경제대국으로 일어서게 된 것은 우리는 고생해도 자녀들은 잘 살았으면 좋겠는 열정이 있기 때문이었어요. 이런 열정이 한국 사회를 끌고 왔다면, 영적으로도 우리 다음세대가 우리보다는 좀 넓게 하나님께 쓰임 받기를 원하는 열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다음세대에게 후원하고 격려하는 문화들이 형성된다면 다음세대가 우리와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나눠주세요.

“내가 인터뷰를 하는 게 맞나 싶어요. 책도 그렇고 인터뷰도 그렇고, 맹점이 있는 것 같아요. 좋은 것들만 이야기한다는 거예요. 특별하지 않거나 실패하고 나쁜 것들은 기록하지 않는데, 읽고 듣는 분들은 항상 저런가보다 생각하실 것 같아요. 그러나 그런 간증들은 10년에 한번 나오는 거예요. 잘된 것 보다는 실패하고 실수한 게 많죠. 오해 없이 전달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복음기도신문]

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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