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에 현재 이민자 수천 명이 발이 묶인 채 월경을 막는 폴란드 보안요원과 대치하고 있다고 11일 영국 BBC가 보도했다.
폴란드 정부는 지난 9월 비상 상황을 선언하며 국경 지역에 인력과 장비를 증강 배치했고, 이달 8일 중동 출신 이주민 수백 명이 철조망을 끊고 폴란드 진입을 시도한 이후로는 감시가 더욱 강화됐다.
긴장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현재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의 분위기는 교전 지역을 방불케 하는 수준으로 악화했다.
이라크 출신으로 이달 초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에 도착했다는 슈완 쿠르드(33)는 자신들은 여전히 국경에 있으며, 폴란드 군인들이 너무 많다고 전했다.
이주민들, 국경에 갇혀 영하의 추위와 굶주림 시달려
BBC는 실제로 국경을 넘은 운이 좋은 극소수의 이주민을 제외하고,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의 이주민들은 이미 퇴로가 없는 처지에 놓였다고 전했다.
폴란드로 갈 수 없는 건 물론, 다른 길을 찾기 위해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로 돌아가는 것도 벨라루스 국경수비대가 막고 있는 상황에 놓인 이민자들은 임시변통으로 지은 천막에서 하루하루 영하의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슈완 쿠르드는 “우리는 그저 EU에 도착해 삶을 향유하고 싶을 뿐이다. 우린 직업을 원한다. 우리 중엔 의사와 과학자, 교사 등 양질의 인력이 많다”면서 “어린아이와 고령자가 정말 많다. 일부는 병에 걸렸고, 걷지 못할 상황이 된 사람도 있다. 그런데도 보급이나 의약품은 전혀 없다. 매일 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다. 정말, 정말로 춥다”고 말했다.
BBC는 국경지역에 발이 묶인 이민자들 중 밤새 영하로 떨어진 기온으로 인해 최근 몇 주 동안 이미 여러 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벨라루스, 이라크·중동 이주민 국경으로 밀어넣어
이런 상황에서도 벨라루스는 이라크 등 중동국가에서 이주민을 데려와 폴란드와의 국경지대로 계속 밀어넣고 있다.
9일 민스크 중앙 광장에 모인 중동 출신 이주민 300여 명은 곧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으로 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유럽행을 위해 비자를 발급받고 항공편 패키지를 사는데 3000∼4000달러(약 350만∼470만 원)를 냈다. 이 중 일부는 국경감시가 강화된 폴란드 대신 리투아니아 등 다른 경로를 택하겠다고 했다가 벨라루스 군경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불쾌한 대우를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BBC는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작년 대선 부정 의혹과 관련해 EU의 제재를 받은 것을 계기로 EU와 갈등을 빚어왔다고 설명했다.
EU는 벨라루스가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이주민들의 유럽행을 방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서방의 제재로 난민의 유입을 억제할 자금과 여력이 없다면서 EU가 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맞서왔다.
크리스천 퍼스펙티브
현재 벨라루스와 EU 동부 국가들에서 촉발되는 이민자 문제는, 난민을 구제하는 문제와 현실적 국경통제 사이의 딜레마를 여실히 보여준다. 벨라루스 정권이 난민을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그치게 해주시기를 구하자. 성경에는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고 말씀하고 있다. 다른 이의 절박함을 틈타, 오히려 그들을 궁지에 몰아넣는 악을 끊어 주시기를 간구하자. 또한 EU를 비롯한 국가들이 난민 문제에 대해 지혜롭게 대응하게 해주시고, 주님의 사랑으로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축복의 통로로 세워지기를 구하자. 무엇보다 더 나은 곳으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큰 재정을 들여 유럽행에 나섰지만, 국가 간 갈등으로 국경에 발이 묶여 추위와 배고픔과 생명의 위협에 놓인 중동 출신 이민자들을 주님께서 보호해 달라고 간구하자. <UTT(Understanding The Times)제공>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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