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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코팅된 깨끗한 계란이 있기까지 많은 시련이 있었어요”

황한솔 대표(농업법인 한솔양계)

황한솔 대표(농업법인 한솔양계)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수원중앙침례교회와 수원원천침례교회를 섬기고, 한솔양계 대표,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 벤처법인 한랩의 대표, 서울시립대 스포츠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정보통신기술) 겸임교수로 있는 황한솔입니다.”

– 직함이 많으시네요. 양계와 스포츠, 벤처회사는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데요. 하나님이 대표님을 인도하신 과정이 궁금합니다.

“부모님은 제가 태어날 때부터 경기도 동탄에서 양계장을 하셨어요. 양계장 운영으로 저와 누나에게 예술 공부를 시키셨어요. 예고에서 성악을 전공하던 저는 적성이 맞지 않아 포기하고 어릴 때 수영 선수를 했던 경험으로 운동을 하고 싶어 서울대 체육교육과에 진학하게 됐어요. 단번에 간 건 아니었고 4수를 해서 어렵게 입학했어요. 이러한 시련들로 하나님이 저를 강하게 만들어 주신 것 같아요.”

스포츠마케팅 전문가에서 가업인 양계사업 맡아

– 시련들이라고 하셨는데, 또 어떤 일이 있으셨나요?

“저는 모태신앙이지만, 주님을 깊게 알지는 못했어요. 고등학교 때까지 사고도 많이 치고 말 그대로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냈어요. 부모님은 기도를 많이 해주셨는데, 저는 빨리 하나님을 알지 못했어요. 가고 싶은 대학이 있어서, 부상도 당하고 거절을 많이 당했지만, 계속 도전했어요. 또 나이가 많아 간신히 등록한 학생군사교육단(ROTC)으로 해병대 장교로 가게 됐어요. 그 모든 과정이 쉽지 않았죠. 지금 돌이켜 보면, 그 기간 동안 저를 하나님이 단련해주셨다고 생각해요.”

– 네, 그 이후에 어떻게 인도해주셨는지 궁금합니다.

“제대하고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스포츠 마케팅 분야를 알게 되었고, 관련회사에 들어가 열심히 일을 배웠어요. 제 적성에도 맞았지만, 업무상 매일 술을 먹어야 하는 게 힘이 들어 3년차에 일을 그만두고 스포츠 마케팅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으로 유학을 갔어요. 영어도 못하고 미국의 대중스포츠인 풋볼 경험도 없고, 쉽지 않았어요. 조교로 수업 준비를 하고 새벽 3시에 집에 돌아와 라면 끓여먹으면서 여기서 뭘 하고 있나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하나님이 나를 강하게 연단하신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죠.”

– 네, 계속 연단이 있었네요.

“그래도 감사하게도 유학기간 중 저와 전공이 같은 자매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됐어요. 그때가 집안 사정이 가장 안 좋은 때였어요. 동탄의 재개발로 지금의 당진으로 이사를 하셨는데, 그 과정에서 부모님이 사기를 당하시는 바람에 가정에 위기가 닥쳤어요. 그때가 2014년도였는데, 어머니의 권면으로 도중하차하지 않고 학업을 마칠 수 있었어요.”

– 그때까지도 지금의 양계사업을 할 계획은 없었군요.

“그렇죠. 하지만 미국에서 스포츠와 기술이 결합된 ICT를 통한 스포츠 마케팅을 배워, 지금의 양계사업에서 적용하고 있으니 재미있죠. 하나님의 은혜죠. 2016년에 전공 관련한 사업을 하기 위해 회사를 차리고 친구들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었는데 2017년에 아버지가 쓰러지시면서 제가 양계농장을 맡게 됐어요. 저밖에 할 사람이 없었어요. 정말 그 무렵 본격적으로 하나님을 찾게 됐어요.”

– 어릴 때부터 양계하시는 부모님을 봤지만, 사업하는 양계와는 달랐겠죠.

“전혀 연고도 없는 충남 당진이라는 동네에 와서 배달하면서 참 서러웠어요. 아는 사람이 하나 없고, 도움을 받을 사람도 없었어요. 제가 나름대로 대인관계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쉽지 않았어요. 힘들어서 그때 기도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하나님 나를 살려주세요.’ 이게 항상 시작하는 기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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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란을 세척하고 나노 코팅한 이후 포장하는 과정. ⓒ 복음기도신문

– 막막하셨겠네요.

“닭장에 가면, 6만 마리의 닭들이 나만 쳐다보는데 막막하더군요. 제가 다 죽일 수도 있잖아요. 아찔했어요. 양계장에서 일하는 태국 분들이 있었는데 가서 ‘형. 살려줘. 나 모르니까 가르쳐주면서 나 좀 살려줘.’라고 했어요. 그분들이 저에게 많은 것을, 아니 전부를 가르쳐줬어요. 사실 제게는 은인이에요. 양계장은 자동화가 돼 있어요. 거기에도 ICT 기술이 들어가 있어요. 온도, 물, 사료가 자동으로 조절되는데, 기계가 고장나면 한꺼번에 몰살할 수 있어서 위험해요. 그래서 매일 점검이 필요해요. 이런 걸 다 배우고, 고치고 하면서 어려운 시간을 지냈어요. 8층까지 있는 닭장 꼭대기에서 올라가서 닭을 보면서 울기도 많이 했어요. 온도를 30도로 유지하기 위해 여름에 얼음을 사다가 물탱크에 집어넣고, 땀범벅 얼음범벅이 되기도 했는데, 이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닭장에서 6만 마리 닭들이 저만 바라보는 것 같았어요

– 많은 직함 안에 이런 어려움이 숨어 있었는지 몰랐네요.

“저희 부모님은 유통을 직접 하지 않으셨어요. 그때는 중간상인들만 거래하셨는데, 그러면 우리가 가격 결정을 할 수가 없어요. 계란은 전국 어디나 생산지 가격이 동일해요. 좋은 계란도 있고 나쁜 계란도 있는데 고려가 안돼요. 좋은 계란을 만들 의욕 자체가 안 생겨요. 계란 가격은 늘 예나 지금이나 별로 변화가 없어요. 그래서 저는 먼저 좋은 계란을 만들고, 좋은 만큼의 가격을 위해 유통센터를 만들었어요.”

– 좋은 계란이라고 하셨는데, 어떤 게 좋은 계란인가요?

“한마디로 하면 건강한 계란이에요. 저희는 계란의 세균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어요. 우리나라에는 이 기술을 가진 곳이 저희밖에 없어요. 카이스트와 협력한 법인 대표를 맡게 된 것도 이 기술 개발 때문이에요. 계란에 타닌이라는 폴리페놀 나노 코팅을 하는 건데요, 이것이 살균효과가 있어요. 천연 락스라고 보시면 돼요. 카이스트는 이 물질을 이용해서 딸기 같은 작물에 뿌려서 유통기한은 2배 늘어나게 했는데, 이것을 계란에도 적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카이스트에 찾아갔죠. 그래서 이 기술을 개발해서 특허를 내고, 상용화를 하기 위해 저희가 작은 양계장임에도 유통센터를 세워서 계란을 공급하고 있어요. 저희가 유통과 병행하기엔 소규모이지만, 예외적이죠.”

– 이런 기술 개발이 양계 농가에 새로운 바람이 아닌가요? 다들 기뻐할 것 같은데요.

“좋아하지 않는 양계 농가들도 있어요. 이 기술을 적용하려면 한 단계의 공정이 늘어나 피곤할 수 있기 때문이죠. 계란에 묻어 있는 닭의 배설물에는 살모넬라균이 있어요. 닭의 대장균인데, 이 살모넬라균이 묻은 손으로 도마를 만지거나 하면 식중독에 걸리고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어요. 이 균은 물 세척으로 쉽게 제거할 수 있지만, 문제는 계란에 물이 닿으면 신선도가 떨어져요. 그래서 여름에는 계란에 묻은 먼지만 털고 출하를 하고 있어요. 우리 기술은 그 계란을 소독하고 코팅을 해서 신선도를 유지하는 건데 획기적이죠.”

– 꼭 필요하고 중요한 기술이네요. 매일 먹는 계란에 이런 기술이 적용되는 줄 몰랐어요.

“전통적으로 양계를 하는 분들은 계란 값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요. 저도 양계만 했으면 기술 개발은 생각도 하지 않았을 거예요. 하나님이 지금까지 공부시키신 것이 이때를 위함이 아닌가 생각해요. 그러나 기술만 있다고 쉽게 될 수는 없었어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지난해 벤처캐피탈에서 마침내 투자를 받았어요. 기술의 우수성과 사업성을 인정받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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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한솔양계’ 맘란. 제공: 한솔양계

– 농업전문회사로 투자를 받기는 쉽지 않았을텐데요?

“이 센터를 지을 때 미친놈, 사기꾼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지난해 초반에 건물이 완공됐는데, 기계 하나에 10억이나 되는데 돈은 없고, 그런데 하나님이 길을 열어주셨어요. 지금도 여전히 공사 중이에요. 작년에 조류독감으로 계란이 귀했는데, 1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어요. 기적이죠.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부도가 나는 상황에서도 주님이 해결해주시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나를 살려주셨으면 앞으로 더 많은 걸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주변은 시끄러운데 마음은 평안하고 고요해지는 느낌이었어요. 그때에 하나님이 저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셨던 것 같아요.”

– 고난의 연속에 하나님의 손길이 계속 있었군요.

“그 외에도 어려운 일이 계속 있었어요. 유통센터를 준공하고 조류독감 때문에 계란이 없는 시기도 있었어요. 어느 날 아침에는 일어나기 싫었던 적도 있었어요. 삶을 끝내고 싶었어요. 그러나 어머니가 이렇게 키워주시고, 기도도 해주시는데, 내가 나쁜 생각을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일어났어요. 어머니는 몸이 아프신데도 밤 12시까지 계란 포장하시고 아픈 아버지를 돌보세요. 그 덕분에 제가 나가서 돈도 구해오고 계란도 팔러 다니고 그래요. 이런 과정을 보면 주님이 적재적소에 사람을 보내시고 필요한 것들을 허락해주셨어요. 이 사업을 하면서 하나님의 가르침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도 물론 어렵고 힘들지만, 자꾸 계란도 베풀게 하세요. 어려운 이웃도, 선교단체에도 계란을 기증할 수 있었어요. 코로나가 처음 터졌을 때, 팔 계란도 없는 상태에도 나눌 수 있었어요. 아깝다는 생각은 한 적 없어요. 그만큼 하나님이 채워주시는 것을 아니까요.”

–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시고, 하나님의 손길의 통로가 되셨네요.

“사람들이 볼 때는 양계를 하니 하찮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조류독감이 유행할 때는 사람들이 저를 바이러스 취급하기도 해요. 그때 속상하지만 내가 여기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좋은 식자재를 못 드신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앞으로 우리가 개발할 기술은 계란뿐 아니라 다양하게 적용될 수도 있고요. 외국에서는 나노 코팅 기술에 막대한 자금이 투자되고 있는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홀대 되고 있어요. 우리나라 식자재가 좋은데도 불구하고, 수출이 안돼요. 이런 기술이 들어가면 수출이 얼마든지 가능하거든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런 의미 있는 기술을 잘 안 알아주고 가치를 낮게 평가해요. 그래도 저는 기도하면서 꿋꿋하게 이 길을 가고 있는 거예요.”

<이상 262호에 게재>

– 어려운 시간들이 계속 있으신데, 어려울 때마다 붙들었던 말씀이 있으신가요?

“시편 23편 말씀이에요.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두려울 때마다 이 말씀을 붙잡고 기도했어요. 지금도 두려워요. 지금도 계속 투자가 이뤄져야 하고, 사업에 늘 위험요소가 있는데, 항상 기도하죠. 잘 풀어나갈 수 있게 버티게 해주시는 게 기도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 선교에도 관심이 많으실텐데, 혹시 양계로 선교를 하시려는 분들에게 조언해주시고 싶은 게 있나요?

“먼저는 제가 열심히 기술을 개발해서 보급하고 공유를 해드릴 수 있어요. 그러나 외국에서 생물을 다뤄야하기 때문에, 풍토에 맞는 시스템이 필요해서 현지 환경을 잘 분석하는 것이 필요해요. 풍토, 지형, 허가조건, 판로 등을 봐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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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솔양계’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민 노동자들. ⓒ 복음기도신문

– 이곳에서 일하시는 이주민 노동자들이 많네요.

“현재 외국인 15명, 내국인 5명이 함께 일을 하고 있어요. 네팔과 태국에서 온 친구들이에요. 이들은 다른 양계장에서 맞기도 하고 여러 어려움을 겪기도 했어요. 제가 외국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으니, 그 서러움을 알죠. 그래서 이들에게 긍지를 심어주고 싶었어요. 급여도 많이 주고, 인격적으로 존중해주고 싶었고, 코리안 드림을 가지고 한국에 왔는데, 이들에게 힘을 주고 싶었어요. 기숙사 건물을 지었는데, 따듯한 방에 인터넷 시설을 해주니까 좋아해요. 덕분에 입소문이 나서 우리 회사를 좋아해요. 그래서 코로나 때문에 외국 인력이 한국에 못들어와서 우리나라가 인력대란이었는데도, 우리는 인력 문제는 없었어요. 하나님이 이렇게 인도해주신 것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 기도제목 있으면 나눠주세요.

“우리 가족과 내국인 외국인 모든 식구들이 건강하게 열심히 회사를 잘 만들어서 좋은 식자재를 공급할 수 있는 회사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어요.” [복음기도신문]

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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