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호 / 선교통신]
1933년 당시 네덜란드의 식민통치(약 350년간) 상태였던 인도네시아 정부는 장또항에게 허락한 비자를 취소하고 2년 만에 강제 추방했다. 또 기독교인들에 대한 강제이주 정책을 시행하며, 모든 기독교인들에게 악한 귀신들이 살고 있다고 믿는 발리 서북지역 ‘블림빙사리’로 이주할 것을 제안했다. 30여 명이 정탐을 떠났고 1939년 10월 30일, 기독교인들은 블림빙사리로 떠났다.
얼마 후 자멸 할 줄만 알았던 기독교인들의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밀림지역을 개척하여 십자가 모양의 큰 길을 만들고 그 길의 중심부에 교회(PNIEL, 브니엘교회)를 세웠으며 제비를 뽑아 소유지를 나누고 논과 밭을 경작하기 시작했다. 이후 경비행기를 타고 이 밀림지역을 지나던 한 독일인의 발견으로 블림빙사리의 기독교인들이 건재함이 드러났다. 이들의 놀라운 역사와 소식을 듣게 된 수많은 세계 각지의 성도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발리 정부도 블림빙사리의 존재에 대해 부정할 수 없게 되면서 전기와 전화가 설치되었고 첫 초등학교가 세워졌다. 다른 지역 힌두교인 학생들도 학교를 다니기 위해 블림빙사리로 모여들었고, 그 후로 지금까지 최고의 교육도시(어려서부터 성경을 읽기에 문맹이 없음), 가장 깨끗하고 안전한 마을로 선출되어 명예를 얻고 있고 또한 인도네시아 정부가 인정하는 관광도시로 선정되었다.
단기선교팀에게 나누는 이런 블림빙사리의 이야기를 듣던 운전기사 꼬망 에디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그날 밤, 꼬망에게 주님이 생각나게 해주시는 죄악들이 있다면 잠들기 전 예수님께 용서해 주실 것을 구하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라고 이야기했다. 다음날 일찍 일어난 꼬망은 아침식사 시간에 자신을 위해 기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 뒤 이은 고아원 사역까지 함께 한 꼬망은 내게 한번 꼭 자기 고향 집에 같이 가줄 것을 부탁했다. 자신은 죄를 용서해 주시는 구속함의 복음을 들어 알지만 자식들과 아내는 그것을 모른다며 그 복음을 전해 줄 것을 부탁했다. 꼭 같이 갈 것을 약속하고 헤어졌다.
그리고 지난 2월 16일 꼬망의 집에 방문하여 사귐의 시간을 가졌다. 평소 막역한 선교사님 가정이 동행하여 더 큰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결코 만만치 않은 가정이었다. 사실 꼬망은 대가족 5가정이 모여 사는 집의 힌두 제사장(쁘망꾸)이었고 꼬망의 아버지는 그 지역(느가라)의 힌두 대제사장(쁘망꾸 데사)이었다. 할아버지를 비롯한 몇몇 가족들에게 우리가 기독교인임을 소개하고 복음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들의 냉담한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하지만 가족들과 음식을 함께 나누며 돌아오기 전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여호와의 영광을 인정하는 것이 온 세상에 가득 할 것”이라는 찬양을 불러주고 그 메시지를 전하며 마음껏 그 지역을 축복했다.
꼬망은 말했다. “수없이 인도했던 힌두제사에서 느낄 수 없었던 살아 계신 창조주를 그 날, 내 죄를 고백했던 순간 느꼈다.” 꼬망의 고백을 주님이 아신다.
발리는 신들의 섬이라는 별명을 지닌 인구 약 450만 명의 작은 섬이다. 신혼여행지와 관광지로 유명한 이곳은 사실상 우상숭배가 만연한 미전도 종족이 거주하는 섬이다. 인도네시아의 87%가 무슬림인 것에 반해 발리의 98%가 힌두교인이다. 그렇기에 ‘발리 선교는 소망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하나님 편에서는 기독교인이나 비기독교인이 다를 바 없다. 보시기에 정말 좋았던 주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피조물일 뿐이다.
세상 모든 민족이 그 영광을 볼 때까지 주님은 이 선교를 쉬지 않으실 것이다. 발리 땅을 위해 기도를 요청한다. 꼬망과 그의 가족을 위해, 그리고 또 다른 블림빙사리를 위해. 하나님을 몰라 우상을 숭배하던 아브라함 한 사람을 통해 허다한 주님의 백성을 복의 근원 삼으신 하나님께서 발리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전역에 구원의 은혜를 덮으시고 온 열방이 다시 오시는 주님의 영광을 보게 하실 것을 기대한다.
<끝> [복음기도신문]
인도네시아 발리=최기석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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